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부처님, 구렁이

대사-부처님, 구렁이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도승(道僧)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영남
• 출처 : 한국구전 (5397)
• 내용 :
옛날에 암행어사가 있었는데 거지 행색을 하고 길을 가다가 어떤 대사를 만나서 동행하게 됐다. 길을 가다가 해가 지자 방을 한 칸 빌렸는데 혼례 집이었다. 그 혼례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자려고 하는데 대사가 적삼을 뒤지더니 긴 장검을 꺼내 암행어사에게 갈아오라고 시켰다. 암행어사는 이 칼을 갈아서 대사에게 가져다주고 자려는데 옆에 칼이 있어서 잠이 오질 않았다. 한밤중이 되자 대사는 암행어사에게 신부 방에 들어가서 신랑의 목을 베 오라고 시켰다. 대사는 암행어사가 신랑의 목을 베어오지 않는다면 자신이 암행어사의 목을 벤다고 협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랑의 목을 베고 다시 잠을 청했다. 이튿날 아침 집안사람들이 모두 피곤해서 늦게 일어났는데 신부 방에서는 전혀 소식이 없어 문에 구멍을 뚫어 들여다보니 유혈이 낭자했다. 집안사람들이 놀라 문을 열어보니 구렁이가 목이 베어져서 죽어 있었다.

대사가 암행어사를 시켜 구렁이를 죽이라고 했기 때문에, 집안 사람들이 대사에게 돈을 주었더니 대사는 엽전 한 냥만을 받고 떠났다. 암행어사가 대사와 함께 다시 길을 가게 되었다. 길을 가는 중에 갑자기 대사가 암행어사에게 음식과 미농지를 사 오라고 했다. 암행어사가 그대로 사오자 대사는 음식을 다 먹고, 미농지를 꼬아 엽전 서푼을 꾀어 허리춤에 둘렀다. 그리고는 합천 해인사로 길을 떠났는데 중간에 대사가 사라져 암행어사 혼자 해인사로 갔다. 암행어사가 해인사에는 도착했는데 어떤 여인이 아이를 업고 법당 불상 앞에서 누군가를 살려달라고 빌고 있었다. 암행어사가 절에서 밥을 얻어먹고 자려다가 이 여인을 보고 왜 불공을 드리고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때 법당에 있는 불상을 보았는데 엽전 서푼을 두르고 있었다. 암행어사가 만난 그 대사는 부처님이었던 것이다. 여자는 암행어사의 물음에 자신의 남편이 나라 상납금을 내지 못해 죽을 처지에 놓여 불공을 드리고 있다고 하였다. 들어보니 암행어사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 손을 써 그 여자의 남편을 구해 주었다. 부처님이 암행어사를 해인사로 불러들여 여자를 도와주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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