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전염병

[ Infectious disease ]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의 병원체가 우리 몸을 침범하는 것을 감염(infection)이라고 하고, 병원체나 독소에 의한 조직 상해, 병원체에 대한 숙주 반응에 의해 장애가 발생한 것을 감염병이라고 한다. 우리 몸 안밖에 있는 정상균총이 특정조건에서 감염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일부는 사람 대 사람, 곤충이나 동물에 의한 교상,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에 의해 전파되기도 한다. 감염의 징후나 증상은 감염병을 일으킨 미생물의 종류와 감염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목차

역사

미생물과 질병의 관계를 중세 이전에는 신이 내린 신벌설, 나쁜 공기에 의한 독기설(miasma theory)로 믿었다1). 그 후 Ibn Sina (1025), Ibn Khatima와 Ibn al-Khatib (14세기), Girolamo Fracastoro (1546) 등 여러 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세균 유래설(germ theory)을 주장하였다. 1850년대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감염병은 미생물이 신체를 감염시키면 발생한다는 세균 유래설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증명하였고, 1880년대에 로버트 코흐(Robert Koch)는 질병이 특정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코흐의 가설을 제시하였다. 바이러스와 일부 병원균은 코흐의 가설에 부합하지 않지만, 미생물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세균 유래설이 현재는 과학적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2). 감염병은 병원체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지만, 병원체에 노출되었을 때 감염의 발생 유무나 환경 요인,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서 개인마다 감염병의 중증도에는 차이가 있다.

천연두에 걸린 어린이 (출처: GettyImagesKorea MARYEV18240223)

원인

세균, 바이러스, 진균, 프리온, 기생충 등이 감염병의 원인이다. 단세포 원핵생물인 세균은 호흡기감염, 위장관감염, 요로감염, 결핵 등 다양한 감염병을 일으키며, 세균보다 더 작은 원핵생물인 바이러스는 감기, 홍역, 후천면역결핍증 등의 질병을 일으키며, 진핵생물인 진균은 무좀, 폐렴, 신경계감염 등을 일으키며, 원충인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서 감염된다. 또한 병원체의 진화와 환경변화 등으로 인해서 많은 신변종 감염병이 출현하고 있으며3),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 독감이 세계적인 대유행을 한다.

세균 (출처: GettyImages-1079099742)

바이러스 (출처: GettyImages-839025942)

사상성 진균 (출처: GettyImages-a11268453)

전파

직접 접촉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 사람 대 사람 전파 - 감염병 전파의 가장 흔한 방법이며, 환자나 보균자와의 직접적인 접촉, 입맞춤, 기침, 콧물을 통해 병원체가 전파되며, 일부 병원체는 성접촉에 의해서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무증상 보균자가 중요한 전파 요인이 되기도 한다.
  • 동물 대 사람 - 감염된 동물이 물거나 할큄에 의해서 병원체가 전파된다. 또한 동물의 대소변을 통해서도 감염되기도 한다.
  • 수직 전파 - 산모로부터 태반을 통해서 태아가 감염되기도 하며, 출산시 산도에 있는 병원체에 의해 신생아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간접 접촉

병원체가 문 손잡이, 수도꼭지, 컴퓨터, 침구류 등의 무생물을 통해 전파된다. 감기나 독감에 걸린 사람이 잡은 문 손잡이를 잡은 후 손을 씻지 않은 채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된다.

곤충 교상

모기, 벼룩, 몸이, 진드기 등의 곤충에 물려서 곤충이 가지고 있던 병원체가 사람으로 전파된다. 쯔쯔가무시병,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오염된 음식물

병원체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서 전파된다. 하나의 오염원을 통해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폭발 감염(outbreak)이 발생하기도 한다1).

징후와 증상

감염병 별로 특이적인 징후와 증상이 나타난다4). 감염병의 일반적인 신체 증상은 열, 오한, 통증, 피로,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있으며, 피부 발진, 기침, 콧물 등과 같이 감염 부위에 따라 특이적인 징후들이 나타난다. 세균 감염증과 바이러스 감염증은 증상이 동일하므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세균 감염증은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므로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균 감염증은 전형적으로 감염부위의 홍반, 열감, 종창과 통증이 나타나고, 농이 있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신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 부위뿐만 아니라 동시에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도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일부 바이러스 감염증에서는 가려움증이나 작열감과 같은 통증이 동반된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후유증이 거의 없지만, 폐렴, 후천면역결핍증, 뇌수막염 등의 감염병은 치명적이다. 또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헬리코박터 피로리에 의한 위암, B형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등 일부의 감염병은 암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수두처럼 잠복감염된 바이러스는 나중에 대상포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진단

감염병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신체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검사실 검사를 통해 감염 원인체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확인하여 진단한다. 또한 엑스레이나 MRI 등의 영상을 통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임상증상에 근거한 진단

감염병에 특이적이 증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지만, 의심되는 감염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다른 진단법이 필요하다.

검사실 진단

많은 감염병의 징후와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환자에서 얻은 임상 검체에서 감염병을 일으킨 특정 병원체의 존재를 확인한다. 농, 객담, 혈액, 소변, 대변, 뇌척수액 등이 임상검체로 사용된다. 미생물 배양은 중요한 감염병의 진단법이다. 인공배지에서 배양이 가능한 세균은 적절한 배양배지에서 배양한다. 바이러스는 배양 세포에서 배양하며, 플라크(plaque)를 확인하여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한다. 진핵생물인 진균과 기생충도 배양할 수 있다. 인공 배지에서 배양이 불가능한 세균인 나균, 매독균 등은 살아있는 동물에서 배양이 가능하다. 바이러스는 수정된 계란에서 배양한다. 감염병의 또 다른 중요한 진단법 중 하나는 현미경 검사이다. 광학현미경, 전자현미경, 형광현미경 등이 사용된다. 생화학적 검사는 병원체가 가진 대사나 효소 산물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세균의 종을 동정할 수 있다. 혈청학적 검사는 병원체의 특이적인 항원을 검출하거나,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검출하며,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으며, 신속 진단이 가능한 방법이다. 병원체가 가진 핵산을 검출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은 민감도와 특이도가 우수한 방법으로 많은 감염병을 진단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영상진단

엑스레이, CT, MRI와 같은 영상 진단법을 통해서도 감염병 진단이 가능하며, 영상 진단법은 감염병과 다른 질환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생검

내부 장기의 조직 일부를 얻어서 진단에 활용하기도 한다.

치료

진단을 통해 감염병의 원인체를 확인하면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든 감염병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며, 자가치료가 되는 감염병도 있다.

항생제

세균 감염증 치료를 위해 사용하며, 특정 그룹의 세균은 특정 항생제에 매우 감수성이 높다. 항생제감수성검사를 통해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선택하여 치료한다. 여러 가지의 항생제를 조합한 항생제 병합요법은 상승효과나 내성균의 출현을 억제할 수 있다. 항생제의 남용과 오용으로 내성 세균이 증가하고 있고, 다약제 내성균은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항바이러스제

모든 바이러스 감염증에 항바이러스제가 유효하지 않으며,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증, 헤르페스 감염증, B형 간염바이러스증, 인플루엔자 등의 일부 바이러스 감염증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항진균제

진균감염에 의한 피부 및 손발톱 감염증은 항진균제를 국소도포하며, 폐 감염이나 점막 감염증에는 항진균제를 구강으로 투여한다. 전신감염증은 정맥투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항기생충제

기생충감염에 대한 치료약제가 있으며, 일부 기생충은 약제에 내성을 가진다.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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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이제철/경북대학교

감수

이정신/강원대학교

참고문헌

1. Barreto, M.L., Teixeira, M.G., and Carmo, E.H. 2006. Infectious diseases epidemiology. J. Epidemiol. Community Health 60, 192-195.
2. Last, J.M. 1988. A dictionary of epidemiology (4th ed).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3. Institute of Medicine. 2003. Microbial threats to health: emergency, detection and response. National Academy Press, Washington, DC, USA.
4. Fine, P.E.M. 2003. The interval between successive cases of an infectious disease. Am. J. Epidemiol. 158, 1039–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