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지

격지

[ 剝片 , Flake ]

몸돌이나 대형석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떼어진 모든 1차 생산물로 협의의 개념으로는 돌날과 대비되는 말로서 격지라는 용어를 쓴다. 광의의 개념으로서의 격지로 만든 석기를 격지석기(剝片石器)라고 한다.

구석기시대인들은 필요에 따라 그 용도에 맞게 석기를 만들기 위하여 우선 적당한 석재를 선택한다. 석재를 활용해서 석기를 만들 때 격지가 발생하는 경우는 4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원석을 그대로 활용하여 대·소형석기를 만들 때 떼어지는 모든 부산물, 둘째는 계획된 석기를 만들기 위하여 원석을 예비몸돌로 만드는 과정에서 떼어지는 기술격지를 포함한 모든 부산물, 셋째는 몸돌로부터 떼어낸 1차생산물, 넷째는 석기를 만들기 위하여 떼어낸 격지를 2차 손질하여 석기를 만들어낼 때 나오는 작은 부산물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격지로 부른다.

물론 잔손질과정에서 떼어진 작은 것도 모두 격지에 속한다. 또한 석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떼어진 격지, 버려진 격지, 버려진 격지이나 우연히 도구로 사용되는 격지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이 격지에 2차잔손질을 가해서 만든 것을 격지석기라고 하며, 2차잔손질 없이 격지를 그대로 사용한 것도 석기에 해당한다.

격지는 형태상 2가지로 나눈다. 타격에 의하여 몸돌로부터 박리되었으며 길이와 폭의 비가 1:2 이하인 경우는 격지라고 하며, 1:2를 넘을 경우는 돌날이라 한다. 간혹 뚜렷한 기술적인 특성이 보일 경우 돌날의 범주에서 돌날-격지(flake-blade, blade-flake)를 분리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 기술격지도 별개의 격지 범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인위적인 행위에 의하여 떼어진 이 격지는 박리과정에서 생긴 여러 가지 흔적이 관찰된다. 즉 격지의 배면에는 타격면, 타격점, 원추, 타격혹, 파상문, 터진면 등의 흔적이 남는다. 격지는 주로 직접떼기에 의해 박리된다.

격지는 박리되었을 당시 등면에 남아있는 표피의 상태에 따라 크게 일반격지, 1차격지, 2차격지 등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일반격지(一般剝片)라 함은 격지의 등면에 표피가 1/2이상일 때, 1차격지(1次剝片)는 격지의 등면에 표피가 1/2이하일 때, 끝으로 2차격지(2次剝片)는 격지의 등면에 표피가 남아있지 않을 때를 일컬어 부른다. 이러한 분류는 격지가 발굴된 지점에서 생산되었는지 특별한 목적으로 이동되어 진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중요한 지표가 된다. 따라서 유적의 성격을 밝힐 때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박리과정에서 격지에는 타격면이 남게 되는데 타격면의 상태에 따라 자연면, 한 타격면, 여러 타격면, 부정형 등 4가지로 나눈다. 자연면이 남게 되는 것은 그 타격지점에 타격면을 조정하지 않고 박리했을 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이며, 단일 타격면의 경우에는 크게 단일 박리에 의해 타격면을 조정타격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여러타격면일 경우에는 2회 이상의 박리과정을 통하여 타격면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부정형은 여러 가지 경우에 나타나게 되는데, 타격면을 내리칠 때 그 각도가 불분명하거나 타격지점이 부정확하여서 타격면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격지가 많을 경우 석재나 기술적인 정도, 혹은 학습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직으로 타격면의 가장자리를 내려치는 과정에서 타격면의 상태를 거의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전체 수량에서 그 격지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기술의 하나로 인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극동지역의 후기구석기 유적에서 자주 나타나는 기술이며 신석기시대 타제석기제작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과도 통한다.

격지의 다양한 양상은 몸돌에 대한 연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많은 자료를 제공해 준다. 격지만을 가지고 연구할 경우 검증과정을 밟아볼 수 없으나, 몸돌이 다수 출토되는 유적에서의 격지 연구는 유적에서 발견되는 석기제작과정을 복원하는 데 많은 자료를 제공해 준다.

격지 세부명칭

격지 세부명칭

참고문헌

  • Pozdnepaleoliticheskie komplekcyi uga rocciiskogo dalinego bostoka I sopredelinykch territorii(Lee Heon-jong, 1995년)
  • Paleolitovedenie(A.P.Derevianko·S.V.Markin·S.A.Vasilievskii, 1994년)
  • 후기구석기시대의 주요석기의 기능과 작업기준(P.Volkov, 이헌종 역, 한국상고사학보 15, 1994년)
  • 石器硏究法(竹岡俊樹, 198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