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루

양강도 갑산군 갑산읍에 있는 옛 건물. 조선시대 갑산읍성의 정남문이다. 이전에 허천부로 불리던 갑산지방에는 고려 말기에 갑주만호부가 설치되고 1393년에 여기에 성을 쌓았다. 갑산읍성에는 진북루 외에 북승루, 양상정, 합구정 등 성문들과 정원루, 이락정, 영보대, 수항문루 등 누정들이 있었는데 진북루가 가장 웅장하였다. 진북루는 여기에 진이 설치되던 해인 1437년에 크게 보수한 일이 있는데 지난 6 · 25전쟁시기 폭격에 의하여 파괴되었다.

1980년에 원상대로 복구하였다. 진북루는 검푸른 용암으로 쌓은 축대와 위용있는 2층문루로 이루어졌다. 축대는 평면상 안우리를 주어 그 견고성을 높였으며 복판에 반원형홍예문을 냈다. 위에 돌린 평가퀴에는 쏘는 구멍들을 뚫었다. 문루는 정면 3간(12m), 측면 3간(7.5m)으로 되었으며 기둥들에 안우리와 안기우림을 주었다. 기둥은 배흘림기둥으로 하고 바깥기둥 위에는 2익공식두공을 얹었다. 제공은 소의 혀모양으로 하고 두공 사이의 화반에는 연꽃무늬 또는 귀면무늬를 새겼다. 번쩍 들린 겹처마합각지붕은 성문의 용모를 더한층 돋구고 있다.

문루안 1층에는 가운데칸 북쪽에만 마루를 깔고 2층에는 전면에 걸쳐 마루를 깔았으며 천정에는 소란반자를 댔다. 문루에서는 측보를 겸한 용조각이 품위 있게 되었다. 용의 몸뚱이는 그대로 측보가 되고 용의 대가리는 대들보를 타고 넘으면서 그대로 돌출된 조각장식으로 되었다. 문루에는 검소한 모루단청을 입혔다. 진북루는 개성 남대문이나 서울 남대문보다 더 일찍 건설된 것으로서 조선 초기 성문건축의 여러 특징들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오늘 주민들의 민족적 자부심을 북돋아 주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