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포보스

데이포보스

왕자

[ Deiphobus ]

요약 데이포보스는 트로이의 마지막 왕인 프리아모스과 왕비 헤카베의 아들이다. 그는 트로이의 용감한 전사로서 헥토르가 “가장 총애한” 형제이다. 파리스가 죽자 헬레네를 아내로 맞이하지만 헬레네의 배신으로 그녀의 전 남편 메넬라오스에게 처참하게 살해된다.
외국어 표기 Δηίφοβος(그리스어)
구분 왕자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데이포보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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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포보스 인물관계도
프리아모스헥토르폴리도로스파리스카산드라폴릭세네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아들로 헥토르, 파리스, 카산드라 등과 남매지간이다.

신화 이야기

데이포보스와 파리스

트로이의 불행한 왕자 파리스는 그가 트로이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어머니 헤카베의 불길한 꿈 때문에 태어난 직후 이다 산에 버림받는다. 파리스가 이다 산에서 양치기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프리아모스는 자신의 아들 파리스를 추모하는 경기에 상으로 줄 황소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이다 산으로 보낸다.

그들이 하필 파리스가 아끼는 황소를 선택하자 파리스는 자신의 황소를 되찾기 위해 프리아모스 왕이 개최한 경주에 참가해서 우승을 한다. 파리스의 존재를 모르는 형제들은 그의 우승을 인정하지 못한다. 특히 데이포보스는 파리스를 죽이고자 칼을 뽑는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파리스는 데이포보스를 피해 제우스의 신전으로 도망간다. 마침 그 곳에 있던 트로이의 공주이자 예언녀인 카산드라는 파리스가 바로 프리아모스와 헤카베가 버린 그 핏덩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파리스를 쫒아온 데이포보스에게 파리스의 신분을 밝힌다.

트로이 전쟁 중의 데이포보스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군이 그들의 함대 근처에 높은 방벽을 세우자 트로이는 그리스군의 방호벽을 돌파하기 위해 부대를 조직한다. 트로이군은 5개의 부대로 나누어 각자의 지휘관의 지휘 아래 그리스의 방호벽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 중 1부대는 헥토르와 폴리다마스, 케브리오네스가, 제 2부대는 파리스와 알카토오스와 아레노르가 지휘한다. 데이포보스는 동생 헬레노스, 아시오스와 함께 제 3부대를 진두지휘한다. 제 4부대는 안키세스의 아들 아이네이아스가 아르켈로코스와 아카마스와 함께 지휘하고 제 5부대의 지휘관은 사르페돈, 글라우코스, 아스테로파이오스이다.

한편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 전쟁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는 프리아모스 왕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있었다. 트로이 군인 중에서 그가 아주 용감한 전사임에도 프리아모스 왕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안키세스의 사랑스런 딸의 남편이자 아이네이아스의 매부인 알카토오스가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우스의 창에 찔러 숨진다. 데이포보스는 그에게 도발하는 이도메네우스를 상대하기가 두려워 전투에 소극적인 아이네이아스를 설득한다. 데이포보스는 어린 시절 길러준 매부의 죽음을 그냥 보고 있을 것이냐고 아이네이아스를 독려한다.

데이포보스의 말에 자극받은 아이네이아스는 전의에 넘쳐 이도메네우스에게 달려간다. 데이포보스 역시 트로이의 여러 전사들과 함께 이도메네우스를 비롯한 그리스군의 전사들과 맞서 싸운다. 그는 그리스의 장군 아스칼라포스를 쓰러뜨리고 투구를 빼앗는다. 그때 그리스의 메리오네스는 데이포보스에게 투구를 뺏기지 않으려고 그의 어깻죽지를 창으로 찌른다. 데이포보스의 형제 폴리테스가 그를 싸움터에서 데리고 나온다.

데이포보스는 헥토르가 가장 사랑한 형제이다. 아가멤논과의 불화로 트로이 전쟁에서 물러나 있던 아킬레우스는 그의 절친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트로이 전투에 참여하는데, 그는 친구를 죽인 헥토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무서운 기세로 트로이의 성으로 달려온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와 일전을 벌이고,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기세에 눌려 달아난다. 그때 데이포보스가 나타나 헥토르에게 달아나지 말고 아킬레우스와 맞서 싸우라고 격려한다.

헥토르는 동생 데이포보스의 출현에 힘을 얻어 아킬레우스와 맞서 싸운다.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에게 창을 던지자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맞아 튕겨나간다. 헥토르는 데이포보스에게 다시 창을 달라고 하는데 그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아테네 여신이 아킬레우스를 돕기 위해 데이포보스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헥토르를 적극적으로 이 싸움에 끌어들인 것이다. 비로소 헥토르는 상황을 파악하고 신들도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절망한다. 그는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당한다.

헬레네와의 결혼

파리스필록테테스의 화살에 맞아 죽자 헬레노스와 데이포보스는 둘 중 누가 헬레네와 결혼할 것이냐 놓고 서로 다툰다. 데이포보스가 헬레네의 차기 남편으로 선택되자 헬레노스는 트로이를 떠나 이다 산으로 간다.

트로이가 함락되던 날 밤, 데이포보스는 헬레네와 함께 그리스군이 놓고 간 목마를 신중히 둘러본다. 그리고 헬레네에게 그리스 군인들의 이름을 마치 그들의 아내인 듯 불러보라고 시킨다. 목마 안에 있던 안티클로스가 저도 모르게 헬레네에게 대답하려 하자 오디세우스가 재빨리 그의 입을 틀어막는다. 데이포보스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목마 안에 아무도 없다고 확신한다.

데이포보스의 죽음

트로이군은 라오코온카산드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마를 트로이 성안으로 끌어 들이고 종전을 축하하며 밤새 잔치를 벌이고 곯아떨어진다. 밤이 깊어지자 그리스의 첩자 시논이 테네도스 섬 앞바다에 대기하고 있는 그리스군에게 신호를 보낸다. 이어 그는 목마의 양 옆의 문을 열어 목마 속에 숨어 있는 그리스군을 나오게 한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트로이는 그리스군의 기습에 크게 저항도 하지 못하고 함락된다.

한편 헬레네메넬라오스에게 잘 보이고자 데이포보스 집안의 무기들을 모두 치우고 데이포보스의 머리맡의 큰 칼도 치워 버린다. 그리고 첫 남편 메넬라오스와 오디세우스에게 문을 열어준다. 신방에서 곯아 떨어져 있던 데이포보스는 무방비상태에서 메넬라오스에게 전신을 난도질 당한다. 그의 모습은 참혹함 자체였다. 얼굴과 두 손은 찢기고 귀와 코도 잘려 나갔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에서 데이포보스는 저승에서 아이네이아스에게 망령으로 나타난다. 아이네이아스는 참혹한 데이포보스의 모습을 겨우 알아본다. 그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자신이 어떻게 죽음을 당했는지 설명하며 신들에게 복수를 기원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헬레네가 데이포보스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다고 전 남편 메넬라오스에게 읍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는 알렉산드로스가 죽었을 때 메넬라오스에게 가려고 몰래 밧줄을 타고 성벽을 내려오다 몇 번이나 발각되어 실패하고 말았다고 변명한다. 그녀는 원하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이 프리아모스의 아들 데이포보스와 다시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베르길리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 천병희 역,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