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칼리온

데우칼리온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 Deucali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이다. 제우스가 일으킨 대홍수 이후에 아내 피라와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피라는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와 최초의 여성 판도라 사이에서 난 딸이다.
데우칼리온

데우칼리온

외국어 표기 Δευκαλίων(그리스어)
구분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상징 인류의 조상, 방주
어원 ‘신의 불’, 혹은 ‘신의 배’
관련 사건, 인물 대홍수, 일명 데우칼리온의 홍수
가족관계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피라의 남편, 헬렌의 아버지

데우칼리온 인물관계도

데우칼리온 인물관계도

데우칼리온은 프로메테우스와 오케아니데스의 하나인 프로노이아(혹은 클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에피메테우스판도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 피라와 결혼하여 헬렌, 프로토게네이아, 그라이코스, 티이아, 오레스테우스, 암픽티온 등을 낳았다. 맏아들 헬렌은 모든 그리스인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신화 이야기

대홍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인간 종족의 시대를 황금 시대, 은 시대, 청동 시대, 철 시대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제일 처음에 도래하는 황금 시대는 크로노스가 지배하는 시기로 인간들은 전쟁이나 처벌의 고통을 모른 채 평화롭고 안락한 삶을 누렸으며 대지는 경작하지 않아도 사시사철 먹을 것을 내어주어 모든 인간이 신처럼 살았다.

두 번째 시대인 은의 시대는 제우스가 크로노스를 하계에 유폐하고 세상을 지배하면서 도래한 시기로, 계절이 나뉘어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이 생겨나고 인간들은 집을 지어 들어가서 살아야 했으며 대지에 씨앗을 뿌려 경작해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청동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간들은 마음씨가 몹시 거칠어졌다. 그들은 청동으로 농기구뿐만 아니라 무구(武具)도 만들어 서로 싸우기 시작했고 세상에는 고통과 한숨이 그칠 날이 없었다. 이에 제우스는 대홍수를 일으켜 사악한 인간들로 넘쳐나는 청동 시대를 끝내고자 했다.

데우칼리온과 피라

앞일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었던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의중을 간파하고 데우칼리온과 피라 부부에게 커다란 배를 만들어 대홍수에 대비하게 하였다. 데우칼리온은 프로메테우스 자신의 아들이었고 피라는 그의 동생 에피메테우스가 최초의 여성 판도라와 결혼하여 낳은 딸이었다. 데우칼리온과 피라의 배는 홍수가 시작된 후 9일 밤낮을 표류하다가 파르나소스 산 정상에 도착했다.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배에서 내려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고 감사를 드렸다.

데우칼리온과 피라

데우칼리온과 피라 조반니 마리아 보탈라, 1635년, 브라질 국립미술관

데우칼리온과 피라

데우칼리온과 피라 비르길 졸리스, 16세기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삽화

돌을 던져 생겨난 인류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자신들이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테미스 여신의 신전을 찾아가 지상을 다시 인류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어머니의 뼈를 어깨 너머로 던지라’는 신탁이 내려졌다. 처음에 두 사람은 신탁이 죽은 부모의 뼈를 파내는 불경스러운 짓을 지시하는 줄 알고 당황하였으나 곧 어머니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그 뼈는 돌을 뜻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돌을 주어 어깨 너머로 던졌다. 그러자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로 변하고 피라가 던진 돌은 여자로 변했다. 새로 생겨난 사람들은 대지에서 솟아났다고 하여 렐레기아인이라고 불렸다. 이렇게 해서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새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그리스인의 시조 헬렌의 탄생

그 후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로크리스 지방에 정착하여 헬렌을 비롯하여 프로토게네이아, 암픽티온 등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 중 맏아들 헬렌은 모든 그리스인의 조상으로 통한다. 테살리아 지방 프티아의 왕이 된 헬렌은 산의 님페 오르세이스와 결합하여 세 아들 아이올로스, 크수토스, 도로스를 낳았는데, 이들은 각기 고대 그리스를 구성하는 주요 부족의 시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올로스는 아이올리스인의 시조가 되었고, 크수토스의 아들 이온과 아카이오스는 각각 이오니아인과 아카이아인의 시조가, 도로스는 도리스인의 시조가 되었다. 이 부족들은 모두 자신들을 헬렌의 후손이라는 뜻으로 ‘헬레네스’라고 불렀다. 헬레네스는 나중에 그리스인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그리스 문화를 뜻하는 헬레니즘도 헬렌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또 다른 데우칼리온

크레타 왕 미노스와 왕비 파시파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카트레우스, 글라우코스, 아리아드네, 파이드라 등과 형제지간이다. 데우칼리온은 미노스에 이어 크레타의 왕위에 올랐으며, 아르고호 원정과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도 참가한 영웅이다.

데우칼리온는 두 아들 이도메네우스와 몰로스, 딸 크레테를 낳았다. 이도메네우스는 미녀 헬레네의 구혼자 중 한 명으로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였다.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여인들의 목록』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스트라본, 『지리지』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