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필요 없는 확성기

전기가 필요 없는 확성기

주제 통신
칼럼 분류 실험기사
칼럼 작성일 200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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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필요 없는 확성기 본문 이미지 1

“계란이 왔어요~ 계란이! 값싸고 싱싱한 계란이 왔어요~~!!”
“아이참,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네!”
“방에서 조용하게 있는다 했더니, 우리 현민이 낮잠을 자고 있었구나?”

“네··· 밤에 늦게까지 축구경기를 봤더니 너무 졸려요. 그런데 뭐가 이렇게 시끄러운 거예요?”
“아, 계란 아저씨가 왔나보다.”
“저 계란 아저씨 목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거예요?”
“계란 아저씨 목소리가 큰 게 아니고, 확성기를 사용하는 거지.”

“확성기요?”
“그래. 목소리를 크게 들리게 하는 장치 말이야.”
“아, 그거 본 적 있어요. 나팔같이 생긴 거 말이죠?”
“그래, 그거.”

“엄마, 그런데 확성기는 어떻게 목소리를 크게 들리게 해 주는 거예요?”
“확성기 속에는 음성 코일이라는 게 들어있단다. 그 코일이 진동판을 진동시키면 진동판과 접촉되어 있던 공기가 진동되면서 소리가 나는 거야. 소리란 게 원래 파동인데, 확성기 속에 들어있는 진동판이 원래의 소리보다 더 큰 파동을 만들어 주는 거지.”

“파동이요? 그게 뭐예요?”
“잔잔한 물 속에 돌멩이를 던져본 적 있지? 돌멩이를 던졌을 때 그 돌멩이가 빠진 곳 주위를 중심으로 물결이 퍼져나가던 거 기억나니? 그거랑 비슷한 거야. 돌멩이가 물을 진동시키는데, 그 진동이 돌멩이 던진 곳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물을 통해 멀리까지 전달되는 거지. 그런 현상이 파동이란다. 돌멩이가 물을 진동시켜 퍼져나가듯이 소리는 공기를 진동시켜서 퍼져나가는 거야. 그래서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렇구나.”
“확성기는 소리가 내는 진동의 폭을 더 크게 만들어주는 거야. 그래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리게 해 주는 거지. 이리 와 봐. 어차피 잠도 깼는데 엄마랑 재밌는 거 한번 만들어 보자.”

[실험방법]
준비물 : 종이컵(보통크기의 음료수용) 2개, 0.5리터 PET병, 칼, 용수철

1. 종이컵이 절반정도 들어가 걸쳐지도록 PET 병의 양끝을 자른다.
- PET 병을 자를 때 손의 힘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갑자기 쭈욱 짖어지면서 칼에 손을 다치게 되므로 특히 주의. PET병의 양끝을 너무 많이 자르면 입구가 커져서 종이컵이 빠질 수가 있다. 조금만 자른다.

2. 종이컵의 바닥에 용수철을 끼울 수 있게 칼로 자른다.
- 용수철 고리의 지름만큼만 잘라야 빠지지 않고 고정이 잘 된다.

3. 한 개의 종이컵에 용수철을 단다.
- 용수철 고리를 종이컵에 끼운 후 빠지지 않도록 갈라진 방향과 십자 모양이 되도록 고리를 돌린다.

4. 용수철이 달린 종이컵을 PET 병에 넣는다.

5. 다른 종이컵에 용수철을 잡아당겨 끼운 후 병에 넣으면 완성

6. 크기가 다른 PET 병과 용수철을 이용하여 같은 방법으로 만들면 소리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전기가 필요 없는 확성기 본문 이미지 2

“아~! 아~! 아~! 이야 정말 소리가 울리는 것처럼 크게 나요.”
“그렇지? 우리가 소리를 내면 그 소리가 컵 속의 공기를 진동시키는데, 그 때 컵에 연결돼 있는 용수철도 진동하게 되는 거야. 용수철이 압축되었다가 팽창되었다가 하는 진동이 소리의 진동하고 만나게 되는 거지.”

“파동이 만나면 소리가 커지는 건가요?”
“다 그렇지는 않아. 더 커지기도 하고 어떨 때는 더 작아지기도 한단다. 어떤 두 파동이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면 겹쳐지면서 폭이 더 커지고, 만약 다른 방향으로 만나게 되면 서로 방해를 해서 폭이 더 작아지는 거란다. 소리는 진행 방향과 파동의 방향이 같은 종파1)이기 때문에 용수철도 소리가 진행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게 되지. 이렇게 소리가 일으키는 파동하고 용수철이 진동되면서 만들어지는 파동이 진행방향이 같아서 폭이 더 큰 파장을 만드는 거지. 또 용수철이 길면 진동의 세기(진폭)도 커지기 때문에 더 크게 들린단다.”

“그런데 엄마, 입 앞에 손을 모아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종이를 동그랗게 말아서 대고 얘기하면 더 크게 들리기도 하잖아요? 그것도 이런 확성기와 같은 원리인가요?”
“아니지. 이 확성기는 중간에 소리의 파장을 크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첨가된 거잖니. 스피커도 같은 원리야. 하지만 네가 말한 손나팔이나 종이나팔 같은 건 단순히 소리가 분산되는 것을 막아서 곧장 앞으로 나가게 해서 소리가 더 크게 멀리까지 들리게 해 주는 거란다.”

“그렇구나. 어쨌든 오늘 계란 아저씨 덕에 좋은 걸 만들게 되었네요. 진작 만들었으면 더 열심히 응원할 수 있었는데··· 그럼 우리나라가 16강 가는 건 문제없었을 텐데 너무 아쉬워요~~”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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