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학적 방법

형식학적 방법

[ 型式學的 方法 , typological method ]

스웨덴의 고고학자 힐데브란트(Hildebrand)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고, 몬텔리우스(Montelius)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상대연대법 중의 하나이다. 몬텔리우스는 북부 유럽의 청동기시대를 연구하면서 진화론적인 현상을 발견하였다. 1885년에 발표한 『청동기시대의 연대결정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였고, 1903년에 출간된 『연구법』 등에서 형식학적 방법의 이론을 완성하였다.

몬텔리우스는 상대연대를 파악하는 데는 층서적인 방법이 사용되나 이 방법만으로는 유물의 상대적인 연대를 설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위해서는 형식학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는 형식을 생물학에서의 ‘종(種)’으로 파악하고, 형식 상호간에 나타나는 내적인 관련관계를 추적하여 종과 같이 1개의 형식이 다른 형식으로 진화되는 상황을 밝혀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형식적인 방법은 2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즉 유물을 형식별로 늘어놓는 단계인 형식학적 배열(型式學的配列, typological series)과 이를 증명하는 검증단계가 있다. 먼저 형식학적 배열은 유물을 일정한 방향, 즉 간단한 형식으로부터 복잡한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북부 유럽의 청동도끼(靑銅斧)를 몬텔우스는 A(편평부), B(돌연부), C(유절부), D(장소켓부), E(단소켓부) 순으로 그 변천을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1개의 계열로 늘어놓은 것을 ‘형식학적 배열’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을 청동도끼 이외에도 검, 안전핀, 그리고 횡대문용기 등에도 모두 적용하였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형식학적 배열이 하나의 시안이요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검증하는 단계로 그는 2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1) 형식학적 흔적기관(型式學的 痕迹器官)의 검증과 (2) 일괄유물(一括遺物)에 의한 검토인 것이다. 첫 번째, 형식학적 흔적기관(型式學的 痕迹器官)에 의한 검증은 형식학적 배열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흔적기관(痕迹器官)이란 생물체에서 보듯이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흔적만 남아 장식화의 의미를 지닌 것이다. 이 검증은 흔적기관을 가진 형식이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형식보다는 형식학적 배열에서 나중에 나오는 형식으로 분류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일괄유물에 의한 검토인데, 일괄유물(一括遺物)이란 동시에 함께 매장된 것을 말한다. 즉 주거지 바닥면이나 고분의 석실 내에서 출토된 유물은 대부분 일괄유물인 것이다. 그러나 횡혈식 석실과 같이 수차에 걸쳐 사용된 무덤의 경우 그 출토 유물은 일괄유물이 아닌 것이다. 몬텔리우스는 일회의 일괄유물일 경우에는 우연성이 높다고 보고 적어도 30회 이상 공존하였을 때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일괄유물에 의한 검토는 2개 이상의 형식학적 배열의 평행성을 유물의 공존관계에 의하여 그 순서가 정확히 검증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청동 안전핀의 형식학적 배열의 A1, B1, .... G1형식과 청동용기의 형식학적 배열 A2, B2, C2, D2형식의 공반상황을 검토했을 때와 같이 2개 이상을 비교하였을 때 서로 오랜 것끼리 결합되고, 또 새로운 것끼리 결합될 때 두 배열은 평행한 관계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그 배열은 잘못된 것이다.

이상과 같이 형식학적 방법의 기본 내용은 19세기 중엽경에 발표된 다아윈(C.Darwin)의 진화론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몬텔리우스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유물도 가장 간단한 원형식(proto-type)에서 복잡한 형식으로 변화되는 현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것을 유물 정리에 대입하였다. 이러한 이론을 기초로 그는 형식학적 배열의 평행관계를 정리하여 북부 유럽의 청동기 시대를 6기로 편년하였다.

이 방법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사용되었으나, 20세기 중반에 들어오면서 차일드(G.Childe)와 클라크(G.Clark)가 이론적인 체계를 비판하였고, 그 결과 유럽에서는 이 방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중요한 상대연대결정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참고문헌

  • 상대년대결정법의 종합고찰(이희준, 영남고고학보 2, 영남고고학회, 1986년)
  • 한국고고학에 있어서 형식학적 방법의 검토(최성락, 한국고고학보 16, 한국고고학회,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