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구분

옥석구분

(옥 옥, 돌 석, 함께 구, 불태울 분)

[ 玉石俱焚 ]

요약 옥과 돌이 함께 불에 탄다.
즉 구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사라짐.

우리 고전 소설 가운데 《조웅전》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영웅 소설이자 국문소설이죠. 그 가운데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너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형산에 불이 나면 옥과 돌이 함께 타는 안타까움이 있거늘, 이제 국가가 불행하게 되면 너의 원수들이 너를 죄없다 하고 그냥 두겠느냐? 아이의 소견이 저토록 예사롭거늘 어찌 마음 놓고 믿으리오.”

조웅이 소인배들이 설쳐대는 조정에서 뜻을 펼치려 하자 그의 어머니께서 걱정하면서 한 말이죠. 물론 조웅은 이러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일을 당하여 근심을 깊이 하면 애가 타서 백 가지 일이 다 불리하옵니다. 이 때문에 죽은 곳에 떨어진 이후에도 살아날 길이 있고 망할 곳에 팽개쳐진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하였으니 우린들 하늘이 설마 무심하겠습니까?”

조심할 것은, ‘옥석(玉石)을 구분(區分)해야 한다(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말과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이는 옳은 것과 그른 것, 살려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려야 한다는 표현이니까 옥석구분과 뜻이 전혀 다릅니다.
한편 비슷한 표현으로 옥석혼효(玉石混淆)란 말이 있습니다. 혼효(混淆)는 마구 섞인다는 뜻이죠. 그래서 귀한 것과 흔한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취해야 할 것과 버릴 것이 섞여 있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