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큰무덤

강서큰무덤은 사신도를 그린 외방무덤으로서 강서중무덤과 함께 후기의 고구려벽화무덤을 대표하는 유적의 하나이다. 무덤무지는 진흙과 석회를 번갈아다져서 방대형으로 쌓아올렸다. 무덤은 잘 다듬은 화강석판돌로 만들었는데 널길과 널방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방향은 남향이다.

널길은 널방남벽중앙에 냈다. 널방 입구에는 두짝문을 달았던 문확자리가 남아 있다. 널방은 정방형으로 생겼으며 천장은 평행삼각고임식이다. 바닥에는 두 장의 잘 다듬은 판돌을 깔고 굽도리돌을 댔다. 그리고 정교하게 만든 화강앞판돌관대 2개를 동서 양쪽에 나란히 놓았다. 널방의 벽면은 길쭉한 판돌 두석장을 수직으로 포개서 쌓되 윗부분은 안으로 기울어지게 다듬었고 여기에 맞추어 네 구석에는 5각형의 구석돌을 끼어 넣어 모를 죽였다. 또한 천장 매 단의 고임돌 역시 휘임과 기울임을 주었다. 이것은 무덤 안이 직선과 평면만으로 이루어질 때 조성되는 딱딱한 느낌을 덜기 위한 고려에서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이 강서큰무덤은 당시로서는 높은 과학기술적 계산에 기초한 치밀한 설계와 능숙한 시공, 세련된 돌다듬 기술에 의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석조예술품이다. 벽화는 돌벽 위에 그리되 벽면에는 사신을, 천장에는 연꽃무늬 · 인동넝쿨무늬 · 구름무늬 · 산수 · 기린 · 봉황 · 비어 · 비천 · 신선 · 천인 · 황룡 등을 배치하였다. 벽화에는 붉은색, 검은색, 흰색, 초록색, 보라색, 노란색, 밤색 등 다양한 색을 썼다. 그림은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을 칠한 다음 먹선으로 테두리를 치고 세부를 다듬어서 완성하였다.

벽화 중에서 잘된 것은 청룡도와 현무도이다. 동벽의 청룡도는 날아가는 청룡의 기운찬 모습을 힘 있고 생동하게 잘 나타냈다. 넓은 벽면을 가득 채운 짜인 구도, 용의 앞부분을 뒷부분 보다 크게 강조하여 힘의 중심을 앞으로 걸리게 하면서 머리, 가슴 꼬리에 맹수의 특징을 강조한 기발한 착상, 단필붓질법의 재치있는 솜씨로 하여 청룡은 살아있는 맹수의 느낌을 자아낸다. 북벽의 현무도는 달리는 거북이의 몸을 뱀이 휘감고 도는 것인데 유연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훌륭한 구도와 세련된 필치로 하여 이 그림은 거북이와 뱀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한 운동감은 물론 짐승들의 고유한 질감까지 잘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