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말아넣는 TV(?)

주머니에 말아넣는 TV(?)

주제 재료(금속/소재)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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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아버지는 언제나 그렇듯 신문을 보고 계신다. 어깨 너머로 본 신문에는 어제 있었던 축구경기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던 장면이 재생되고 있다. 전자종이로 만들어진 신문은 동영상을 볼 수 있고, 텍스트의 양에 제한이 없으면서도 종이의 친근한 느낌은 그대로 살아 있어서 나이 드신 분들에게 특히 인기다.

어머니는 식사 준비에 앞서 식탁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 식탁 위에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오늘의 추천 식단이 재생됐다. 그 중에서 몇 가지 영상을 고른 후 아버지에게 ‘어떤 걸로 드실래요?’라고 물으신다.

나는 외출 준비를 위해 옷을 갈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내가 고른 옷이 오늘 날씨에 적합한 지 거울에 내장된 컴퓨터가 빠르게 확인하고 있다. 오늘 차림에 어울리는 가방과 구두 영상도 거울 위로 흐른다. 이미 등록된 액세서리 중 오늘 차림에 어울리는 것을 거울에 내장된 컴퓨터가 추천해 주는 것이다. 전자종이로 만들어진 신문, 3차원 입체 영상을 송출하는 탁자, 정보 저장과 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거울 등은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의 사례다.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인간이 볼 수 있도록 화면으로 구현해 주는 영상표시장치로 정보통신시대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더 얇고 더 가볍고 휴대가 가능하면서도 고성능인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이 경주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1897년 독일 스트라스버그대학의 카를 페르디난트 브라운(Karl F. Brown)이 음극선관을 이용한 브라운관(CRT; Cathod Ray Tube)을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된 디스플레이 기술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 전자총을 사용하는 저가격의 브라운관(CRT) 방식은 이미 완전 성숙 단계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경박(輕薄) 고화질의 평판디스플레이(FPD)가 대세다. 큰 사이즈에 생생하고 사실 같은 화면, 가벼우면서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TFT(thin film transistor) LCD, PDP(Plasma Display Panel), 유기 EL 등이 그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두께의 한계를 벗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미 세계 최대 투과형 5인치 플라스틱 TFT-LCD(초박막 액정표시 장치) 기술 구현에 성공했기 때문.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2007년 경에는 깨지지 않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플라스틱은 기존 유리 제품과 달리 깨질 위험이 없고 휘어지기 쉽기 때문에 외곽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평판 디스플레이의 차세대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전용 안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360도 어디에서라도 영상을 볼 수 있는 고효율 3D(입체) 디스플레이 장치도 이미 등장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홀로그래피 기술과 달리, 리얼타임에 화상을 투영 할 수 있기 때문에, 입체 영상의 ‘생중계가 가능해 실사 영상을 원격지에 보내는 것도 할 수 있다. 특수한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공중에 떠올라 있는 것 같은 입체 영상을 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패널 디스플레이는 브라운관의 시대를 뒤로 하고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구부리는 TV 혹은 컴퓨터’는 쉽게 상상하고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헬멧이나 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는 입는 디스플레이(Wearable Display), 목걸이용 액세서리로 활용할 수 있는 패션 디스플레이(Fashion Display) 등등 디스플레이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실물과 같은 크기, 사실적인 화면에 떨어뜨려도 깨지거나 손상될 위험이 없고 전원을 꺼도 영상이 살아 있다면 이 얼마나 꿈 같은 일인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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