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결정은 언제나 육각형?

눈의 결정은 언제나 육각형?

주제 지구과학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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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봄의 꽃도, 여름의 녹음도, 가을의 낙엽도 없다. 매서운 바람뿐이다. 그러나 자연은 공평하게도 이 계절을 위해 지상 최고의 낭만을 남겨두었다. 겨울에는 눈이 있다. 눈은 도시며 산이며 들 어디든 동화 속 환상의 나라로 바꿔버리는 마법 같은 힘을 가졌다. 꿈과 낭만의 상징인 눈에 감춰진 자연의 비밀은 무엇일까?

눈은 구름 속에 있던 물방울들이 얼어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다. 처음엔 조그만 얼음 결정으로 형성되지만, 바람을 따라 구름 사이를 떠다니면서 다른 수증기와 결합해 점점 크기를 키워 눈송이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진다.

눈 결정은 부채살을 펼쳐놓은 듯한 판형, 별 모양, 기둥형, 바늘형, 나뭇가지형, 장구형 등을 기본 꼴로 나타나지만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는 사람의 지문처럼 다양하게 변형된다. 그러나 무수한 변형에도 불구하고, 눈결정의 기본 구조는 대개 육각형이다. 눈의 결정이 육각형인 것은 눈의 성분이 물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눈 결정의 크기는 고작 1천분의 1mm, 커봐야 몇mm에 지나지 않는데, 이 작은 결정은 다시 1조의 100만 배에 해당하는 물 분자로 이뤄진다.

물은 두 개의 수소가 결합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수소가 결합하는 각도와 물 분자끼리 어울리는 방식에 따라 물 분자의 모양이 형성된다. 물 분자는 매끄러운 면보다는 두 면이 만나는 모서리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에 각진 모양을 이루게 되며 육각형으로 배열될 때 가장 안정적인 모양을 띄게 된다. 결국 눈 결정은 물 분자가 안정적으로 배열해 얼어붙은 것이다.

눈 결정은 형성될 당시의 수증기의 양과 온도에 영향을 받아 서로 다른 모양으로 변형된다. 자연계에는 눈송이처럼 육각형 구조를 지닌 것들이 많다. 벌집, 벤젠 등이 자연계의 대표적인 육각형 구조체들이다. 눈은 온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을 때 형성된 결정은 밋밋한 육각형인 경우가 많다. 가장 아름다운 눈 결정은 영하 10~20도 사이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눈을 밟을 때 나는 소리를 듣고도 눈의 온도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보통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드득뽀드득 소리는 영하 5도 이상일 때 이런 소리가 난다. 그러나 영하 5도보다 더 낮은 온도가 되면 날카로운 높은 소리가 난다. 탐스럽게 내리는 함박눈 속의 눈송이. 눈의 결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눈의 결정을 확인하기 위해서 거창한 실험 도구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문방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돋보기만 있으면 쉽게 눈의 결정을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좀 더 선명한 눈의 결정을 보고 싶다면 검은 종이를 차갑게 한 뒤 검은 종이 위에 흰 눈을 받은 후 관찰하면 된다.

이제 눈 소식이 산간지방에서부터 전해 질 텐데 금년 첫눈 오는 날 돋보기 하나 들고 놀랄 만큼 아름답고 다채로운 눈 결정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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