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중심처

구중심처

(아홉 구, 거듭 중, 깊을 심, 곳 처)

[ 九重深處 ]

요약 아홉 겹으로 둘러싸인 깊은 곳.

이 또한 깊은 곳에 자리한 궁궐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궁궐 대신 ‘깊은 처소’라는 뜻의 심처(深處)를 썼군요. 이항복(1556~1618)이란 분 아시죠?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분 말이에요. 그분이 지은 시조 가운데 이런 것이 있습니다.

철령 높은 봉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孤臣寃淚)를 비삼아 떼어다가
임 계신 구중심처(九重深處)에 뿌려본들 어떠리.

광해군 치하에서 인목대비의 폐모를 반대하다가 함경도로 귀양 가면서 지은 시조입니다. 고신원루(孤臣寃淚)는 임금으로부터 버림받아 외로운 신하가 흘리는 통한의 눈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