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요왕맞이

제주 요왕맞이

분류 교통/통신/지리 > 해양문화사전 > 해양민속 > 무속

제주도 무당굿에서 용왕신을 모시는 굿이다. 바다를 차지한 용왕을 맞아들여 축원하는 굿으로 제주도에서는 ‘요왕맞이’라고 한다. 큰굿의 한 제차로 하기도 하고, 바다에서 익사한 영혼을 건져내어 저승으로 고이 보내거나 풍어를 빌기 위하여 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이든 그 중심 제차는 용왕이 오는 길을 치워 맞아들이고 소원을 비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용왕은 무가(巫歌)에서는 동해 청룡왕, 서해 백룡왕, 남해 적룡왕, 북해 흑룡왕, 중앙 황룡왕 등 방위에 따라 다른 용왕이 있다. 그 아래 여러 관원과 용왕차사(龍王差使)가 있는 것으로 창되나, 요왕맞이를 할 때의 제상차림이나 제차에는 이러한 여러 용왕의 구분이 하나로 다루어진다. 요왕맞이 제당은 시왕맞이 때와 같이 차려 메(밥)·시루떡·도래떡·계란·채소·과일·쌀·술 등 여러 가지를 올리는데, 바닷고기를 올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북·징·설쇠·장구 등 모든 악기가 소요됨은 다른 굿과 같다. 제상차림이 완료되면 정장한 수심방(큰 무당)이 초감제부터 시작한다. 천지개벽으로부터 시작하여 지리적·역사적 사실의 형성을 설명하는 베포도업침, 굿하는 날짜와 장소를 설명하는 날과 국섬김을 하고, 굿하는 사유를 설?求?집안연유닦음을 한 뒤 군문열림으로 들어간다. 수심방이 서서 한 단락 한 단락을 노래하면 소미〔小巫〕가 전 악기를 쳐 울리고, 수심방이 여기에 맞추어 춤을 추며 집행하여 가는 것이다. 군문열림은 용왕이 오도록 요왕문〔龍王門〕을 여는 대목으로 요령과 감상기를 들고 노래와 요란한 춤으로써 시행하고, 문이 열리면 신칼과 산판으로 점을 쳐서 용왕이 흔쾌히 문을 열고 오는가 여부를 제주(祭主)에게 전달하는 분부사룀을 한다. 이로써 초감제를 끝마치고 다음은 요왕질침으로 들어간다. 요왕질침이란 용왕이 오는 길을 치워 맞아들이는 제차이다. 요왕질침을 하려면 먼저 푸른 잎이 붙은 대나무가지 여섯 개씩을 2열로 나란히 지면에 꽂는다. 이를 요왕문이라 하는데, 2열의 대나무가지 사이의 공간은 요왕국〔龍王國〕으로 가는 길을 상징한다. 요왕문의 설비가 끝나면 용왕이 오는 길을 치워 닦는데, 익사자의 영혼을 위한 굿이면 영혼이 오는 길도 함께 치워 닦는다. 용왕질침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요왕님이 오려는데 요왕문을 돌아보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요왕문을 돌아보는 춤을 춘다. 요왕문을 돌아보니 각종 해조류가 무성하여 요왕님이 못 오겠으니 베어 버리자고 노래하여 신칼로 베는 시늉을 하며 춤을 춘다. 베어 놓고 보니 태산같이 쌓인 해조류를 작대기로 치워야겠다고 노래하고, 작대기를 들어 치우는 시늉을 하며, 춤을 추며 돈다. 치우고 보니 바위가 거칠어 못 쓰겠다고 하여 바위를 깨는 시늉을 하며, 춤을 추며 돈다. 이번에는 굵은 돌과 잔돌을 모두 치우자고 노래하고, 요왕문 사이로 돌멩이를 몇 개 굴린다. 돌을 치우고 보니 지면이 울퉁불퉁하여 못 쓰겠다 하여 평평하게 밀어 고르자고 노래하고, 신칼을 들어 고르는 시늉을 하며 춤을 춘다. 다음은 요왕다리를 놓자고 하여 긴 무명을 요왕문 사이에 깔아놓고, 요왕차사의 다리를 놓자고 하여 그 옆에 다시 긴 무명을 깔아놓는다. 다음은 올구멍·실구멍이 솜솜하여 못 쓰겠다 하여 쌀을 무명 위에 조금 뿌리고, 홍마음(말방울)다리도 놓으러 가자고 하여 요령을 말방울 울리듯 흔들어 소리내며 돌아다닌다. 용왕이 말을 타고 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게 길을 닦아 신을 모셔들이는 신청궤를 한 다음, 신이 즐거이 왕림하였는가 여부를 신칼과 산판으로 점치고 그 결과를 제주에게 전달하는 분부사룀을 한다. 다음은 요왕문열림이다. 용왕에게 소원을 빌고 ˝초군문도 열어 가십시오.˝, ˝이 군문도 열어 가십시오.˝ 하면서 지면에 꽂아놓은 대나무가지, 곧 요왕문을 하나하나 차례로 뽑아 정리하는 것이다. 정리한 대나무가지는 요왕길인 무명으로 말아서 불태워 버린다. 풍어를 비는 요왕맞이는 이로써 중심 제차가 끝나는데, 익사자의 무혼(撫魂 : 혼을 달램.)을 위한 요왕맞이 때에는 계속하여 익사한 혼을 건져오는 ‘초매장’으로 들어간다. 초매장을 할 때에는 먼저 짚으로 허수아비처럼 만들어 고인이 입던 옷을 입혀서 가시체(假屍體)를 만들어둔다. 이 가시체를 ‘메치메장’이라 한다. 심방이 이 가시체를 업고 유족들과 같이 바닷가로 내려간다. 심방은 가시체를 업은 채 바닷물에 종아리를 적시며 들어가서 고인이 입던 저고리를 흔들며...<후략>

<출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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