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라

히드라

괴물

[ Hydra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 뱀이다. 히드라의 퇴치는 헤라 여신과 에우리스테우스 왕이 헤라클레스에게 부과한 12과업 중 두 번째다. 헤라클레스는 조카 이올라오스의 도움을 받아 괴물뱀 히드라를 퇴치하였지만 혼자 힘으로 완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올라오스와 함께 괴물 히드라를 퇴치하는 헤라클레스

이올라오스와 함께 괴물 히드라를 퇴치하는 헤라클레스

외국어 표기 ‘Ύδρα(그리스어)
구분 괴물
상징 끝없이 재생되는 신체
어원 물뱀
별, 별자리 ,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스의 12과업
가족관계 티폰의 아들, 에키드나의 아들, 케르베로스의 형제, 키마이라의 남매

히드라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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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드라 인물관계도
가이아폰토스가이아타르타로스에키드나티폰네메아의 사자케르베로스키마이라헤라클레스

히드라는 거대한 반인반수의 괴물 티폰과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체는 뱀인 괴물 에키드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다. 티폰과 에키드나 사이에서는 그밖에도 오르트로스, 케르베로스, 키마이라, 네메아의 사자 등 수많은 그리스 신화의 괴물들이 태어났다.

신화 이야기

헤라클레스의 12과업

헤라클레스와 레르네의 히드라

헤라클레스와 레르네의 히드라 귀스타브 모로, 1876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제우스알크메네와 바람을 피워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여신의 저주로 광기에 사로잡혀 자기 자식들을 모조리 죽이게 된다. 델포이의 신탁은 그에게 죄를 씻으려면 미케네로 가서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가 되어 그가 시키는 일들을 하라고 명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헤라클레스의 엄청난 힘과 왕위계승권을 두려워하던 에우리스테우스는 그에게 열 가지의 몹시 어려운 과업을 부과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헤라클레스를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만들어 신의 반열에 오르도록 해주었다.

에우리스테우스가 애당초 부과했던 열 가지 과업은 그가 두 가지 과업의 성과를 부정했기 때문에 열두 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헤라클레스의 12과업’이다. 레르네의 히드라를 퇴치하는 것은 그 두 번째 과업이다(→‘에우리스테우스’ 참조).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독뱀 히드라

히드라는 아르고스 근처의 늪지대인 레르네에 살고 있는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물뱀이다. 하지만 전승에 따라 히드라의 머리는 다섯 개에서 백 개까지 그 수가 일정하지 않다. 다만 여러 개의 머리들 중 하나는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었다고 한다. 히드라는 매우 강력한 독을 지니고 있어 신체 어느 부위에든 히드라의 독이 닿거나 히드라가 내뿜는 숨결을 호흡하기만 해도 그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된다.

헤라클레스와 히드라

헤라클레스와 히드라

히드라와 결투하는 헤라클레스, 16세기경

히드라와 결투하는 헤라클레스, 16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히드라는 레르네의 늪지대 근처를 지나는 사람이나 가축 등을 잡아먹었고 농작물에도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이처럼 아르고스의 주민들을 괴롭히는 히드라를 퇴치하는 것이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이었는데, 히드라를 이곳으로 보낸 것도 첫 번째 과업의 대상이었던 네메아의 사자와 마찬가지로 헤라 여신이었다.

헤라클레스와 레르네의 히드라

헤라클레스와 레르네의 히드라 아티카 흑색상도기, 기원전 540년, 루브르 박물관

히드라의 퇴치

히드라를 처치하기 위해 헤라클레스는 이복형제 이피클레스의 아들인 조카 이올라오스를 데리고 레르네로 갔다. 헤라클레스는 아미모네 샘 근처에 있는 동굴에서 히드라를 발견하고는 불화살을 동굴 안으로 쏘아 히드라를 밖으로 나오게 하였다. 히드라가 아홉 개의 머리에서 쉭쉭 소리를 내며 동굴 밖으로 나오자 헤라클레스는 사자 가죽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히드라에게 달려들어 칼로 머리를 잘랐다. 하지만 머리가 잘린 목에서는 곧 두 개의 머리가 자라났다.

프랑스화파, 히드라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1600년경

프랑스화파, 히드라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1600년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프랑수아 레스핑골라, 레르나의 히드라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17세기경

프랑수아 레스핑골라, 레르나의 히드라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17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헤라클레스는 조카 이올라오스에게 횃불을 가져오게 하여 머리를 자르면 그 부위를 불로 지져 더 이상 새 머리가 돋아나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불사의 머리는 그런 식으로도 죽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불사의 머리를 베어 그것을 땅에 묻고 커다란 바위로 깔아뭉갰다. 그런 다음 그는 히드라의 배를 가르고 그 피에 자기 화살을 담가 치명적인 독화살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독화살은 헤라클레스 자신과 그의 스승 케이론을 치명적인 파멸로 이끌게 된다(→‘케이론’ 참조).

게자리와 바다뱀자리

헤라클레스가 한창 히드라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헤라는 거대한 게도 한 마리 보내서 히드라를 돕게 하였다. 하지만 게는 헤라클레스의 뒤꿈치를 물려고 다가가다가 그의 발에 밟혀 죽고 말았다.

헤라는 자신을 위해 희생된 히드라와 게를 하늘로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바다뱀자리와 게자리).

열 개에서 열두 개로 늘어난 과업

헤라클레스는 이렇게 해서 두 번째 과업을 완수하였지만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헤라클레스가 조카 이올라오스의 도움을 빌어 괴물을 퇴치하였으므로 성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에우리스테우스는 두 번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아 원래 열 번으로 정해졌던 헤라클레스의 과업은 열두 번으로 늘어나가 된다. 헤라클레스가 인정받지 못한 또 한 가지 과업은 아우게이아스 왕의 축사를 청소하는 일이었는데,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가 아우게이아스 왕으로부터 보수를 받기로 하고 일을 처리하였으므로 자신에 대한 봉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