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개 유적

수양개 유적

[ 丹陽 垂楊介 遺蹟 ]

지역 단양
접합석기. 길이 16.1cm

접합석기. 길이 16.1cm

수양개 유적 출토석기류

수양개 유적 출토석기류

충청북도 단양지방의 낮은 석회암지대에 위치한 중기·후기구석기시대 유적으로, 충주댐 수몰지구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발견된 돌날석기전통의 유적이다.

이 지역을 구성하는 암석은 조선계 대석회암층이 가장 고기(古期)에 속하며, 이의 상부에 평안계지층이 부정합으로 덮여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대동계 퇴적암이 부정합으로 최상부에 놓여 있다. 평안계와 대동계에는 셰일과 사암 등이 분포하고 있으며 수양개에서는 주로 흑색 셰일이 우세한데 심한 습곡으로 지층의 교란이 심하다.

수양개 일대에는 아직 신생대 제4기층 하부에 고기하성층(古期河成層)인 홍적층(紅積層)이 남아 있고 이들은 고화(固化)되지 않은 자갈과 모래로 구성된다. 자갈은 아주 다양하며 규암, 사암, 혈암(shale), 화성암 등을 포함하는데 이 자갈돌은 상류에서 운반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양개 지역은 과거에 물길이 통과한 지역이었으나, 남한강의 흐름이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깊어졌으며, 이에 따라 두꺼운 홍적층 퇴적물을 남긴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유적은 산으로부터 강으로 내려오는 단면상의 층위가 각각 다르나 주로 5개 문화층이 확인되었다. 그 중 Ⅲ-ㄹ층은 청동기문화층이고 Ⅲ-ㅁ층은 신석기 문화층이다. 이들은 비교적 교란되지 않은 층위를 형성하고 있다. Ⅳ-ㄱ층에서는 층위구성을 밝히기 어려우나 Ⅳ-ㄴ층에서 볼 수 있는 둥근 긁개자르개, 끝날긁개 등이 출토되었다. Ⅳ-ㄴ층에서는 가장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대략 25~50㎝ 두께의 문화층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유물이 출토된 곳은 자갈층과 같거나 바로 위에서 출토된다. Ⅴ층은 일부 발굴이 진행되었으나 사암, 규암, 판암으로 구성된 자갈돌 층위에서 규암제(Quartzite)석기를 중심으로 하는 유물군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기구석기로 편년을 설정하고 있다.

Ⅲ-ㅁ·Ⅳ·Ⅴ층 사이의 토양구성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Ⅳ-ㄱ층과 Ⅳ-ㄴ층의 토양구성비는 거의 유사하며 유물구성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층이 재퇴적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단일 층위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자의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있다. Ⅳ층과 Ⅴ층 사이에서는 토양구성비나 각 층위간의 유물구성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므로 두 층은 서로 다른 문화층이다. 그러면 위의 세 층에서 층위적 순서의 변형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그것은 유물 구성을 통하여서도 확인이 된다.

후기구석기층(Ⅳ층)의 석재는 거의 대부분이 입자가 고운 규질셰일(silicious shale)과 검은 셰일(black shale)이며, 약간의 유문암, 규암, 반암, 수정, 흑요석 등이 석재로 쓰였다. 이 유적의 석재상 특징은 석영제 석재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유적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돌날석기전통을 밝힐 수 있는 돌날몸돌과 다량의 돌날이 출토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한반도의 구석기시대 유적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수양개 점거인들은 돌날몸돌에 다양한 타격면을 만들어 불규칙한 돌날을 떼어내었다. 이러한 돌날기술과 함께 다량의 세형몸돌도 함께 확인되었다. 보고자에 의하면 세형돌날을 만들어내는 몸돌이나 끝날긁개(밀개) 등의 석기로도 쓰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배모양석기-세형몸돌이 195점 출토되었다고 하였다. 이 세형몸돌은 3형식 11기법으로 분류되는데,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출토된 세형몸돌의 대부분의 기술적 특성을 갖고 있어 주목할 만한 것이다.

세형몸돌과 세형돌날의 출현은 간접떼기와 그 한갈래인 눌러떼기 기법이 대단히 발달하였다는 증거이다. 또한 이 석기들은 동북아시아 일대에 존재하는 한 시기의 특징적인 문화양상을 묶는 독특한 것이며, 후기구석기 후기 혹은 말기의 특징적인 석기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적에서 중요한 석기 중에 하나는 슴베찌르개이다. 이 석기 역시 한반도에서 독특하게 발견된 것으로서 ‘수양개형 슴베찌르개’로 불러야 할 것이며 ‘창내형 둥근긁개’처럼 이 유적의 표준유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 보고된 석기의 종류는 대단히 다양하다. 보고자에 의하면 이곳에서 발굴된 석기로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주먹칼과 대형 주먹도끼, 양면석기, 오리냐시안 전통의 끝날긁개, 무스테리안전통의 긁개, 둥근긁개, 부채꼴긁개, 콧날긁개, 스키모양격지, 배모양격지 혹은 끝날긁개, 손잡이 또는 날을 안팎으로 다듬은 긁개, 찍개, 자르개, 수정으로 만든 끝날긁개, 새기개 등이 있다. 그밖에 석기 제작도구인 모루돌과 망치도 출토되었고 석기제작과정을 알 수 있는 접합격지와 부스러기들도 수습되었다.

보고된 유물 가운데는 상당량의 몸돌석기가 포함되어 있고 그중 양면석기와 찍개류, 사냥돌, 몸돌이 다수 발견되었다. 수양개에서 출토된 양면석기는 찌르개형, 가로날도끼형, 자르개형, 심장형, 둥근형 등 다양하며 중형화되고 정형화된 특징을 갖는다. 보고자는 이러한 특징을 아슐리안 전통의 중기구석기 요소로 보고 있다.

이 석기들 중에서 둥근긁개는 창내형과 같은 계통이지만 보다 세련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화순 대전 유적에서도 출토되었다. 배모양격지는 석장리 유적, 금평 유적 등에서 출토된 바 있으며 부채꼴긁개는 샘골 유적, 석장리 유적 등에서도 발견되었다.

이 유적의 석재는 이미 전술한 대로 후기구석기시대 중기 이후에 나타나는 특징을 그대로 반영할 뿐 만 아니라, 새로운 석재를 계속 찾아내고 기법도 다양하며 정선된 양상을 띠고 있다. 단편적으로 흑요석을 석재로 한 쐐기모양 세형몸돌의 출현은 창내 유적의 흑요석제석기와 비교하여 볼 때 보다 발달된 기법상의 변화를 확인하는 근거가 되며, 상무룡리 2기, 하화계리 등의 흑요석제 석기를 중심으로 한 후기구석기 후기의 세형돌날들에 대한 제작기법을 간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흑요석제 석기들은 주로 라·마 구덩이에서 출토된 것이 주목된다.

이 유적의 4층에서는 규암제 석재를 중심으로 한 제 5문화층을 제외하고 석재를 채택함에 있어서 석영제 석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이하다. 석기 제작기법에 있어서도 셰일 등에는 주로 직접타격법이 적용되어 후기구석기 중기와 비교되지만, 흑요석이나 쳐트와 같은 석재를 선택함으로써 간접떼기와 눌러떼기 등 상당히 진보된 석기기술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결국 이 유적은 창내 유적, 청원 샘골 유적, 굴포리 유적 2기 등과 달리 돌날석기문화의 성격을 갖고 있는 후기구석기 후기의 유적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의 절대연대가 16400년 전을 나타내주고 있어 이것이 이 유적의 하한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흑요석 석기들이 주로 라·마 구덩이에서 출토된 점, 유적의 층위 형성과정과 강의 범람으로 인한 하천침식작용을 고려하여 이 유적의 Ⅳ층이 단일 층위로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중기구석기적 요소를 지닌 몸돌석기와 후기구석기 문화의 대표적인 슴베찌르개, 세형몸돌 등이 함께 뒤섞여 발견되는 것을 기초로 하나의 독립된 문화양상으로 수용하려는 견해도 있다.

참고문헌

  • 한국의 구석기문화-유적의 현황과 편년문제(박영철, 한국고고학보 28, 한국고고학회, 1992년)
  • 단양 수양개 후기구석기시대의 배모양석기의 연구(이융조, 古文化 35, 1989년)
  • The Upper Paleolithic Stone Artifacts with Special Reference to Micro-blade Cores from Suyanggae Site(Yi Yung-jo, Korea submitted paper to international Symposium on Palaeoanthropology in Commemoration of the 60th Anniversary of the Discovery of the First Skull of “Peking Man” held in Beijing, China, 1989년)
  • 忠州댐 水沒地區 文化遺蹟發掘調査綜合報告書(충북대학교 박물관, 1984년)
  • ’83 忠州댐 水沒地區 文化遺蹟發掘調査報告書(충북대학교 박물관, 198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