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

지음

(알 지, 가락 음)

[ 知音 ]

요약 음악의 곡조를 알아줌.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비유적으로 이름.
지음 본문 이미지 1

종자기가 백아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해주었다는 데서 이런 표현이 나왔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표현인데도 배경을 알고 나면 “아름답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요.
조광조(1482~1519)라는 분 아시나요?
조선시대 개혁가로 유명한 선비이자 학자인데, 자신의 개혁 사상을 꽃피우던 도중에 기묘사화(己卯士禍, 1519)를 맞아 안타깝게도 일찍 생을 마감한 불운한 인물입니다.
기묘사화는 조광조를 위시한 신진 사림들이 남곤, 심정을 비롯한 훈구파에 의해 화를 입은 사건입니다. 그래서 사화(士禍) 즉 ‘선비가 화를 입음’이란 표현이 붙게 되죠. 그 무렵 중종은 연산군 시대에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리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개혁적 성향의 사림파를 등용합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젊은 조광조였는데 그는 중종의 신임을 바탕으로 왕도정치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그는 과거제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현량과를 설치하고 미신의 중심이던 소격서를 폐지합니다. 또한 향약을 실시하여 백성들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지요. 그러나 조광조의 급진적 개혁에 불안을 느낀 훈구파 세력은 희빈 홍씨의 부친인 홍경주를 내세워 조광조에 대한 중종의 신임을 이간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중종반정에 공을 세운 공신들의 위훈삭제사건을 계기로 조광조로 대표되는 사림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합니다.
위훈삭제사건이란 중종반정에 공을 세운 공신들이 너무 많고 그 공에 대한 평가 또한 부당하다고 여긴 조광조 일행이 공신위를 삭탈하고 토지와 노비 등을 환수한 사건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본 집단은 훈구파였죠. 이 때문에 훈구파의 반격을 받은 사림파는 궁지에 몰렸고 결국 조광조는 귀양길에 올라 왕의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 외에도 김정, 기준 등 많은 사림파가 목숨을 잃거나 귀양에 처해집니다.
자, 그럼 3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조광조가 지은 시 한 편 감상해 보겠습니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고요? 보시면 압니다.

搖琴一彈千年調 요금일탄천년조
聾俗紛紛但聽音 농속분분단청음
怊悵鍾期沒已久 초창종기몰이구
世間誰知伯牙心 세간수지백아심

좋은 거문고 조율하여 오래된 음조를 타니
귀 막힌 속인들 들을 뿐 알지 못하네.
슬프고도 슬프다, 종자기 이미 사라졌으니
세상 누가 백아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영금(詠琴)〉이라는 제목의 시인데, 종자기와 백아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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