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천지교

빈천지교

(가난할 빈, 천할 천, 조사 지, 사귈 교)

[ 貧賤之交 ]

요약 가난하고 어려울 때 사귐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됨.

한자 뜻만 보면 어렵고 가난할 때의 사귐 또는 그럴 때 사귄 친구란 의미인데, 늙어 죽을 때까지 그렇게만 살게 되지는 않죠. 그래서 어려울 때 사귄 친구를 훗날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귐이 의외로 흔치 않다는 사실 아세요? 어려워진 후 옛 친구를 찾아가면 어느새 그 소문을 들었는지 만나기는커녕 전화 통화 한 번 하기 어려웠던 기억,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실 겁니다. 본래 문장은 이렇습니다. ‘빈천지교(貧賤之交) 불가망(不可忘)’ 즉 가난할 때 사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 신하 가운데 송홍이란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할 뿐 아니라 유능하여 황제의 신임이 두터웠습니다. 그 무렵 광무제의 딸인 호양 공주가 남편을 잃고 홀로 되었습니다. 이에 광무제는 자신이 늘 보아왔던 송홍의 인물됨에 이끌려 그를 사위로 삼으려는 뜻을 품었습니다. 물론 공주 또한 그를 마음속에 두고 있었지요. 이에 두 사람은 송홍의 의사를 확인하기로 합니다.
광무제는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게 한 후 송홍을 불러들여 이렇게 묻습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고귀한 사람은 남과 사귀기 쉽고, 부유한 여자는 누구든 데려가려 한다는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송홍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어려울 때 사귄 우정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고 (糟糠之妻)는 절대 버려서 안 된다고 생각하옵니다.”
이 대답을 들은 황제는 송홍이란 인물이 부인을 버리고 공주를 택할 리가 없음을 깨닫고 공주에게도 송홍을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이로부터 비롯된 표현이 바로 빈천지교 또는 빈천지교 불가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