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지신무덤

평안남도 순천시 북창리에 있는 옛 무덤. 5세기 중엽의 고구려벽화무덤이다. 유적은 대동강 강변에서 멀지 않은 북창벌에 있다. 천왕지신무덤은 인물풍속 및 사신도를 그린 두칸무덤인데 특히 무덤칸의 짜임새가 독특하고 우수하다. 무덤무지는 방대형이며 무덤칸은 앞방 남벽중앙에 달린 널길, 앞방, 샛길, 널방으로 이루어졌다. 앞방의 길이는 6.73m, 너비는 1.56m, 높이는 약 3m이고 널방의 길이는 3.14m, 너비는 2.83m, 높이는 약 3.7m이다.

앞방은 장방형으로서 기둥과 천장들에 의해서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서쪽과 동쪽을 가르는 부분에 각각 2개의 기둥과 두공을 세웠으며 그 중 서쪽은 바닥까지 한단 높였다. 서쪽은 평행고임천장이고 동쪽은 3각고임천장이며 가운데는 3개의 활개받침이 있는 꺾음천장이다. 널방 역시 장방형이며 천장은 8각고임과 4각고임을 배합한 독특한 형식이다.

벽화는 무덤칸 회벽 위에 그렸는데 먼저 기둥, 두공, 도리, 활개를 그리고 거기에 실물 두공과 활개, 소로 등을 배합하였으며 그 다음 아름다운 장식무늬들을 벽면마다에 그려 무덤칸 안을 지상건물처럼 만들었다. 앞방의 벽화는 이미 떨어져 없어진지 오래므로 알 수 없다. 널방 벽면에는 6각형테두리 안에 연꽃을 측면으로 그려 넣은 거북이잔등무늬를 전면적으로 그렸다. 그리고 북벽 윗부분에 주인공부부의 실내생활도를 배치하였다. 천장에는 해, 달, 별, 구름과 각종 신선들 그리고 이상한 짐승들을 그렸다. 신선들 가운데에는 천왕, 지신이란 설명을 단 것이 있다. 그래서 이 무덤을 천왕지신무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널방의 벽화 특히 건축장식과 짜임새는 훌륭하다.

벽면에 실물 활개와 소로를 갖춘 기둥, 도리를 그리고 도리 위 첫 번째 8각고임에 활개그림과 실물 제궁, 소로를 달아 두번째 8각고임을 고이게 하였으며 그 위에 4각고임 몇 단을 더 올리고 다시 두 쌍의 실물 활개를 달아 천장뚜껑돌을 받들게 하였다. 이처럼 복잡한 건축장식은 무덤 안을 웅장하고 화려한 고대광실처럼 돋보이게 한다. 천왕지신무덤은 우수한 회화술과 풍부한 신왕세계의 일단을 펼쳐주고 있을 뿐 아니라 중요하게는 높이 발전한 고구려의 건축술을 실감있게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