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기록이 보인다

세계 신기록이 보인다

스포츠 과학

주제 재료(금속/소재)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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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
과학 기술의 힘을 빌어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계발한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무한한 능력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스포츠. 이 스포츠와 과학이 만나 스포츠의 과학화가 시작되었고 이 스포츠 과학의 진보는 인간의 한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스포츠 마케팅이 스포츠 과학을 낳았다!
대충 점퍼하나만 걸쳐 놓으면 영락없는 옆집아저씨(?)처럼도 보이는 우리의 이봉주 선수. 그러나 그가 신고 달리는 운동화 한 켤레 값은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보다도 비싸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 비싼 운동화를 만들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바로 스포츠 마케팅이다.

기업이 스포츠마케팅에 눈을 뜨면서 결과적으로 스포츠의 과학화는 한층 더 가속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갑작스런 암 판정으로 모든 게 끝난 것 같던 25세의 싸이클 스타, 암스트롱. 그러나 그는 신기록을 쏟아내며 화려하게 부활했었다. 생존률 50%인 암을 극복한 그의 불굴의 의지와 더불어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그가 탄 자전거였다. 초경량 탄소섬유로 만들어졌고,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공기역학핀이 뒷바퀴 쪽으로 뻗도록 디자인됐으며, 몸에 맞춰 설계된 알미늄 핸들에는 심박수와 자전거의 속도 그리고 고도와 온도 등을 제공하는 컴퓨터도 달려 있다. 이런 최첨단의 기술이 바로 암스트롱 신화의 또 다른 주역이었다.

이외에도 육상의 숨쉬는 운동화, 수영의 전신 수영복, 테니스의 헤드 스포츠 AG 라켓 등, 올림픽이 열리면 수많은 첨단의 장비와 용품들이 새로이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불과 0.00···초의 기록 단축을 위해 엄청난 자본을 쏟아 부어 탄생시킨 이 제품들이 결국 스포츠 과학의 빛나는 현주소이고 인간의 한계를 한층 높여주는 긍지가 되고 있다.

과학의 결정체로까지 불리는 것이 바로 스포츠화다. 단순히 가볍고 충격흡수력이 좋은 것을 넘어서 각 종목의 특징에 맞게 세밀하게 제작된 신발은 선수들의 기록 단축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단거리 선수들이 주로 신는 스파이크화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강화 플라스틱을 밑창으로 사용해 선수들의 추진력을 강화시켰으며, 마라톤화는 ‘정글과 같은 상태’의 신발내부에 공기가 자유롭게 흘러 들어가 습기를 배출하고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숨쉬는 소재 기술력을 집약해 특수 제작되었다. 땀 흡수력이 좋아진 만큼 선수들의 불쾌감은 줄어들고 경기력은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농구화는 점프가 많은 경기 특성을 고려해 발목을 감싸는 것에 기술력을 집중해 발목 충격을 완화시켰고, 발 앞쪽과 뒤꿈치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축구용 신발은 그 부분에 특히 쿠션을 강화해 충격흡수를 돕도록 제작됐다. 과학적 기반을 토대로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된 각각의 기능화들이다.

과학의 접목은 수영의 전신 수영복에서 절정에 달한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 수영의 33개 금메달 가운데 25개가 전신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차지였다. 상어 비늘의 원리에다 비행기 운동역학까지 접목해 제작된 이 전신수영복이야 말로 과학의 승리요 과학스포츠의 개가라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 정교하게 제작된 수영복은 비록 입는데 10분이 넘게 걸리고 도와주는 사람도 네 명이나 필요하며 효율성 문제로 2-3회 착용하고는 매 경기마다 갈아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지언정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여 기록을 단축하는 데는 일등공신임에 분명하다.

범국민적 스포츠가 된 축구에도 과학은 숨어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고 나오는 유니폼은 무게가 불과 155g에 불과하여 입은 듯 안 입은 듯(?) 말그대로 깃털처럼 부드럽고 가볍다. 이 쾌적한 착용감에 열과 수분을 빠르게 배출하는 신소재가 결합되면서 지친 선수들의 불쾌감을 최소화하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경기를 보다 보면 가끔 선수들이 콧잔등에 테잎을 붙이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콧살을 양쪽으로 살짝 당겨주어 숨쉬는 것을 한결 편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물리치료 요법으로 임상에서는 흔히 쓰이는 치료적 테이핑 기술이다.

과학적 분석 없이는 신기록도 없다!
‘인간어뢰’로 불리는 호주의 수영선수 이안 소프(Ian james thorpe)는 기존 선수들과 달리 발차기는 보통선수의 3배를 쓰면서 팔 동작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팔을 곧게 풍차처럼 회전하는 것이 바로 인체역학을 이용한 신기술인데 그는 이 기술로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단순히 손발을 모두 버둥대며 물을 가로질러 누가 먼저 결승점에 골인하느냐 하는 결과적 차원을 넘어선, 근본적 원리를 파헤쳐 승리를 일궈낸, 단연 돋보이는 개가중의 개가이다.

그 외,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도 종목별로 방식이 모두 다른데, 무작정 근력을 키우지 않고 자신의 종목에 맞게 근육을 조절하는 것 역시 과학체육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100m 달리기 선수들은 하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으로써 육체미 선수와 같은 우람한 근육을 만드는데, 지구력은 부족하지만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내기 위함이다. 반면 마라톤 선수들은 조깅 같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지구력이 강한 근육을 계발하는데 이는 크기가 줄어들면서 좀 더 오랫동안 수축과 이완을 지속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스포츠에서 인간의 한계만을 시험대에 올려 지켜보던 시대는 갔다. 기업과 선수들은 신기술의 집약체인 새로운 운동용품들을 선보이고 또 전세계인들은 그것들의 위대한(?) 성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스포츠를 두 배 즐긴다. 세계인이 2006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요즈음 독일 월드컵에서는 어떤 과학이 스포츠와 만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게 될 지 새삼 기대된다.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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