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귀리식토기

공귀리식토기

[ 公貴里式土器 ]

각종 공귀리식 토기

각종 공귀리식 토기

공귀리식토기(公貴里式土器)는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토기 양식 중의 하나로서, 강계 공귀리·시중 심귀리·중강 토성리 등 압록강 중류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공귀리 유적은 시기를 달리하는 2개의 주거문화층이 조사되었고, 각각의 장방형 집자리〔住居址〕는 교통호(交通濠)로 연결되어 있다. 집자리에서는 항아리모양〔壺形〕·화분모양〔花盆形〕의 토기와 돌도끼〔石斧〕, 돌화살촉〔石鏃〕, 돌칼〔石刀〕, 돌낫〔石鎌〕, 그물추〔漁網錘〕, 발화석(發火石), 톱니날도끼〔星形石斧〕, 바퀴날도끼〔環狀石斧〕 등이 출토되었다.

심귀리 유적에서는 2기의 장방형 집자리가 확인되었는데 집자리에서 출토된 돌도끼, 돌칼, 바퀴날도끼, 돌낫, 돌화살촉, 그물추와 손잡이〔把手〕가 붙어 있는 토기류는 공귀리 유적과 흡사하다. 토성리 유적에서는 3기의 집자리가 조사되었고, 돌칼, 돌화살촉, 흑요석기(黑曜石器), 그물추, 가락바퀴〔紡錘車〕 및 손잡이 달린 항아리모양 및 깊은바리모양토기〔深鉢形土器〕가 출토되어 동일한 토기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공귀리식토기는 무덤유적보다는 대부분 집자리유적에서 출토되는 특색을 보인다.

공귀리식토기의 명칭은 강계 공귀리 유적에서 출토된 손잡이달린항아리모양토기와 손잡이달린깊은바리모양토기 등에서 비롯되었다. 토기의 바탕흙〔胎土〕은 석영질의 굵은 모래와 운모가 혼입되어 있으며, 낮은 화도에 검붉거나 흑갈색·황갈색의 색조를 띤다. 다만 심귀리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의 바탕흙은 모래가 다량 혼입된 것과 활석이 혼입된 것이 존재한다.

손잡이달린항아리모양토기는 거의 직립하는 짧은 목의 구연부와 배부른 동체에서 축약되어 좁은 저부를 형성하는 항아리에 물동이 손잡이 형태의 손잡이가 세로로 부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모습은 공귀리 윗문화층의 5호 집자리에서 출토된 항아리모양토기와 토성리 및 심귀리 집자리에서 출토된 항아리모양토기에 잘 나타나 있다. 다만 공귀리와 토성리 출토토기는 심귀리 토기에 비해 저부가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다. 이러한 형태적 특징은 청천강 이북 일대와 지린(吉林), 리야오닝(遼寧)지역 일대에 넓게 분포하는 미송리형토기(美松里型土器)와 차이를 보인다.

깊은바리모양토기는 편평바닥〔平底〕의 화분모양토기에 꼭지형 손잡이를 부착하는 것이 특징인데, 동체의 양쪽면에 붙이거나 사방(四方)에 붙이기도 한다. 토기의 저부는 손잡이달린항아리모양토기처럼 좁고 작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구연부에 덧띠〔突帶〕를 돌린 후 눌러서 무늬를 새기거나 구멍무늬〔孔列文〕를 새긴 것도 발견된다.

동체부에 부착되는 손잡이 중 물동이손잡이는 본체를 제작한 후 점토가 마르기 전에 손잡이를 동체부의 기벽에 꽂아 넣어 성형하거나 기면에 손잡이를 놓고 점토를 발라가며 접착하는 방법이 이용되었다. 꼭지형손잡이는 기면의 점토를 눌러 모아서 돋아나게 하거나 꼭지를 따로 빚어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공귀리식토기의 연대는 6기의 집자리가 조사된 공귀리 유적의 연대와 직결된다. 공귀리 유적은 돌화살촉, 바퀴날도끼, 그물추, 둥근바닥토기〔丸底土器〕 등 서북지역의 특징과 화분모양토기, 흑요석기(黑曜石器)류 등 동북지역의 특징이 혼합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두 지역간 문화교류 속에서 이해되고 있다. 특히 좁고 작은 저부의 특징은 팽이모양토기〔角形土器〕와 연관되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며, 깊은바리모양토기에서 발견되는 구멍무늬는 함경도 토기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공귀리 유적의 유물조합상을 근거로 라진 초도 유적오동 유적 등 구멍무늬와 화분모양토기가 주를 이루는 유적이나 팽이모양토기 유적들과 연결지어 편년이 이루어졌다. 공귀리 유적의 아래문화층(2·3·6호 집자리)은 기원전 2000년기 후반, 윗문화층(1·4·5호 집자리)은 기원전 1000년기 초로 편년되고 있고, 심귀리·토성리 유적 등이 기원전 10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위치하고 있어, 공귀리식토기는 기원전 10세기를 전후하는 시기에 제작·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철)

참고문헌

  • 강계시 공귀리 원시유적 발굴보고(김용간, 과학원출판사, 1959년)
  • 조선유적유물도감1(동광출판사, 1990년)
  • 한국고고학개설(김원룡, 일지사, 1991년)
  • 북한의 선사고고학3(장호수, 백산문화, 199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