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로스

사티로스

정령

[ Satyr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의 모습을 한 숲의 정령들이다.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무리로 장난이 심하고 주색을 밝혀 늘 님페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닌다. 로마 신화의 파우누스와 동일시된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제전에서 비극들 사이에 공연되는 익살극인 사티로스극은 이들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아울로스를 든 사티로스

아울로스를 든 사티로스

외국어 표기 Σάτυρος. 복수형: Σάτυροι(사티로이)(그리스어)
구분 정령
상징 익살, 음탕, 주색
어원 뚱보, 풍만한 사람
별칭 사티르(Satyr)
로마신화 파우누스
관련 상징 염소, 음경, 아울로스(피리의 일종)
가족관계 오레아데스의 남매, 쿠레테스의 형제

사티로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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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로스 인물관계도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사티로스는 원초적인 토속신 헤카테로스가 최초의 인간 포로네우스의 딸에게서 얻은 다섯 명의 딸들이 낳은 자식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혈통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들이 있다.

신화 이야기

개요

사티로스의 혈통은 정확치 않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는 그들이 토속신 헤카테로스가 최초의 인간인 포로네우스의 딸과 결혼하여 얻은 다섯 명의 딸들이 낳은 자식들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남성인 사티로스들은 여성인 님페들과 짝을 이루는 숲의 정령으로 묘사된다. 그들은 머리는 동글동글하고 코는 납작하고 귀는 당나귀처럼 뾰족하며 이마에 작은 뿔이 두 개 솟아 있고 엉덩이에는 말꼬리가 달려 있다. 다리는 그냥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거나, 아니면 털이 북슬북슬하고 염소처럼 꺾여 있으며 발굽이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님페와 사티로스

님페와 사티로스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 1873년, 클락 미술관, 메사추세츠

사티로스와 염소

사티로스와 염소 아티카 흑색상 도기, 기원전 520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와 같은 반인반수의 형상은 대체로 목신 판과 비슷하지만 늘 술에 취해 있기 때문에 얼굴이 불그스레하고 항상 음경이 발기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새나 염소의 음경을 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모습에 걸맞게 사티로스들은 주색을 무척 밝힌다. 목신 판도 호색한으로 묘사되지만 사티로스에 비할 바가 못된다. 사티로스들은 저급하고 익살맞고 음탕하다. 늘 님페들 꽁무니를 쫓아다니다 틈만 나면 달려들어 욕망을 채우곤 한다.

사티로스들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추종자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대개 디오니소스의 여사제인 마이나데스와 함께 등장한다.

유명한 사티로스들

술에 취한 실레노스

술에 취한 실레노스 로마 시대 석상, 2세기, 루브르 박물관

사티로스들은 늘 무리로 묘사되지만 간혹 개인으로 신화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유명한 인물은 실레노스다.

실레노스는 머리가 벗겨진 배불뚝이 노인으로 늘 술에 취해 노새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그는 실용적인 지혜가 있다는 평판을 듣고 있으며 예언 능력도 있다고 한다. 사티로스극에서 실레노스는 사티로스들의 우두머리로 등장한다. 전승에 따라 실레노스는 사티로스들과 다른 정령의 무리로 간주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실레니’라고 복수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마르시아스도 사티로스의 한 명인데 우연히 아테나 여신이 버린 피리를 주었다가 끔찍한 운명을 맞게 된다. 피리를 곧잘 불게 되자 우쭐해진 마르시아스가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분노한 아폴론은 연주 경쟁에서 승리한 뒤 마르시아스를 나무에 묶고 살가죽을 벗겼다고 한다. 마르시아스의 신화는 마찬가지로 아폴론과 연주를 겨룬 판의 신화와도 비슷하다.

사티로스극

사티로스극은 비극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발전된 극 형식이다. 그리스 비극은 3부작으로 공연되었는데 그 사이에 막간극 형태로 공연된 저급하고 익살스러운 소극(笑劇)이 바로 사티로스극이다. 비극과 마찬가지로 코러스가 등장하여 배우와 노래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코러스는 말의 귀와 꼬리를 단 사티로스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코러스를 이끄는 대장은 사티로스들의 아버지 실레노스다.

사티로스들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면서 디오니소스 신을 찬양하고, 음탕한 유머로 관객을 웃기면서 비극의 내용을 풍자하거나 비극 속의 영웅들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런 식으로 사티로스극은 비극공연으로 인한 긴장을 완화시키고 휴식을 취하게 만들어 관객들이 하루 종일 공연되는 세 편의 비극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현재 온전히 전해지는 사티로스극으로는 에우리피데스의 『키클롭스』가 유일하다.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에우리피데스, 『키클롭스』
  • 히기누스, 『천문학』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