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계

해시계

시대명 조선

해그림자를 보고 시간을 알아내던 장치. 일구(日晷) 또는 일영(日影)이라고도 한다.

가장 간단한 해시계는 규표(圭表)인데, 땅위에 수직으로 세운 막대기표와 수평 위의 그림자 길이를 재는 자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규표로써 1년의 길이가 365.25일이라는 것과 동서남북의 방위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속도가 일정하므로 계절이 변해도 지구에 대해 해는 일정한 각속도를 가지고 운동하지만, 이 규표에는 그림자가 계절에 따라 다른 각속도로 움직이는 결함이 있었다. 그래서 막대기를 지구의 자전축 방향과 일치하도록 북극으로 향하게 하고 그림자를 수평면 위에서 받도록 한 것이 「지평일부」이다. 이것은 시간을 알리는 그림자의 위치, 즉 시간선이 계절에 따라 변하지는 않으나, 그것들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서 시간선 눈금 그리기가 힘들고 정확하게 읽기도 힘들었다.

그리하여 지평일귀의 결함을 없애고 계절까지 알 수 있는 「앙부일부(仰釜日晷)」가 만들어졌다. 이는 정확하게 북극으로 향하고 있는 막대기의 그림자를, 그 막대기를 축으로 하는 반구 내면 위에서 받을 때의 그림자 끝점의 위치에 의해 시간과 계절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즉 앙부일부의 눈금은 서로 곧게 교차하는 경선과 위선으로 되었는데, 경선의 위치(경도)는 시간을, 위선의 위치(위도)는 계절(24절기)을 각각 알 수 있다. 또 계절이 변해도 시간선은 같은 시각에 대해 일정한 적경선으로 표시되며, 시각이 변해도 같은 날의 계절선은 일정한 등적위선으로 표시된다. 1434년(세종 16) 앙부일부를 서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