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분석

과학적 분석

[ 科學的 分析 ]

고고학 자료수집과 유물연구 그리고 이 외에 고고학 연구에 사용하는 자연과학적 방법을 말한다. 따라서 고고학적 자료의 조사 방법뿐만 아니라 유물의 분석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고학적 자료의 수집단계에서는 유구의 존재유무를 찾아내는 과학적 탐사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고고학적 자료의 분석단계에서는 여러 가지의 분석방법이 있다.

먼저 고고학적 자료의 수집단계이다. 고고학에서의 자료 수집은 지표조사발굴조사로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도 자연과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알려진 유적의 탐사법에는 항공사진술이 있다.

항공사진술(航空寫眞術)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크로포드(O.G.S. Crawford)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이것은 지상조사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대규모의 유적을 항공사진에 의해 확인하는 방법으로 유럽의 거석유적, 남미의 유적 등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확인되었다. 한국의 경우 이 방법은 유적의 확인보다는 발굴 전과 발굴 후의 유적 주변상태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유구의 위치와 주변환경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항공사진술은 기술이 더욱 진척되어 최근에는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하여 유적을 찾아내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유적의 탐사를 위한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전자파를 이용하는 물리탐사법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유적탐사법(遺蹟探査法)에는 전기탐사법, 자기탐사법, 지중레이더탐사법, 전자유도탐사법, 정상파탐사법 등이 있다. 이들 방법은 다양한 전자파를 지중에 발사하여 그 반사되는 파장을 통해 매장 유구의 존재유무 및 규모를 파악한다. 실례로는 충북 진천 석장리 유적에서 시도된 지하유구의 탐사가 있다. 그밖에 유적의 지표조사나 발굴시에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통계학에서 쓰이는 표본추출(sampling)의 개념이 활용된다.

다음은 고고학적 자료의 분석으로 자연과학적 도움이 가장 많은 부분이다. 여기에는 유물의 재질분석, 연대측정법, 통계학 및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 자연유물을 통한 고환경연구 등이 있다.

고고학에서 형식분류가 주로 고고학자의 눈으로 유물의 속성을 추출하는 것이라면, 재질분석은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하여 유물의 성분 및 구조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재질 분석에는 성분분석과 조직검사로 구분되며, 성분분석에는 다시 정성분석(定性分析)과 정량분석(定量分析) 등이 있다. 과학적 분석방법은 현미경분석, 화학분석, 열분석 및 방사성사진술 등으로 나누어진다.

현미경분석에는 실물현미경 및 편광현미경에 의한 분석과 주사전자현미경 분석(scanning electron microscopy : SEM) 등이 있다.

화학분석에는 발광분석법(optical emission spectroscopy), X선회절분석(X-ray diffraction analysis : XRD), 전자탐사미량분석(electron probe micro analysis), 뫼스바우어 분광분석(Mossbauer spectroscopy), 중성자방사분석(neutron activation analysis), X선형광분석(X-ray florescence : XRF) 등이 있다. 그리고 열분석에는 시차열분석(differential thermal analysis) 등이 있다.

이러한 분석법을 활용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분석 대상과 목적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알아본다. 특히, 유물이 손상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여야 하며 파괴 분석일 경우 학술적으로 가치가 적은 부분을 택하여야 한다. 둘째, 분석결과를 검토하고, 그 의미를 찾아본다. 셋째, 분석방법에 대한 제한점과 어려운 점 등을 검토하여 더 경제적이고, 편리한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분석 대상에는 석기를 비롯하여 토기, 흑요석, 곡옥, 청동기, 철기, 유리 등이 있다. 먼저 석기의 분석에는 사용흔 분석과 재질의 분석이 있다. 사용흔 분석은 주로 현미경의 관찰을 통해 석기의 사용방법을 알아보고 사용자들의 행위를 추정하는 것이다. 재질의 분석은 흑요석과 같은 경우 성분분석을 통하여 그 원산지를 추정(産地推定)하는 방법이다. 곡옥(曲玉)도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여 원산지와 제작지의 문제, 제작기술의 문제, 교역의 문제 등을 다룬다. 예를 들면 종래 한국의 경옥(硬玉)이 일본에서 유입되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분석결과 일본산과는 차이가 있어 한국내의 경옥광(硬玉鑛)에서 채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토기의 경우 태토의 성분, 소성 온도 및 조건, 화학적인 성분 파악을 통하여 태토의 원산지, 토기의 제작기술 및 고대의 교역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금속기에는 철기와 청동기의 분석이 있다. 먼저 철기의 자연과학적 분석은 1982년경부터 이루어졌다. 철기의 분석을 통하여 철의 종류, 제작기술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밖에 유리에 대한 분석도 일부 이루어졌다.

다음은 자연유물의 분석(自然遺物分析)이다. 여기에는 동물학 자료(動物遺體), 식물학 자료(植物遺體), 지질학 자료 등이 있다. 자연유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으나 자연과학의 연구결과나 지식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유적 주변에서 발견되는 동물뼈를 비롯하여 어류, 조개류, 조류 등의 분석을 통해 당시의 동물상을 파악하고 당시 주민들의 생업도 살필 수 있다. 또한 화석화된 식물유체의 검색, 화분의 검출 등으로 당시의 식물상을 파악한다. 특히 탄화된 벼의 분류와 계통에 대한 연구, 탄화미가 야생벼인지 재배벼인지 구분하는 연구 등과 화분분석(花粉分析)이나 플랜트-오팔(plant-opal) 분석 등도 시도되고 있다. 동·식물유체의 분석을 통해 당시의 식생활을 알 수 있는 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질학 자료의 분석(地質學資料分析)은 지질학에서 연구되는 지층에 대한 지식을 고고학의 유적에 적용하는 것으로, 특히 제4기 지질의 연구가 고고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즉 구석기시대의 지층을 지질학적으로 분석하여 층의 형성과정을 밝혀줌으로써 구석기연구에 큰 역할을 한다. 세부적으로 지층을 형성하는 토양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해수면의 변동에 대한 연구나 지형에 대한 연구들은 유적 형성시기의 입지를 알 수 있고, 과거 인간들이 자연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자연유물에 대한 연구는 당시의 동물상, 식물상 및 지질의 상태를 파악하고 당시의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데 기본적인 것이며 고고학에서 과거 문화를 복원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밖에 주로 무덤에서 출토된 인골에 대한 분석적 연구는 화석인간의 연구, 인종의 분화, 생물학적 비교, 법의학, 매장양식, 고인구 등의 연구와 당시 죽은 원인, 즉 고생물병리학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 인골의 조직단백질을 구성하는 주원소인 탄소와 질소동위원소량을 측정하여 그 값으로 피장자의 생전의 식생활을 복원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천문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신라고분의 두향문제(頭向問題)를 다룬 논고는 자연과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분석한 좋은 예이다.

고고학에서 연대를 밝히는 작업을 연대결정법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상대연대결정법과 절대연대결정법으로 나누어진다. 상대연대결정법에는 층서법, 형식학적 방법, 순서배열법(seriation)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순서배열법은 통계적인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일부 복잡한 기법의 경우 컴퓨터를 이용하여 계산하여야 한다. 절대연대결정법은 자연과학적인 방법에 의한다는 뜻에서 절대연대측정법으로도 불려진다.

절대연대결정법의 효시는 리비(W.F. Libby)에 의해 1949년에 처음 발표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지금까지 고고학연구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절대연대측정법은 다음과 같이 여러 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방사성원소를 이용한 물리학적 방법으로 C14연대측정법(radiocarbon dating), 포타시움·아르곤측정법(K/Ar dating), 피션트랙측정법(fission track dating), 열발광측정법(thermoluminescencs dating) 등이 있다. 둘째, 지질학적 연대를 고고학에 이용하는 지질편년법이다. 특히, 빙하점토층편년법(varve chronology)과 화산회층에 의한 측정법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셋째, 동물상 및 식물상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화분학, 연륜법(dendrochronology) 등이 있다. 넷째, 화학적 방법으로 아미노산측정법(amino acid racemization dating)과 흑요석수화층측정법(obsidian hydration dating)이 있다.

그밖에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강도의 변화를 이용한 고지자기측정법이 있다. 이러한 절대연대측정법의 등장은 고고학에서 불확실하였던 선사시대의 편년을 결정해줌으로써 고고학연구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과거 원자력연구소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시행하다가 중단된 이래 지금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서울대학교에서 연대측정이 실시되고 있고, 열방광측정법도 일찍 알려졌으며 최근에 구체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그리고 고지자기측정법은 부산대 지질학연구실에서 일본측의 도움을 받아 시험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화산회층에 의한 연대측정의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통계적 분석(統計的 分析)은 고고학적 자료의 분석단계에서 전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고고학에서 자료의 증가는 통계적 분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연대측정결과나 유물의 자연과학적 분석의 결과도 통계적인 수치로 표현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통계적인 개념이 필요하다. 고고학에 쓰이는 통계적인 기법에는 상관분석이나 회귀분석과 같이 기술통계학에서 유입된 것과 t-검정, χ2-검정, 분산분석과 같은 추측통계학에서 유입된 것, 그리고 인자분석, 주성분분석과 같이 다변량분석법 등이 있다. 이같이 고고학연구에는 통계학적 기법의 적용뿐만 아니라 통계적인 개념의 활용도 중시되고 있다. 한국고고학에서는 자료 정리에 기술통계학이 일부 이용되고 있으며, 다변량분석법은 유물의 과학적 분석을 통한 시료의 분류에 이용되고 있다.

나아가서 컴퓨터에 의한 분석도 시도되고 있다. 컴퓨터의 사용은 고고학적 자료의 정리뿐만 아니라 분석과정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복잡한 통계적 분석의 경우 컴퓨터의 사용이 필수적이고 그래픽 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복원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리학분야에서 연구된 지리정보체계(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 GIS)는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취락고고학연구에 이용되고 있는데 서울지역 선사유적의 분포연구에 적용한 예가 있다. 한편 최근 활발하게 이용되는 인터넷(Internet)에서는 컴퓨터를 통한 정보의 검색과 제공이 용이하기 때문에 고고학연구에 간접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참고문헌

  • 고고학연구방법론(최몽룡·최성락·신숙정, 서울대출판부, 1998년)
  • Archaeology(R.J.Sharer and W.Ashmore, Mayfield, 1993년)
  • 한국고고학에 있어서 토기의 과학분석에 대한 검토(최몽룡·신숙정, 한국상고사학보 1, 한국상고사학회, 1988년)
  • 한국 초기철기유물의 금속학적 연구(윤동석, 고려대출판부, 1984년)
  • 한국사론 12(국사편찬위원회, 198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