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절도」

소설가 오유권이 쓴 해양소설. 멀리 떨어진 섬(絶島)'을 뜻하는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이 섬을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향의 세계로 상정한다. 개인의 자유가 구속받지 않고 구성원 전체가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곳, 우리는 그런 곳을 유토피아로 명명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섬 하마도는 현대 문명의 이기가 닿지 않는 고립된 곳이다. 범법자를 위폐하는 자도와 웅도를 포함해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섬은 기이하게도 '해산업보다 농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이 작품은 유토피아는 이데올로기나 관념이 아닌 생활 속에 있음을 역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자신들 바로 곁에 놓인 바다의 혜택도 누리지 못한 채,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짓눌려 사는 것은 유토피아이는커녕 죽음의 공간과도 같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