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 放射性炭素年代測定法 , C14 dating ]

방사성탄소(放射性炭素:14C)를 이용한 절대연대측정법의 하나로, 리비(W.F.Libby)에 의해 연구된 기본이론은 다음과 같다. 우주선(cosmic ray)이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질소와 작용하여 14C을 생성시킨다.

14N + n(중성자) → 14C + 1H

생성된 14C은 지구 내의 다른 탄소 동위원소에 비교해서 아주 작은 부분(1/1012)을 차지하고 있다. 이 원소는 대기권속에 들어오면 다른 동위원소와 같이 CO2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생물체는 호홉을 통해 계속적으로 14C를 내뱉고 받아들이므로 대기권 속의 14C 농도와 평행을 이룬다. 한편 대기권 중의 14C는 바다 속으로도 용해되어 들어가므로 해양의 생물체 역시 14C를 흡수하게 된다.

그런데 일단 생물체가 죽으면(나무의 경우 나이테를 형성하고 나면) 호흡을 중지하게 되어 그때부터 14C의 교환이 중단되고 내부에 축적된 14C는 붕괴하면서 그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즉 β선을 방출하면서 14N로 되돌아가게 된다.

14C → 14+N + β-

따라서 잔존하는 14C의 농도를 측정한다면 그 물체의 죽은 연대를 계산해 낼 수 있는 것이다. 14C의 반감기는 1951년에 리비에 의해 5568±30년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뒤 1962년에는 국제회의에서 5730±40년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연대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14C년대의 기준연대(B.P.의 기준연대)를 1950년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은 다음과 같은 가설이 포함된다. 첫째, 활성적 탄소저장고(대기권, 해양, 수권, 유기물질 등)에 있는 탄소원자는 평행상태이다. 둘째, 우주선의 선량률(線量率)은 오랜 시간을 두고 일정하다. 셋째, 활성적인 탄소저장고는 장기간에 어떠한 변동도 없었다.

리비가 처음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발표했을 때, 대기권 내에서 14C농도의 분포가 평형을 이룬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위의 가설이 전부 증명된 것은 아니다. 방사성탄소측정연대와 실연대(實年代)와의 사이에 편차가 생기는 것은 바로 이런 가설에 기인되는 것이다. 이런 편차는 방사성 측정분야에서 고도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그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시료를 측정하는 방법은 지난 30년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 즉 최초의 측정방법은 고체탄소의 방사능을 측정하는 것이었으나, 기체시료측정법, 액체시료측정법 등이 개발되었고 측정가능 연대도 40000-50000년 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최근에는 측정오차를 줄이고 측정가능한 연대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1977년에 처음 소개된 방법으로 지금까지 β선을 측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도로 정밀한 질량분석기(質量分析器)에 의해 원자를 직접 헤아리는 방법이다.

방사성탄소측정연대가 아무리 정확히 측정되었다고 해도 실연대와 오차가 생기는 것은 수천 년에 걸친 14C농도의 변화에서 기인된다. 이 편차를 구하는 연구가 1970년대 이후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리비도 나이테 자료를 이용해 방사성탄소연대를 검증해 보았고 그 결과 실연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주장하면서 다만 고대 이집트 역사자료의 방사성탄소년대가 실연대 보다 낮게 나타남을 시인하고 당시 14C농도가 현재보다 다소 높았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반감기가 새로 5730±40년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 후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애리조나대학, 펜실베이니아대학 등지에서 각각 나이테자료를 바탕으로 C14년대와 실연대 사이와의 차이를 연구하여 그 편차를 수정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시료를 취급하는 방법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에서 가장 주의 깊게 취급해야 할 점이다. 오염된 시료로 측정된 C14년대는 오차가 클 뿐만 아니라, 그 오차의 정도를 전혀 짐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염이 되는 주요원인은 자연발생적인 것과 시료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오염을 최대한 방지하는 바람직한 시료의 채집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료는 주거지에서 출토된 목탄이나 동물뼈, 패층의 패각, 무덤에서의 나무널이나 인골 등과 같이 유적과 직접 관련이 되어야 하고, 채집될 때 확실한 층위나 위치를 가진 것으로서 그 어떤 외부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시료가 적합하다. 둘째, 방사성탄소연대측정시에 필요한 시료의 종류나 양이 연구소나 측정장치에 따라 다르므로 충분히 준비되어야 한다. 셋째, 시료가 채집될 시에는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고 불순물은 핀셋으로 모두 제거하고 바로 플라스틱 용기에 넣고 밀봉하여야 한다. 그밖에 시료를 연구소에 의뢰할 때에는 그 시료에 대한 모든 기록을 동봉하여야 한다.

방사성탄소연대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단순히 한 개의 연대가 한 유적의 절대연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한 의미를 추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여러 학자들은 방사성탄소연대를 다시 통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유적뿐만 아니라 한 시대 혹은 문화기의 절대연대도 많은 수의 방사성탄소년대가 축적된다면 그 시대 혹은 문화기의 상한과 하한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이 측정법의 신빙성에 대한 검토는 계속되고 있고 현재까지의 결론은 다소 제한점이 있으나 후기 구석기시대 이래로 고고학 편년에 절대연대를 제시하는 가장 적합하고 많이 이용되는 연대측정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참고문헌

  • Archaeology(C.Renfrew and P.Bahn, Thames and Hudson, 1991년)
  • 고고학개론(이선복, 이론과 실천, 1988년)
  • 방사성탄소측정연대 문제의 검토(최성락, 한국고고학보 13, 한국고고학회, 1982년)
  • 교양으로서의 고고학(임효재·이종선편, 197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