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봉주르 라이프, 탄수화물을 섭취하라!

음 봉주르 라이프, 탄수화물을 섭취하라!

주제 보건/의료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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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릴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인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인 초원이의 생각을 대변하는 말이다. 영화의 내용이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몇 년 전 부터 불기 시작한 마라톤의 열풍도 영화 흥행의 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올해만 총 278개의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국민들의 달리기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 경기이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거리를 뛸 수 있는 인체의 에너지원은 무엇일까? 마라톤은 우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달리기 경기 중의 하나이다. 사람이 마라톤과 같이 장거리의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강한 지구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정신력이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반면, 지구력은 인간의 근육 발달 정도와 능력에 달려 있다 따라서 근육을 잘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원이 인체에 많으면 많을수록 마라토너의 달리기 능력은 향상된다고 할 수 있다.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주된 에너지원은 글리코겐(Glycogen)이다.

글리코겐은 인체가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체내에 생성, 축적 된다. 탄수화물(炭水化物, Carbohydrate)이란 세포의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공급원이 되는 물질로 ‘탄소(Carbon)’와 ‘물이 결합된 화합물(Hydrate)’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인체가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면 아밀라아제에 의해 엿당(Maltose)으로 분해되고, 이 엿당이 말타아제에 의해 글루코오스(포도당, Glucose)로 변환된다. 이 글루코소스의 중합체가 바로 글리코겐이다.

따라서 탄수화물 섭취가 마라토너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마라톤 전문 용어 중 카보로딩(Carbo-Loading)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장거리를 달리는 마라토너의 체내에 글리코겐을 다량으로 축적하기 위한 일종의 탄수화물 비축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보다는 인체가 탄수화물 즉, 근육의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을 최적으로 축적하기 위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마라토너들은 대회 1주일 전에 체내에 있는 글리코겐을 전부 소진해 버린다. 그리고 대회 3일 전까지는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다가, 그 후 3일간 집중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면, 인체는 그 이전에 비해 체내에 글리코겐을 더 많이 축적한다고 한다. 이는 지방의 섭취를 줄이면, 오히려 그 전보다 체내에 축적되는 지방의 양이 늘어나는 것과 유사하다.

아시안게임 2연패 및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인 국민적인 영웅, 이봉주 선수의 예를 들어 보자. 대회 일주일 전까지는 일반식사와 스테미너식 위주로 식단을 잡는다. 그리고 대회 3일 전까지는 밥을 먹지 않고 대신 세 끼를 고기만 먹는다. 그리고 대회전 3일간은 지방과 단백질의 공급을 끊고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차려, 체내에 축적되는 글리코겐의 양을 최대화하여 대회에서 최상의 신체 컨디션을 끌어 낼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마라토너에게 탄수화물 섭취와 더불어 수분과 무기질 섭취 또한 중요하다. 달리기를 할 때 인체에서는 많은 양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무기질(철분)은 혈액 내에서 산소 운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제 바야흐로 마라톤의 계절이 왔다. 그러나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한 법이다. 그리고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이듯 무작정 풀 코스를 도전하기 보다는 간단한 조깅부터 시작해서 단계별로 거리를 늘려 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다. ‘Kisit의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도 올 봄에는 ‘초원이’처럼 ‘말아톤’에 도전해 보기를 기원해 본다.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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