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경중

문정경중

(물을 문, 솥 정, 가벼울 경, 무거울 중)

[ 問鼎輕重 ]

요약 솥의 무게를 물음. 즉 세상을 지배하려는 의도를 상대방에게 알림.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은 춘추오패(春秋五覇) 즉 춘추시대의 대표적인 제후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여러 지방을 정복한 후 당시 종주국인 주(周)나라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주나라 조정에서는 대부 왕손만을 보내 장왕을 설득하도록 했죠. 왕손만을 만난 장왕은 그에게 정(鼎)의 무게를 물었습니다. 정이란 본래 하나라 시조 우 임금이 중국 전역에서 모은 구리로 만든 발이 세 개, 귀가 둘 달린 솥인데, 이후 은나라, 주나라를 거치면서 천자의 상징이 된 물건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정의 무게를 묻는다는 것은 그 정을 내가 가졌으면 한다는 말이었고, 그 말은 결국 천하를 내놓으라는 무언의 압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그러자 왕손만은 “솥의 크기나 무게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비록 주나라가 쇠약하다고 하나 아직은 천명이 우리 주나라에 있기 때문에 정이 우리 나라에 있는 것입니다. 만일 천명을 거역하고 이 솥을 옮긴다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무도한 행위가 될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장왕이 아무 말 없이 군대를 돌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요. 한편 장왕은 그 시대의 영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고사성어가 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