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티타노마키아

사물

[ Titanomachy ]

요약 티탄 신족과 제우스 형제들 간에 일어난 전쟁이다. 이 전쟁은 약 10년 동안 지속되었다. 결국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올림피아 신들의 승리로 끝났다.
타이탄의 몰락

타이탄의 몰락

외국어 표기 Τιτανομαχία(그리스어)
구분 사물
상징 신들의 전쟁
어원 티탄은 ‘뻗는다’의 의미, 티타노마키아는 ‘티탄들과의 싸움’이라는 뜻

티타노마키아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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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마키아 인물관계도
크로노스아틀라스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키클로페스헤카톤케이레스

티탄 신족은 가이아우라노스 사이에 태어난 12남매이고, 티탄 남매의 막내 크로노스와 누이 레아와의 사이에 태어난 막내아들이 제우스이다.

신화 이야기

전쟁의 배경과 발단

『신들의 계보』에 의하면 크로노스는 어머니 가이아와 아버지 우라노스로부터 크로노스 자신도 아들에 의해 쫓겨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듣고는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집어 삼켜버렸다. 슬픔에 빠진 크로노스의 아내 레아는 막내인 제우스가 태어날 무렵에 부모인 우라노스와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했다. 가이아의 충고에 따라 레아는 크로노스 몰래 제우스를 출산해 동굴에 숨기고 커다란 돌멩이를 강보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건네주었다.

『신들의 계보』에 의하면 크로노스는 몰래 무럭무럭 지혜롭게 성장한 제우스에게 패배해 삼킨 자식들과 돌멩이를 토해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제우스의 남매들 즉, 하데스, 포세이돈,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가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비블리오테케』는 크로노스가 제우스에 의해 제압되는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제우스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로부터 구토제를 얻어 레아에게 주었고, 크로노스는 레아가 준 약을 먹고 난 후에 자식들과 돌멩이를 토해냈다고 한다.

그러나 크로노스를 비롯한 티탄 신족들이 그저 쉽게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티탄 신족들은 크로노스의 편을 들어 제우스를 중심으로 모인 제우스의 형제들과 전쟁을 했는데 이 전쟁이 바로 티탄들과의 전쟁인 티타노마키아이다. 제우스 형제들과 티탄 형제들은 조카와 삼촌 사이로 양쪽은 다 불사신들이다. 이 불사신들이 벌이는 전쟁은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데 10년이나 지속되면서 힘겨운 싸움은 결말이 나지 않은 채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키클로페스 형제와 헤카톤케이레스 형제

키클로페스 삼형제와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는 티탄 남매들과 마찬가지로 가이아우라노스의 자식들로 티탄 남매의 친동생들이다. 키클로페스 삼형제는 눈이 하나 밖에 없는 거인들이고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는 백 개의 손을 가진 백수거인들이었다. 아버지 우라노스는 태어날 때부터 이들을 증오하여 태어나자마자 이들을 땅 속 깊은 곳 타르타로스에 감금했다.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와 맞서 싸울 때 어머니 가이아의 뜻대로 이들을 구출하였지만 『비블리오테케』에 의하면 크로노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들을 다시 타르타로스에 감금했다고 한다.

전쟁의 과정

『신들의 계보』는 제우스크로노스를 제압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말해서 티탄들과의 전쟁이 시작하는 시점에 키클로페스 삼형제를 타르타로스에서 다시 구출한다고 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제우스의 형제자매들은 키클로페스 삼형제와 함께 크로노스를 중심으로 한 티탄 신족과 전쟁을 하면서 티타노마키아가 시작되었다. 키클로페스 삼형제는 구출해준 것에 대한 감사로 제우스에게 신들과 인간들의 왕이 될 수 있게 하는 천둥과 번개와 벼락을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전쟁의 양쪽 세력 모두 불멸의 존재들이고 이 불사신들이 벌이는 전쟁은 어느 한 쪽에 조금도 치우침이 없이 10년간이나 지속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는 곧 제우스가 천둥과 번개를 가지면서 ‘신들과 인간들의 왕’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아직은 그 힘을 완전히 발현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이아헤카톤케이레스 형제의 도움이 있어야만 티탄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예언했고, 이에 제우스와 올림포스 신들은 이들을 타르타로스로부터 구출해주었다. 헤카톤케이레스 형제의 지원에 힘입어 올림포스 신들은 불타는 전의로 전쟁에 임했고, 이날의 전쟁은 승패를 결정짓는 최후의 결전이 되었다. 『신들의 계보』는 이 최후의 결전에서 제우스의 위상과 활약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우스는 천둥과 번개와 벼락을 가짐으로써 ‘신과 인간들의 왕’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아직 이 힘이 발현된 것은 아니었다. 이 최후의 결전의 날에 제우스는 “더 이상 자신의 힘을 억제하지 않았다”고 『신들의 계보』는 전하고 있다. 바로 이날 제우스는 자신의 힘을 완전히 사용하여 천둥과 벼락과 번개를 완벽하게 사용함으로써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이제 제우스는 글자 그대로 ‘신과 인간들의 왕’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다.

전쟁의 결과

하늘을 지고 있는 아틀라스

하늘을 지고 있는 아틀라스 그리스 작품의 2세기 로마 복제품, 나폴리

10년간 계속된 티타노마키아에서 제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올림포스 신들이 승리함으로써 마침내 티탄들의 시대가 끝나고 올림포스 신들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티탄 신족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 제우스는 전쟁에 공이 큰 포세이돈하데스와 제비를 뽑아 지배권을 나누었다. 제비를 뽑은 결과 제우스는 하늘, 포세이돈은 바다,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맡게 되었고, 땅 위는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

한편 크로노스 및 크로노스 편에서 싸웠던 티탄들은 이전에 키클로페스 형제와 헤카톤케이레스 형제를 가두었던 타르타로스에 영원히 감금되었다. 티탄들 중에 가장 혹독한 벌을 받은 신은 아틀라스였다. 유독 아틀라스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머리와 손으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았다.

『비블리오테케』가 전하는 티타노마키아

『신들의 계보』보다 나중에 씌어진 『비블리오테케』에는 티타노마키아 부분에서 『신들의 계보』와 차이가 나는 내용이 있다. 예를 들자면, 타르타로스로부터 키클로페스 삼형제를 구출하는 시점에서 차이가 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들의 계보』에서는 키클로페스 삼형제를 전쟁이 시작하는 시점에 구출한다고 되어 있는데 『비블리오테케』에서는 전쟁이 끝날 무렵 이들을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와 함께 구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키클로페스 형제는 제우스에게 천둥과 번개를 만들어주었을 뿐 아니라 포세이돈에게는 삼지창을, 하데스에게는 머리에 쓰면 몸이 보이지 않는 투구를 만들어주었다고 전하고 있다.

신화 해설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12명의 티탄들 중에서 예를 들면 이치 및 법의 여신 테미스,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등은 추상적 개념을 의인화한 경우지만 대부분의 티탄들은 엄청난 대자연의 힘을 상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케아노스는 바다의 신, 히페리온은 태양의 신인데, 이 신화들 속에는 태양과 바다에 나타난 엄청난 대자연의 힘과 그에 대한 공포심 및 경외심이 표현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티탄의 몰락은 고대 그리스가 문명의 과정에 들어서면서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던 자연의 엄청난 힘에 대한 경외심과 공포심이 점차적으로 극복되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 티탄들의 몰락은 그리스 민족 및 그리스 문명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티탄들의 이름은 대개의 경우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지 않았고, 따라서 티탄 신화들은 그리스인들의 조상이 발칸 반도에 정착하기 전에 그 곳에 이미 살고 있던 사람들이나 다른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온 이야기들로 본다.

이 설화들은 구전되어 내려오다가 그리스 신화에 유입되었고 헤시오도스가 쓴 『신들의 계보』에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티탄 신족에 대한 올림포스 신들의 승리는, 그리스 문명과 함께 그리스 주류 신화 내지는 정통 신화인 올림포스 신화가 자리를 잡는 과정 속에서 그리스 민족 및 그리스 문화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한 장치라 볼 수 있다.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호메로스, 『일리아스』
  •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 안성찬 역
  • 이진성, 『그리스 신화의 이해』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