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하게 그려진 단청

신비하게 그려진 단청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도승(道僧)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승려
• 지역 : 호남
• 출처 : 한국불교설화 ()
• 내용 :
"이제 대웅전을 다 지었으니 단청을 해야지." 화려한 대웅전이 그 위용을 드러낸 어느 날 스님의 이 같은 말이 있었다. 그리고 천막으로 새로 지어진 대웅전을 포장했는데 "누구도 법당 안을 들어보지 말라"는 스님의 엄명이 떨어졌다. "아니 단청을 칠하는데 사람은 아무도 없고 법당만 가려놓으면 되는 겁니까" 시자는 정말 알 수 없는 일을 지켜보며 스님에게 물었으나 스님은 별다른 대답이 없이 "오늘부터 백일간이면 다 끝난다. 그 사이에 누구도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라."고만 잘라 말했다. 법당은 스님과 손님이 손수 지키고 있어 누구도 들여다 볼 수 없었으나 왜 그렇게 하는가에 대한 의심은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졌다. 거의 백일이 다 되어가는 어느 날 시자는 법당 안을 들여 다 보기로 했다. 자신도 궁금해 못 견딜 처지였는데 절의 스님과 신도들이 "살짝 들여다보고 얘기 존 해 달라"고 졸랐기 때문이었다.

시자는 "스님께서 급히 찾으신다."고 말해 법당을 지키던 손님을 따돌리고 법당 안을 들여다보았다. 법당 안은 온통 찬란한 단청이 칠해져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아-니." 한 귀퉁이에서 오색의 새가 입에 붓을 물고 단청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시자는 그만 짧은 감탄사를 토해내고 말았다. 그 순간 새는 포르르 법당 밖으로 날아가 버렸고 시자도 순간적으로 낭패감에 사로 잡혔다. 그 엄청난 비밀을 훔쳐 본 놀라움에 새가 날아가 버린 것이 자기 탓임을 직감하는 순간의 낭패감은 하늘을 샛노랗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큰일이 이어졌다. "어-흥" 벽력같은 소리의 호랑이 울음이 절을 뒤흔들더니 법당 앞에서 바로 그 손님이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어느새 달려 온 스님도 염불을 외우며 울부짖듯 소리치고 있었다. "대호 선사여 소생하시라. 대호 선사여 소생하시라. 허물 많은 중생을 불쌍히 여겨 용서하시고, 대호선사여 소생하시라……. 관음보살께서도 다시 화현 하시어 단청을 마감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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