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유리 잘 보이게 해 줄게

불투명한 유리 잘 보이게 해 줄게

주제 재료(금속/소재)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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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단 한번의 탈옥도 허용하지 않았던 전설적인 감옥 알카트라즈는 더 록(The Rock)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하다. 이곳을 배경으로 한 동명의 영화에서 유일한 탈옥수인 메이슨(숀 코너리 분)이 심문을 받는 취조실에서 정면 유리창을 깨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유리창은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만,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특수한 유리다.

보통 유리라고 하면 우리는 투명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특수유리는 어떻게 만들까? 유리는 수정성분인 실리카(SiO2, 산화규소: 모래의 주성분)를 탄산나트륨(Na2CO3, 소다회) 및 탄산칼슘(CaCO3, 석회석)과 섞어 높은 온도로 가열해 만든 것을 말한다.

유리는 빛의 반사도가 상당히 낮아 반대편에 있는 사물을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반대로 불투명 유리는 빛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거나 또는 빛을 난반사 시키는 방법으로 불투명하게 만든다. 불투명한 유리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첫째로 빛의 밝기 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선글라스나 코팅 유리(일명 썬팅 유리)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는 두 장의 유리를 겹치거나 아니면 그 사이에 일종의 필름(막)을 삽입해서 통과하는 빛의 양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는 실제로 빛의 밝기 차를 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두운 밤을 상상해 보자. 밝은 실내에서는 밖이 잘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밝은 실내가 잘 보인다. 결국 실내와 실외의 공간이 일종의 막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 방법으로 빛의 굴절현상을 이용한 방식이다.

유리의 한쪽 표면에 분모래 등의 연마재를 써서 작은 요철을 만들거나, 또는 규산염 유리를 가장 잘 부식 시키는 분말 불화 수소산 등을 뿜어서 빛의 분산이나 반사를 크게 하면 반대편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특수한 유리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유리는 빛의 진행 방향이 거의 변화하지 않아서 반대편이 잘 보이지만, 요철이 생긴 위와 같은 불투명 유리에서는 빛이 난반사되기 때문에 반대편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한 TV 프로에서 이런 불투명한 유리의 표면에 셀로판지나 물방울을 떨어뜨려 투명한 유리로 만드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셀로판지의 접착성분이나 물방울의 입자가 불투명한 유리의 요철을 평평하게 만들어 빛의 분산이나 반사를 작게 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고분자 물질의 전기적 성질을 이용한 방식이다.

이것의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영국에 있다고 하는 투명한 화장실이다. "영국 사람들은 참 특이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일(?)이 진행되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고분자(편광물질)를 넣어서 전기를 주면 한쪽 방향으로 고분자가 배열하여 투명하게 되고, 전기가 없을 때는 무질서하게 배열되어 불투명해 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흔히 우리가 많이 보는 LCD(Liquid Crystal Display)의 원리를 사용한 것이라 보면 된다. 이런 유리의 특징은 안과 밖이 모두 불투명해 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리는 투명하다라고 생각되지만, 이제는 각종 다양한 조건에 따라 투명과 불투명으로 변하곤 한다.

그럼 앞으로 유리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미래에는 상황에 따라서 유리가 TV 화면과 같이 디스플레이도 되기도 하고 거울로 변하기도 하며 일반 유리와 같이 투명하게 되는 그런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나올지도 모른다.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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