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

철기

[ 鐵器 ]

철기시대 이후로 사용되었던 철로 만들어진 도구의 총칭으로, 철은 적철광, 황철광과 같은 형태로 세계 각지에 분포해 있는데, 이것을 인류가 도구로 만들어 이용한 것은 석기와 청동기 다음이다. 철을 도구로 사용하는데 필요한 제련기술을 습득하기까지 많은 세월을 보냈는데 이는 철의 제련에 기본적으로 1000℃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철기는 제조기술상으로 보면 주조품(鑄造品)과 단조품(鍛造品) 등이 있다.

철기의 제조법에는 해면철제조법(海綿鐵製造法)과 선철제조법(銑鐵製造法)이 있다. 해면철제조법(海綿鐵製造法)은 철광석과 숯을 섞어 야외 화덕에 넣은 뒤 불을 지펴 800~900℃ 정도의 온도에서 제련하는 것인데, 이렇게 제련된 철은 탄소함유량이 극히 적고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반복해서 단조하여 철을 얇게 펴서 이를 겹쳐 철기를 만든다. 반면, 선철제조법(銑鐵製造法)은 위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철광석을 완전히 녹여 쇳물을 만든 뒤 이것을 거푸집에 부어 주조하는 방법이다. 선철은 탄소함유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단조가 불가능한데 이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재차 가열하여 연성주철을 얻는다.

철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B.C. 2000년대 초반경이나 본격적으로 철기를 만든 것은 B.C. 1400년경의 히타이트(Hittite)왕국 때이다. 그리고 유럽지역에서는 B.C. 10세기경부터 철기가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는 은대(殷代)에 일부 철기가 사용되었다고 하나 주조의 철제 농기구가 등장한 것은 춘추시대(春秋時代) 후반부터이고, 단조의 무기가 만들어진 것은 전국시대(戰國時代)에 들어온 이후였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전국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에 철기가 북부지역에 유입되기 시작하였으며 한국 전역으로의 파급은 이보다 늦은 B.C. 2세기 말경이다. 한국도 초기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주조품도 있지만, 단조품이 주류를 이루다가 후기에는 점차 주조품이 많아진다.

철기의 종류는 그 용도에 따라 농공구, 무기, 차마구 등으로 분류된다. 농공구(農工具)에는 칼(刀), 도끼(斧), 끌(鑿), 낚시(釣), 송곳, 가래(鋤), 괭이(초), 반달칼(半月形刀), 낫(鎌) 등이 있다. 농공구 중 도끼는 제조법에 따라 단조의 도끼와 주조의 도끼로 나눈다. 단조의 도끼는 임의로 두드려 제작한 것으로 도끼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주조의 도끼는 처음부터 주형을 이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철기시대 초기에 일부 나타나고 있다. 그밖에 의창 다호리 유적에서 자루와 함께 출토된 판상쇠도끼가 있는데, 도끼나 자귀(手斧)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중에는 철의 소재인 덩이쇠(鐵鋌)의 구실을 한 것이 많다.

무기(武器)에는 공격용 무기와 방어용 무기가 있다. 공격용 무기에는 검(劍), 창(矛), 꺽창(戈), 민고리자루칼(素環頭刀), 화살(鏃) 등이 있으며 삼국시대에 접어들면서 발달된 무기로는 고리자루큰칼(環頭大刀), 극(戟), 화살대(弩機) 등이 있다. 검에는 유경식과 무경식이 있고, 유경식은 단경식과 장경식으로 나누어진다. 대체로 장경식은 단경식보다 늦게 나타난다.

방어용 무기에는 갑옷과 투구가 있다. 갑옷은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든 옷으로, 따로따로 주조된 철판을 결합하여 만든 판갑옷(短甲)과 작은 비늘을 가죽이나 천에 덧대어 만든 비늘갑옷(札甲)이 있다. 투구는 머리에 쓰는 것으로 차양이 있는 것과 차양이 없는 것이 있으며, 차양이 없으나 반구형의 장식이 얹혀 있는 형식 등이 있다. 이외에도 방어용으로는 정강이가리개, 목가리개, 말얼굴가리개 등이 있다. 그밖에 차축두(車軸頭), 재갈 등의 차마구(車馬具)와 용기인 동복(銅鍑)이 있다..

①끌 ② ④괭이 ③도끼 ⑤반월형철도(半月刑鐵刀) ⑥낫 ⑦철사(鐵鍦) ⑧수레부속 ⑨칼(刀子) ⑩창(矛) ⑪칼(劍) ⑫화살촉 ⑬창(矛) ⑭솥(복) 각종 철기류

①끌 ② ④괭이 ③도끼 ⑤반월형철도(半月刑鐵刀) ⑥낫 ⑦철사(鐵鍦) ⑧수레부속 ⑨칼(刀子) ⑩창(矛) ⑪칼(劍) ⑫화살촉 ⑬창(矛) ⑭솥(복) 각종 철기류

철기가 보급되면서 삼림의 개간이나 농경이 대규모화하는 등 농업의 발전을 가져왔고, 철을 다루는 전문집단이 등장하였다. 또한 철로 만든 무기는 대규모의 전쟁을 가능하게 하였고, 고대국가의 형성과 성장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철기시대(한국사 3, 국사편찬위원회, 1998년)
  • 原三國時代文物展(慶北大學校博物館, 1990년)
  • 韓國考古學槪說(金元龍, 一志社, 1986년)
  • 國立中央博物館(國立中央博物館, 1986년)
  • 韓國初期鐵器遺物의 金屬學的硏究(尹東錫, 高麗大學校出版部, 1985년)
  • 韓國考古學美術史要解(國立博物館, 198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