페르세포네

페르세포네

하계의 신

[ Persephone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난 딸로 꽃밭을 거닐다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하계로 끌려갔다. 어머니 데메테르의 강력한 요구로 페르세포네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지만, 하데스가 건넨 석류를 먹는 바람에 하계를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1년 중 3분의 2는 지상에 머물고 나머지 3분의 1은 하계에서 하데스의 아내로 지내게 된다.
석류를 먹는 페르세포네

석류를 먹는 페르세포네

외국어 표기 Περσεφόνη(그리스어)
구분 하계의 신
상징 풍요, 저승
별칭 ‘처녀’를 뜻하는 ‘코레(Kor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로마신화 프로세르피나(Prosephina)
관련 동식물 석류
관련 사건, 인물 페르세포네의 납치
가족관계 제우스의 딸, 데메테르의 딸,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 인물관계도

페르세포네 인물관계도 축소판

페르세포네는 올림포스 시대의 주신으로 천상을 다스리는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난 딸로 하계를 다스리는 저승의 왕 하데스와 결혼하여 저승의 여왕이 되었다.

신화 이야기

페르세포네의 납치

페르세포네는 절세의 미인이어서 어머니 데메테르는 딸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시칠리아 섬에 숨겨 두었다. 숲에서 오케아노스의 딸들과 놀던 페르세포네는 어여쁜 수선화가 핀 것을 보고 다가갔다가 그만 하계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고 만다. 그 수선화는 제우스가 은밀히 하데스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서 그곳에 놓아둔 것이었다. 하데스는 전부터 페르세포네의 미모에 반해서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 데메테르가 반대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제우스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검은 말이 끄는 하데스의 전차에 실려 끌려가는 페르세포네는 비명을 질렀고, 이를 들은 님페 키아네가 유괴를 막아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키아네는 페르세포네를 구하지 못한 것을 슬퍼한 나머지 녹아서 물이 되었다.

페르세포네의 납치

페르세포네의 납치 파울 루벤스, 17세기경, 레옹 보나 미술관

페르세포네의 납치

페르세포네의 납치 프랑수아 부셰, 1769년, 캥페르 미술관

페르세포네의 납치

페르세포네의 납치 알브레히트 뒤러, 1516년, 안톤 울리히 미술관

데메테르의 분노와 귀환

딸이 사라져 버리자 어머니 데메테르는 온 그리스를 다 돌아다니며 애타게 딸을 찾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딸을 찾을 수 없자 분노한 데메테르는 대지에 극심한 가뭄을 일으켰다. 지상에서는 초목이 시들고 곡식은 말라 죽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였다.

보다 못한 제우스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내라고 명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계에 있는 동안 페르세포네는 하데스가 건네는 석류를 한 알 먹었기 때문이었다. 페르세포네를 돌려주기 싫었던 하데스가 하계의 음식을 입에 댄 사람은 그곳을 떠날 수 없다는 법칙을 이용해서 이미 손을 써 놓았던 것이다.

대지를 온통 불모지로 만들며 딸의 귀환을 요구하는 데메테르와 하계의 법칙을 구실로 페르세포네를 내줄 수 없다는 하데스 사이에서 고민하던 제우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페르세포네에게 1년의 3분의 2는 지상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하계에서 하데스의 왕비로 지내라는 것이었다.

데메테르와 하데스는 하는 수 없이 제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페르세포네가 하계로 가고 없는 동안 데메테르는 슬픔에 빠져 지상을 돌보지 않았고, 페르세포네가 하계에서 올라오면 기쁨에 넘쳐 대지에 다시 온갖 생명들이 자라나게 하였다.

페르세포네와 관련된 또 다른 신화들

다른 신화에서 테세우스는 친구 페이리토오스와 함께 페르세포네를 구하러 하계로 내려갔다. 페이리토오스가 자신의 신붓감으로 페르세포네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하데스의 술책으로 망각의 의자에 앉자마자 이승에서의 일을 모두 잊고 말았다.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저승 문을 지키는 괴수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왔을 때 테세우스는 그에 의해 구출되지만 페이리토오스는 그대로 저승에 남겨졌다.

또 페르세포네는 미청년 아도니스를 두고 아프로디테와 경쟁하기도 하지만, 아도니스가 멧돼지 어금니에 찔려 죽는 바람에 두 여신의 다툼은 무산되었다.

신화 해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대지와 곡물을 상징하는 존재다. 페르세포네의 납치와 지상으로의 귀환은 대지에 풍요와 척박, 성장과 소멸을 가져오는 계절의 순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지상의 죽음을 통해 토지가 비옥해지듯 생명과 죽음은 순환 관계를 이루고 있다.

페르세포네의 또 다른 이름인 ‘코레’는 씨앗을 뜻하는 영어 ‘core’의 어원이기도 하다. 씨앗은 땅속에 묻혀 있다가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하고 다시 씨앗으로 땅속에 묻히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래서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와 함께 부와 풍요를 상징하는 신으로 추앙받는다. 하데스의 또 다른 이름인 플루톤은 땅속에 묻힌 금은보화를 모두 소유한 ‘부자’를 뜻한다. 두 사람은 종종 풍요의 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고대 그리스의 엘레우시스 비교(秘敎)에서는 페르세포네가 인간의 영혼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페르세포네가 하계로 가 버리면 대지가 황폐해지듯이 영혼이 떠나간 육신은 생명력을 잃지만 페르세포네가 돌아오면 대지는 다시 소생한다. 이처럼 페르세포네의 귀환은 인간의 영혼이 윤회를 통해 물질세계로 다시 환생하는 것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페르세포네를 숭배하면서 그녀의 신화가 자신들의 소생을 약속한다고 믿었다.

관련 작품

• 장 밥티스트 룰리, 『프로세르핀』, 1680년.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페르세포네』, 1934년.

페르세포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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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포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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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포네는 올림포스 시대의 주신으로 천상을 다스리는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난 딸로 하계를 다스리는 저승의 왕 하데스와 결혼하여 저승의 여왕이 되었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황금가지』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