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피이아이

하르피이아이

괴물

[ Harpie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날개달린 정령 또는 여자 얼굴을 한 새로 묘사된다. 바람처럼 빨리 날아다니며 약탈을 하고 어린아이나 죽은 자의 영혼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채 간다. 장님 예언자 피네우스의 식탁을 더럽히다가 아르고호 원정대의 일원인 보레아다이 형제에 의해 추방되었다.
날개를 펼친 하르피이아

날개를 펼친 하르피이아

외국어 표기 ἅρπυιαι(그리스어), 단수형: ἅρπυια(하르피이아)(그리스어)
구분 괴물
상징 바람처럼 날래고 재빠른 약탈자
어원 약탈하는 여성
별칭 하피(Harpy, Harpies)
관련 사건, 인물 아르고호 원정
가족관계 타우마스의 딸, 엘렉트라의 딸, 이리스의 자매

하르피이아이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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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피이아이 인물관계도
가이아폰토스오케아노스테티스타우마스엘렉트라이리스켈라이노포다르게제피로스크산토스발리오스

하르피이아이는 바다의 신 타우마스와 오케아노스의 딸 엘렉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와 자매지간이다. 하르피이아이의 하나인 포다르게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결합하여 신마 크산토스발리오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개요

하르피이아이 자매는 바다의 신 타우마스오케아노스의 딸 엘렉트라와 결합하여 낳은 딸들로 날개 달린 새의 몸에 여자의 얼굴을 한 괴물인데, 바람처럼 빨리 날아다니며 약탈을 하고 어린아이나 죽은 자의 영혼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채 간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물건이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면 하르피이아이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여인을 뜻하는 영어 단어 ‘하피(harpy)’는 여기서 유래하였다.

하르피이아이 자매는 두 명에서 네 명으로 알려졌는데 각각의 이름은 이들의 특징을 드러내준다. 아엘로는 ‘질풍’, 오키페테는 ‘빠른 비상’, 켈라이노는 폭풍우를 잔뜩 머금은 먹구름과 같은 ‘어둠’, 포다르게는 ‘빠른 발’을 뜻한다.

하르피이아이의 외모는 추하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알려졌는데 메두사처럼 처음에는 아름다운 처녀였다가 추한 괴물로 변했다고도 하고, 처음부터 무서운 눈을 가진 마녀였다고도 한다. 하지만 간혹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피네우스의 식탁을 더럽힌 하르피이아이

그리스 신화에서 하르피이아이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일화는 트라키아의 왕 피네우스의 이야기다. 피네우스는 새 아내의 말만 듣고 전처 소생인 두 아들을 장님으로 만든 죄로 제우스의 분노를 사서 그 자신도 장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괴조 하르피이아이 자매들에게 박해를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하르피이아이는 피네우스가 음식을 먹으려고만 하면 순식간에 어디서 날아와서 음식을 빼앗거나 배설물로 더럽혀 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아르고호 원정대가 콜키스로 가는 길에 폭풍을 피해 잠시 피네우스의 나라에 들렀을 때 장님이 된 피네우스는 하르피이아이 때문에 굶어죽기 직전의 비참한 상태에 있었다. 아르고호 원정대는 예언자로도 유명한 피네우스에게 자신들의 모험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알려달라고 청했고, 피네우스는 하르피이아이의 괴롭힘을 물리쳐주면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아르고호 원정대는 그 조건을 받아들여 그를 자신들의 식탁에 초대하였다.

피네우스가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려 하자 과연 하르피이아들이 순식간에 어디선가 날아왔다. 그러자 원정대의 일원인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두 아들(보레아다이) 칼라이스제테스가 하늘로 날아올라 하르피이아들을 뒤쫓았다. 그들은 도망치는 하르피이아이를 필사적으로 추격했는데, 이는 도망자를 잡지 못하면 자신들이 죽게 될 운명이라는 신탁을 받은 탓이기도 했다. 두 형제는 도망치는 하르피이아이를 뒤쫓아 펠로폰네소스를 지나 이오니아 해까지 날아갔다.

하지만 마침내 붙잡아 죽이려는 순간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가 나타났다. 이리스는 신들의 전령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하르피이아이의 자매였다. 이리스는 하르피이아이가 자신의 명령을 실행했을 뿐이니 죽이지 말라는 제우스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 그녀들이 다시 피네우스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제테스와 칼라이스는 하는 수 없이 추격을 멈추고 다시 트라키아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그곳의 섬에는 ‘되돌아온 섬’이라는 뜻의 스트로파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뒤로 하르피이아이 자매는 크레타 섬의 딕스 산에 있는 동굴에서 살았다고 한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보레아다이와 하르피이아이는 끝없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다 모두 굶어죽었다고 한다. 또 펠레폰네소스 반도에는 하르피스라는 강이 흐르는데 이 강은 하르피이아이 중 하나가 보레아다이 형제에게 쫓기다 이곳에 떨어져 죽은 뒤로 그렇게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네우스와 하르피이아이

피네우스와 하르피이아이 윌리 포게니, 1921년. 페트라익 콜럼의 아동용 신화집에 실린 삽화

하르피이아이를 추격하는 보레아다이

하르피이아이를 추격하는 보레아다이 파울 루벤스, 1636년, 프라도 미술관

포다르게와 제피로스

하르피이아이 자매 중 한 명인 포다르게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결합하여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레우스의 전차를 몰았던 바람처럼 빠른 신마(神馬) 크산토스발리오스를 낳았다고 한다. 크산토스는 사람처럼 말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크산토스는 아킬레우스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맞지 못한 것을 질책하자 그것은 자신들의 탓이 아니라 아폴론헥토르를 도왔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였고, 또 아킬레우스에게 죽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파트로클로스’ 참조).


다른 전승에 따르면 디오메데스(혹은 디오스쿠로이)가 몰던 두 마리의 말 플로게오스와 하르파고스, 테바이를 공략한 7장군 중 한 명인 아드라스토스가 타던 ‘검은 갈기의 말’ 아리온 등도 포다르게와 제피로스의 자식이라고 한다. 아드라스토스는 테바이 원정에서 7장군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는데, 이는 순전히 아리온 덕분이었다. 아드라스토스가 이끄는 아르고스 군이 테바이 군에게 패하자 아리온이 아드라스토스를 등에 태우고 재빨리 싸움터를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달려갔기 때문이었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