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따가워~ 정전기야 저리가!!

앗 따가워~ 정전기야 저리가!!

주제 물리학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4-12-10
원본보기
앗 따가워~ 정전기야 저리가!! 본문 이미지 1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찌릿’하는 느낌 때문에 멈칫했던 일을 누구나 경험해봤을 것이다. 만화라면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 쓸 법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요즘 같은 겨울철엔 정전기를 애정의 증거로 느끼기는 곤란하다. 생활에 작은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머리를 빗다가 머리카락이 들러붙어 번쩍 서버리거나 옷 자락이 휘감겨 올라가는 일, 자동차 문을 열려는 순간 등 생활 곳곳에서 정전기를 경험할 수 있다. 겨울철이면 특히 기승을 부리는 정전기는 왜 생기는 것일까?

정전기는 물체가 마찰할 때 발생하는 마찰 전기의 일종이다. 모든 물체는 원자로 구성되는데, 이 원자는 다시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진다. 원자핵은 (+)전하, 전자는 (-)전하를 가지고 있는데 한 물체가 지닌 (+)전하와 (-)전하의 양이 동일하기 때문에 보통의 물체는 전기적 성질을 띠지 않는다. 하지만 (-)전하 중에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것이 있어 다른 물체와의 접촉이나 마찰을 통해 (-)전하가 상대 물체로 옮겨갈 수 있다. 이럴 경우, 한쪽 물체는 (+)전하를 띠고 다른 물체는 (-)전하를 띠게 되어 (+)(-) 전하가 서로 끌어당기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빗에 머리카락이 들러 붙거나 스커트와 스타킹이 들러 붙는 정전기는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것이다. 정전기의 발생은 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조한 날에 특히 정전기 현상이 심하다. 공기 중의 수증기는 전기 친화성 물질이어서 습도가 높은 날에는 수증기가 전기적 성질을 중화 시키기 때문에 정전기 발생이 적어지지만, 건조한 날에는 공기 중에 흡수 되지 못하고 모여있다가 적절한 유도체를 만나면 한꺼번에 방전되기 때문이다.

정전기의 전압은 보통 수천~수만 볼트(V)라고 알려졌는데, 일반 가정용 전기의 전압이 110V, 220V인 것을 생각하면 정전기의 전압은 굉장히 높다. 하지만 정전기에 감전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정전기는 전압은 높지만,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은 거의 없다. 정전기는 그 이름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전기(靜電氣)’인 것이다.

감전의 위험은 없지만 정전기로 인한 피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전기 자체에 감전될 위험은 없지만 미세한 전기 기기의 경우 회로에 정전기가 일면 오작동할 우려가 있다. 또 순간 전압이 높기 때문에 정전기로 인해 일어난 불꽃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져 피부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정전기가 언제나 나쁘고 귀찮은 것만은 아니다. 정전기가 생활에서 아주 편리하게 쓰이는 경우도 있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랩은 정전기의 특성을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 중 하나다. 돌돌 말려 있는 부분이 떨어지면서 정전기를 발생시켜 물건에 달라붙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공기 청정기나 전기 집진기, 복사기, 잉크젯 프린트, 정전기 도장 등 우리 주변에는 정전기를 이용한 제품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운 눈으로 보려고 해도 타닥거리는 정전기의 느낌을 좋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정전기를 줄이려면, 건조한 계절에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합성섬유 대신 천연섬유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정전기가 자주 일어나는 문고리 등에는 천연섬유로 덮개를 씌우면 한결 정전기를 덜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적절한 습도조절 및 지혜로운 생활습관을 통해 정전기 없는 겨울나기를 해보자.

  • 과학향기 편집부

연관목차

1249/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