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어룡사

지금의 포항제철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백사장 일대를 이 지방 사람들은 '어룡사(魚龍沙)라고 부르고, 이 어룡사를 이 고장의 속칭으로 '어룡불' 또는 '어링이불'이락고도 부른다. 이 지방 사람들에게는 '어룡이불'이라기 보다는 '오링이불'이라는 명칭이 더 잘 알려져 있고 또 일부러 '얼링이불'이라고 애칭도 한다. 이 '어링이불'을 신라시대에는 '근오지(斤烏支)벌'이라고도 하고, 또는 '아동변(阿東邊)'이라고도 부렀다. 신라 중엽에 이르러서는 '임정벌'이라고 부르는데, 임정벌이라고 부르는 것은 신라 중엽 경덕왕 16년에 '근오지현'을 '임정현'이라 고쳐 부르는데 연유한 것 같다. 그리고 고려시대에는 연일벌 또는 형산벌이라고 불리워진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조선시대에 이르러 풍수지리설과 지상학설(地相學說)이 발달하여 유행하게됨에 따라 그 영향을 받고 '어룡사' 또는 '어링이불'이라고 불리워진 것으로 보인다. '어룡사'라고 불리워진 연유는, 옛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장기갑이 영일만을 감싸고 동해바다로 길게 돌출한 형국이 마치 용이 하늘로 등천하는 모양과 같다고 하여 용미등(龍尾嶝)이라고도 하고, 포항시 흥해읍 용덕리의 '용덕갑(龍德岬)'이 동남으로 동해바다로 돌출하고 있어 마치 어룡상투(魚龍相鬪)의 형국이라 하여 영일만 중심지대인 이곳을 어룡사라고 부르는 것도 일리가 있는 풍수설이 아닌가 한다. 또 이 '어룡사'는 광의(廣意)와 협의(狹意)의 의미로 나누고 있다. 광의의 어룡사는 동해면 약전리로부터 형산강을 지나 두호동에 이르기까지 약 20여리의 넓은 백사장을 총칭하는 것이고, 협의의 어룡사는 형산강 하류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즉 포항제철공장이 자리잡은 지대와 지금의 포항 송도 해수욕장 전역을 '어룡사'라고 부른다.

장장 20여리 길이의 어룡사는 옛날부터 문자 그대로 연일공의 사막지대로서 풀 한 포기없는 황무였다고한다. 북풍이 세차게 불면 날아오는 모래에 눈을 뜰 수 없고 동지 섣달의 계절풍이 불어 닥치면 사람이 눈을 뜰 수 없고 발을 붙일 수도 없는 지대로서 수천만년 동안 황폐할 대로 황폐해져서 갈매기가 나래를 쉬어가는 절해의 고도와 같았다. 어룡사의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었던지 이 지방에 '내 밥먹고 어린이 바람 쉬지 마라'는 속담이 생겨났을 정도로 바람이 센 곳이다. 또 장기갑을 호미등이라고도 하고 토끼꼬리라고도 하니 호미등, 즉 호랑이꼬리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조선 명종조에 유명한 풍수가 남사고가 저술한 <격암실기>'영남조'에 장기갑을 호미등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용덕갑을 구미등, 즉 거북꼬리라고도 부르고 있다. 그러나 호미등인 장기갑을 토끼꼬리라고 부르게 된 것은 일제시대 이후 일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잔재이다. 조선시대에 유명한 풍수가로 당대 조정의 관상감(觀象監)에 이성지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성지는 천문, 지리, 지상, 잡학의 대가로서 당대에 그를 따른 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성지가 어느 해 여름 자기의 처남인가 매부되는 사람이 연일현감으로 재임중인 것을 기회로 이 지방을 관광도 하고 처남 남매간의 우정을 돈독하게 할 마음으로 유람을 한 일이 있었다. 현감의 인척되는 사람이고 당대에 풍수로서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사람인지라 이 지방의 유림과 사유(士儒)들이 참석하여 어링이불에서 해수욕도 하고 풍류를 즐기면서 하루를 놀았다고 한다. 이성지는 영일만에 넘실거리는 푸른파도와 운제산과 도음산 등의 좋은 경치과 좌청룡의 구미등(용덕갑)과 우백호의 호미등(장기갑)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속세의 티끌을 씻어 버리고자 한 잔 기울이는데 한쪽에는 술을 마시는 선비와 한쪽에는 시를 짓는 선비와 다른쪽에는 치란흥망(治亂興亡)과 영고성쇠(榮枯盛衰)의 고담준론(高談俊論)의 꽃을 피우고 풍류를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후략>

<출전: 포항시청홈페이지>

사진

1993년 포항 어룡제 1993년 포항시 어룡제 모습

1993년 포항 어룡제 1993년 포항시 어룡제 모습

1966년 포항 송도어룡제 1966년 포항시 송도어룡제의 모습

1966년 포항 송도어룡제 1966년 포항시 송도어룡제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