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청풍명월

(맑을 청, 바람 풍, 밝을 명, 달 월)

[ 淸風明月 ]

요약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청풍명월 본문 이미지 1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죠,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린 표현임을.
조선시대 선비 가운데 송순(1493~1583)이란 분이 계십니다. 호는 면앙정(俛仰亭)으로, 〈면앙정가〉라는 가사로 유명한 분입니다. 이 분은 시조로도 그 이름을 전하고 있는데, 작품 가운데 이런 시조가 있습니다.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草廬) 한간 지어내니
반간은 청풍(淸風)이요, 반간은 명월(明月)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

십 년에 걸쳐 초가집 한 칸 짓고 보니 반 칸에는 맑은 바람이 머물고 반 칸에는 밝은 달빛이 가득 차는군요. 그런데 더욱 아름다운 강과 산은 초가집 어느 곳에 두지요? 음, 너무 좁아 둘 곳이 없으니 그저 있는 곳에 두고 볼 수밖에 없군요.
그런데 청풍명월은 옛 선비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연이었나 봅니다. 성혼(成渾, 1535~1598)이란 분이 지은 유명한 시조는 이런 내용이거든요.

말없는 청산(靑山)이요 태(態)없는 유수(流水)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임자 없는 명월이라
이 중에 병 없는 이 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

말없이 서 있는 청산, 정해진 모양 없는 유수 그리고 값으로 나타낼 수 없는 바람과 세상사람 모두가 주인인 밝은 달, 그 속에 사는 주인공은 자연에 순응하며 늙어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