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스

이리스

천계의 신

[ Iris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전령이자 심부름꾼으로 등장하는 여신이다. 무지개가 의인화된 신으로 무지개처럼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신들의 전령 이리스

신들의 전령 이리스

외국어 표기 Ἴρις(그리스어)
구분 천계의 신
상징 전령, 무지개
어원 무지개
관련 상징 전령의 지팡이 ‘케리케이온’, 황금 날개
관련 동식물 아이리스(Iris)
가족관계 엘렉트라의 딸, 에로스의 어머니, 제피로스의 아내

이리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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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인물관계도
폰토스가이아우라노스오케아노스테티스타우마스엘렉트라제피로스하르피이아이포토스

이리스는 타우마스와 엘렉트라 사이에서 난 딸로 아르케와 쌍둥이 자매이고 괴조 하르피이아이와도 자매 사이다.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결혼하여 사랑과 욕정의 신 에로스와 포토스 형제를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에로스의 출생에 관해서는 카오스에서 직접 태어났다거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는 등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신화 이야기

신들의 전령

제우스와 헤라의 지시를 받는 전령의 신 이리스

제우스와 헤라의 지시를 받는 전령의 신 이리스 아티카 적색상 도기, 기원전 500년경, 국립고대미술관, 뮌헨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이리스는 신들의 명령을 전하는 전령으로 등장한다. 제우스는 그녀를 트로이의 헥토르에게 보내 전투에 대한 조언을 전달하기도 하고 포세이돈에게 보내 인간들의 싸움에서 물러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헤라아폴론과 공모하여 그리스군을 도울 때 제우스 몰래 그녀를 아킬레우스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리스는 신들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사랑하는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시체가 잘 탈 수 있도록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아킬레우스의 기도를 듣고는 이를 재빨리 바람의 신들에게 알려주었다.

『오디세이아』에서는 이리스가 아니라 헤르메스가 신들의 전령 역할을 하였다. 『호메로스 찬가』는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리스가 신들의 회합에 참가하라는 제우스의 지시를 전했을 때 데메테르 여신은 들은 척도 안 했지만, 헤르메스는 여신을 설득하여 제우스의 지시에 따르게 했다는 것이다.

헬레니즘 시대에 들어서는 두 전령의 신 사이에 역할 분담이 생겨난다. 이리스는 주로 헤라의 전령 역할을,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전령 역할을 전담하였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도 이리스는 헤라의 전령으로 등장하여 상사병에 걸린 디도의 삶을 마감하게 해준다. 1세기 경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이리스를 ‘유노(헤라)의 전령’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리스는 데우칼리온의 대홍수 때 물을 길어 비구름에 퍼부었고, 헤라가 저승을 다녀왔을 때는 물을 뿌려 그녀의 몸을 정화시켜 주었다.

이리스는 헤르메스와 마찬가지로 전령의 지팡이 케리케이온을 들고 황금 날개를 단 모습으로 묘사된다.

스틱스 강물과 이리스

기원전 7세기 경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 이리스는 신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거나 누가 거짓말을 하면 제우스의 명으로 저승에 내려가서 스틱스 강물을 떠오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면 제우스는 이리스가 병에 담아온 스틱스 강물을 술잔에 따른 뒤 신들에게 그것에 대고 맹세하게 했다. 스틱스의 강물에 대고 맹세한 약속은 제우스 자신도 결코 어겨서는 안 되었다. 만일 맹세를 어기면 누구든지 1년 혹은 1대년(보통 달력으로는 9년에 해당한다) 동안 숨을 쉬지 못하고 암브로시아넥타르를 입에 댈 수도 없다. 그리고 나서도 9(대)년 동안 올림포스에서 추방되어 다른 신들과 어울리는 것이 금지된다.

제우스는 스틱스 강물에 대고 약속했다가 사랑하는 여인 세멜레를 잃어야 했고, 태양신 헬리오스도 같은 약속을 했다가 마찬가지로 아들 파에톤을 잃었다.

저승에서 스틱스 강물을 가져오는 이리스

저승에서 스틱스 강물을 가져오는 이리스 가이 헤드, 1793년, 넬슨-아트킨스미술관, 캔자스시티

하르피이아이와 보레아다이

이리스는 아르고호 원정대의 모험에도 등장한다. 아르고호 원정대가 콜키스로 가는 길에 폭풍을 피해 잠시 트라키아의 피네우스 왕국에 들렀을 때, 눈 먼 피네우스 왕은 괴조 하르피이아이(하르피이아의 복수형) 때문에 굶어 죽기 직전의 비참한 상태에 있었다.

하르피이아들은 피네우스가 음식을 먹으려고만 하면 순식간에 어디서 날아와서 음식을 빼앗거나 배설물로 더럽혀 먹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원정대는 예언자이기도 한 피네우스가 자신들의 모험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하르피이아이를 퇴치해주기로 한다.

하르피이아이의 퇴치에 나선 영웅은 보레아다이(북풍 보레아스의 아들) 형제였다. 하르피이아이가 나타나자 어깨에 날개가 달린 보레아다이 형제는 즉시 하늘로 날아올라 괴조들을 뒤쫓았다.

그들은 도망치는 하르피이아이를 필사적으로 추격했는데, 이는 도망자를 잡지 못하면 죽게 될 운명이라는 신탁 때문이기도 했다. 보레아다이 형제는 하르피이아이를 뒤쫓아 펠로폰네소스를 지나 이오니아 해까지 날아갔다. 하지만 마침내 붙잡아 죽이려는 순간 이리스 여신이 나타난다.

이리스는 하르피이아이가 제우스의 명령을 실행했을 뿐이니 죽이지 말라며, 앞으로 하르피이아이가 다시 피네우스를 괴롭히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스틱스 강물에 대고 약속을 했다. 이에 제테스칼라이스(보레아다이 형제)는 하는 수 없이 추격을 멈추고 다시 트라키아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그곳의 섬에는 ‘되돌아온 섬’이라는 뜻의 스트로파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르케와 아킬레우스

아르케는 이리스의 쌍둥이 자매로 알려진 여신이다. 아르케는 이리스와 외모도 비슷하고, 하는 일도 신들의 전령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아르케는 티탄 전쟁에서 티탄 신족의 편에 섰으며 티탄 신들의 전령 역할을 했다. 이리스가 황금 날개를 달고 있는 반면 이 아르케는 무지갯빛 날개를 달고 있었다. 제우스는 티탄 전쟁에서 승리한 뒤 적들의 전령이었던 아르케에게서 무지갯빛 날개를 빼앗아 네레우스의 딸인 테티스가 펠레우스와 결혼할 때 선물로 주었다. 테티스는 아르케의 날개를 아들 아킬레우스의 다리에 붙여주어 나는 듯이 빨리 달릴 수 있게 해주었고, 그 후로 아킬레우스에게는 포르타케스(‘아르케의 날개를 단 다리’)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알카이오스, 『단편』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 『아르고나우티카』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