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시온

익시온

[ Ixi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살리아 왕으로 인류 최초의 친족 살해자이다. 데이오네우스의 딸 디아와 결혼한 뒤 구혼 당시 약속한 결혼 선물을 주지 않으려고 장인 데이오네우스를 살해하였다. 익시온은 또 헤라 여신을 범하려다 제우스가 구름의 님페 네펠레에게 지시하여 만든 헤라의 환영과 정을 통하여 반인반마 족인 켄타우로스들을 낳았다고도 한다.
익시온

익시온

외국어 표기 Ἰξίων(그리스어)
구분 왕 > 테살리아
상징 배은망덕, 친족살해, 신성모독
관련 사건, 인물 켄타우로스의 탄생, 켄타우로마키아
가족관계 켄타우로스의 아버지, 디아의 남편, 페이리토오스의 아버지, 네펠레의 남편

익시온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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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시온 인물관계도
데이오네우스디아페이리토오스켄타우로스

익시온의 가계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그는 플레기아스, 혹은 아레스, 혹은 레온테오스, 혹은 안티온의 아들로 어머니는 페리멜라이며 코로니스와 남매이다. 익시온은 마그네시아의 왕 데이오네우스(혹은 에이오네우스)의 딸 디아와 결혼하여 아들 페이리토오스를 낳았다. 하지만 페이리토오스는 제우스가 디아를 유혹하여 낳은 아들이라고도 한다. 익시온은 또한 구름의 님페 네펠레가 변한 헤라의 환영과 정을 통하여 켄타우로스들을 낳았다고도 한다.

신화 이야기

최초의 친족살해자

익시온은 테살리아의 왕으로 라피타이 족을 다스렸다. 그는 이웃나라 마그네시아의 왕 데이오네우스(혹은 에이오네우스)의 딸 디아와 결혼하였는데, 이 결혼을 위해 데이오네우스에게 많은 결혼선물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결혼 뒤에 장인 데이오네우스가 약속의 이행을 요구하자 선물을 내주지 않으려고 비열하게도 그를 뜨거운 숯이 가득한 구덩이에 떨어뜨려 죽였다.

신들에 의해 신성하게 결합된 가족의 일원을 살해하는 것은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가족은 같은 수호신을 섬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익시온은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로 친족 살해를 저지른 죄인, 즉 구약성서의 카인과 같은 인물로 간주된다.

헤라를 범하려 한 익시온

친족 살해는 신성모독에 해당하는 중죄였기 때문에 아무도 익시온을 정화해주려 하지 않았다. 모든 신들 가운데 오로지 제우스만이 죄를 저지른 후 광기에 빠져 있던 익시온을 불쌍히 여겨 그의 죄를 정화해주었다. 하지만 익시온이 배은망덕하게도 자신의 아내인 헤라를 범하려 하자 제우스는 구름의 님페 네펠레에게 헤라의 환영을 만들게 하여 익시온을 속였다. 익시온은 네펠레(구름)를 헤라로 믿고 정을 통하였고, 이 결합에서 반인반마족인 켄타우로스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제우스는 또 다시 신성모독의 죄를 범한 익시온을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어 허공으로 던져버렸다. 익시온은 타르타로스(저승)에 가서도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여 영원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전승에 따라 익시온이 묶인 수레바퀴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아니라 뱀이 휘감겨 있기도 하다.

익시온과 네펠레

익시온과 네펠레 파울 루벤트, 1615년, 루브르 박물관

수레바퀴에 묶인 익시온

수레바퀴에 묶인 익시온 베르나르 피카르, 1731년, 개인소장

페이리토오스와 켄타우로스의 싸움

익시온은 디아와의 사이에서 테세우스의 친구로 유명한 페이리토오스를 낳았다. 하지만 실제로 페이리토오스는 익시온의 짓을 괘씸하게 여긴 제우스가 그의 아내 디아를 유혹하여 낳게 한 아들이었다고도 한다. 페이리토오스가 성장하여 익시온에 뒤이어 테살리아의 왕위에 오르자 켄타우로스들은 자신들도 익시온의 아들이므로 영토를 나누어달라고 요구하였다. 이 분쟁은 결국 켄타우로스들이 펠리온 산을 차지하면서 해결되었다.

하지만 이복형제들의 싸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페이리토오스가 부테스의 딸 히포다메이아와 결혼할 때 켄타우로스들도 친척으로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켄타우로스들이 잔칫상의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몹시 취하여 신부와 라피타이 족의 처녀들을 겁탈하려 하였다. 그러자 페이리토오스가 라피타이인들을 이끌고 켄타우로스들을 공격하면서 둘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켄타우로마키아). 싸움에는 결혼식 하객으로 그 자리에 있던 페이리토오스의 친구 테세우스도 가담하여 결국 수많은 켄타우로스들이 이들의 손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 일로 켄타우로스들은 테살리아에서 추방되어 펠로폰네소스로 가게 된다.

디아의 아들 페이리토오스는 나중에 테세우스와 함께 하계에 내려가서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다 영원히 그곳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페이리토오스’ 참조).

라피타이 족과 켄타우로스 족의 싸움

라피타이 족과 켄타우로스 족의 싸움 세바스티아노 리치, 1715년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히기누스, 『이야기』
  •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역사 총서』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