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배열법

순서배열법

[ 順序配列法 , seriation ]

19세기말 영국의 페트리(W.M.Flinders Petrie)에 의해 사용된 계기연대법(繼起年代法)에 기원을 둔 상대연대법의 하나이다. 이 방법은 주로 미국에서 연구되었는데 1930년대에 빈도순서배열법(頻度順序配列法)이 등장하였고, 그 후 발생순서배열법(發生順序配列法)도 확립되었다. 1960년대에는 이 방법에 통계적 처리방법이 개발되고 더불어 컴퓨터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이 방법의 내용은 인간이 제작하여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물건(고고학에서는 유물, 형식)은 어느 시점에서 나타나 점차 그 유행도가 증가하여 일단 최고조에 달한 후 다시 감퇴하여 결국 사라지는 변천과정을 겪게 마련이다. 이것은 ‘빈도법칙(頻度法則, frequency law)’이라 부를 수 있는데 2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즉, 각 형식의 유행을 양적인 변천과정을 통하여 보여주며, 동시에 질적인 면에서 그 유행이 일정기간 지속됨을 나타내준다. 그리고 양자의 공통된 측면으로서 각 형식의 유행기간이 중첩됨을 들 수 있다.

순서배열법에는 2가지 모형이 있다. 그 하나는 각 편년단위들이 가진 속성 또는 형식의 존재 여부를 비교하는 발생(occurrence)순서배열법이고, 다른 하나는 각 편년단위들이 가진 여러 속성 또는 형식의 구성빈도를 기준으로 배열하는 빈도(frequency)순서배열법이다.

먼저 발생순서배열법(發生順序配列法)이 가진 한 가지 원리는 편년단위들을 배열하였을 때, 편년적으로 의미 있는 속성 또는 형식들이 각기 연속적인 분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통계적 기법을 써서 배열할 때에는 임의의 두 단위 간에 1 또는 0이 공통되는 정도가 많을수록 가까이 놓는 식으로 배열하게 된다.

다음 빈도순서배열법(頻度順序配列法)은 발생순서배열법의 각 속성(형식) 연속분포상태 원리 외에 단위별 각 속성(형식) 구성빈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함형태로 단순하게 증감되도록 배열하는 원리를 가진다. 즉 모형에 부합되도록 배열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각 단위는 기준 형식(속성)의 구성빈도로 표시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빈도순서 배열법이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모형에 부합되도록 배열이 되었다 하더라도 위쪽 또는 아래쪽 중 어느 것이 이르고 늦은지를 자체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순서배열법의 특징이자 하나의 제한점이다. 당연히 그 때에는 층서적인 근거 등에 의존하게 되며 이 점에서도 순서 배열법이 형식학적 방법과 다르다.

이 방법은 편년단위(유물과 유적, 유물복합체, 문화)와 편년기준(각각의 편년단위에 대하여 속성, 속성이나 형식, 속성이나 형식과 형식복합체)이 명확히 설정되고 명시적인 절차를 거치는 가장 합리적인 상대편년 법이기 때문에 아직 한국고고학에 응용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편년에 많이 응용될 것이다.

참고문헌

  • 상대년대결정법의 종합고찰(이희준, 영남고고학보 2, 영남고고학회, 1986년)
  • 형식학적 방법의 문제점과 순서배열법의 검토(이희준, 한국고고학보 14·15, 한국고고학회, 198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