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현미경

[ microscope ]

현미경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확대하여 관찰하는 기구로 볼록렌즈를 사용하여 확대하는 기구이며, 볼록렌즈가 물체를 확대한다는 사실은 매우 오래 전부터 알았을 것이다. 현미경은 단순현미경(simple microscope)과 복합현미경(compound microscope)의 두 가지가 있다. 단순현미경은 렌즈 하나로 만들어진 현미경이며, 복합현미경은 렌즈 두 개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연결된 기구로써 일반적으로 "현미경"이라 하면 복합현미경을 의미한다. 렌즈를 두 개 연결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간단한 방법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매우 긴 세월이 흘렀다. 망원경을 사용하여 천체를 관측한 사람으로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당시에 존재했던 여러 형태의 광학기구를 참고하여 처음으로 복합현미경을 만들고 1610년에 보고했으며 그 후로도 현미경을 계속 발전되었다. 초기에는 간격을 두고 렌즈를 두 개 조립한 형태였으나, 빛을 모으는 집광기(condenser)가 개발되었고, 외부 빛을 거울로 반사시켜 사용하던 광원(light source)을 현미경 하부에 장착함으로써 현재의 현미경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현미경은 특수한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광원, 집광기, 그리고 잘 다듬어진 렌즈를 조립한 명시야 현미경(bright-field microscope)이라고 부르며 일반적인 물체를 염색하여 관찰하는 용도로 전혀 손색이 없다. 현미경에서 빛, 즉 가시광선('눈으로 볼 수 있는 광선'이라는 의미, visible light: 400 nm ~ 700 nm(0.4~0.7 μm) 사이의 전자기 파가 가시광선임)을 사용하는 현미경을 광학현미경이라고 부르는데 그 종류는 명시야 현미경 외에도 위상차 현미경, 형광현미경, 공초점 현미경 등이 있고, 가시광선이 아닌 전자를 사용하는 전자현미경 등 매우 많으며 차례로 설명하겠다. 현미경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점은 과연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까이다.

목차

현미경은 왜 볼록렌즈가 두 개? - 해상력의 한계

방금 설명한 명시야 현미경은 볼록렌즈 두 개를 사용한 것이며, 동∙식물의 세포는 물론 원생생물진균, 그리고 세균까지 대부분 확대하여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이 개발되기 전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즉 광학현미경으로는 바이러스를 확대하여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인데, 볼록렌즈를 하나 더 연결하면 확대가 가능한데도 렌즈를 세 개 연결한 광학현미경은 없다. 그렇다면 확대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해상력(resolving power 또는 resolution이라고 함)이며, 해상력이란 "떨어진 두 점을 떨어진 것으로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해상력은 그 두 점 사이의 거리로 나타내며 그 값이 작을수록 해상력이 우수한 것이다. 해상력은 어떻게 확인하는가, 즉 어떻게 계산하는가? 현미경의 집광기를 만든 Ernst Abbe(1840~1905)가 해상력의 계산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는데 그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R = 0.61 λ / n ˖ sin θ(R, 해상력; 0.61, 대조값 ; λ, 현미경에 사용하는 빛의 파장; n, 매질(렌즈)의 굴절계수; θ, 빛이 시료에서 대물렌즈로 들어가는 각의 절반 값)

위의 식에서 R 값을 작게 하려면 분모 값을 크게 해야 하는데 유리의 굴절계수는 1.2~1.4이고, 시료로부터 대물렌즈로 들어가는 빛의 각은 시료를 대물렌즈에 최대로 접근시키면 그 절반 각도는 90o가 된다. 따라서 sin 90o = 1이 되므로 분모는 1.2~1.4로 최대 1.4가 된다. 이제 R 값을 작게 하려면 분자 값을 최소로 해야 하는데 가시광선 중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짧은 파장은 400 nm다. 이제 위의 식을 정리하면 해상력은 0.61 x λ ¸ 1.4 = 0.44 λ가 되고 사용하는 빛 파장의 대략 절반 정도가 해상력이 된다. 그렇다면 광학현미경의 해상력은 200 nm가 되는데 작은 세균에 속하는 리케챠(rickettsia)의 크기가 0.3~0.5 μm이므로 광학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한 한계에 가깝다. 사람 눈으로는 200 μm까지 분석이 가능하므로 명시야 현미경은 따라서 1,000배까지 확대할 때 의미가 있다. 그래도 볼록렌즈를 하나 더 연결하여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휴대전화기의 카메라 기능이 갈수록 좋아지는데 바로 화소(pixel)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화소 수가 적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에 확대하면 상이 뚜렷해지는 것이 아니고 흐린 상태가 그저 확대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일한 크기의 화면에서 화소의 수가 많으면 그 만큼 선명한 사진을 얻고 일정 크기로 확대해도 선명하게 보인다. 즉 동일한 화면 크기에 화소의 수를 많게 하려면 각 화소의 크기가 더 작아져야 한다. 현미경에서는 사용하는 빛의 파장이 더 짧아져야 한다. 그런데 400 nm보다 짧으면 우리의 눈으로 관찰이 불가능하다. 전자현미경은 말 그대로 전자를 광원으로 사용하는데 전자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장치를 덧붙여 사용한다.

전자현미경의 필요성과 구조

전자현미경의 구성은 1) 광학현미경의 광원처럼 당연히 전자를 주는 전자 총(electron gun)이 있고, 2) 볼록렌즈에 해당하는 원통형 전자석 렌즈(왜 이런 렌즈가 필요한지 아래에 설명함)를 집광기와 확대 렌즈로 사용하며, 3) 시료를 통과하거나 반사된 전자를 영상으로 전환해 주는 형광 판으로 구성되었다. 그림 1은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모식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그림 1. 광학현미경(왼쪽)과 전자현미경(오른쪽)의 전체 구조가 반대임 (출처: 강원대 최형태 교수님 제공)

전자현미경은 다시 투과형 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과 주사형 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의 두 가지로 나누는데, TEM은 전자가 시료를 통과하여 시료의 내부구조를 관찰하는 것이고, SEM은 TV처럼 시료의 외부를 관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투과형 전자현미경은 다음의 조건이 필요하다. 1) 전자를 사용하는데 전자는 파장이 10 nm~0.1 nm로 매우 짧은 장점이 있으나 그 만큼 미세 먼지와 수증기 등에 의하여 산란된다. 따라서 전자현미경 전체를 완전한 진공상태로 유지해야 하고, 2) 전자는 당연히 유리로 된 렌즈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볼록렌즈처럼 전자를 모아서 초점을 만들 위하여 원동형의 직류전자석을 만들고 그 내부를 전자가 통과하면 전자석의 강도에 따라 초점거리가 결정된다. 3) 전자는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형광판을 설치하는데 형광은 무엇인가? 형광물질이란 자신이 어떤 파장의 전자기 파를 받으면(흔히 흥분시킨다는 의미의 "여기"시킨다고 함) 자신 분자가 일부 에너지를 사용하고(보통 열로 방출) 에너지가 줄어든 파장, 즉 받았던 파장보다 길어진 파장을 방출하는 물질을 말한다. 전자현미경에서 전자를 형광물질이 받으면 전자보다 길어진 파장, 즉 가시광선 파장으로 방출하는 형광물질이 많이 존재하며 이러한 물질을 사용한다. 만약 전자가 시료를 많이 통과하여 형광판에 많이 도달하면 밝게 나타나고, 시료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둡게 나타난다. 그래서 전자현미경의 시료는 초미세절편제작기(Ultramicrotome)로 잘라서 전자가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며, 시료를 중금속이 포함된 용액으로 염색하여 중금속의 결합정도에 따라 최종 형광판의 밝기가 결정된다. TEM의 해상력은 0.4 nm의 전자파를 사용하면 0.2 nm가 되므로 다시 광학현미경의 1,000배까지 확대가 가능하여 최종 100만배까지 확대할 수 있으며, 따라서 바이러스도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주사형 전자현미경은 투과형 전자현미경보다는 간단한 구조를 가지며 성능이 좋은 TV 카메라로 이해하면 된다.

개수구(NA)와 해상도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광학현미경의 종류

광학현미경의 종류에 대하여 소개하겠다. 명시야 현미경이 기본이 되는데, 시료를 염색하지 않고 관찰하면 세포가 매우 작기 때문에 명확하게 관찰하기 어렵다. 따라서 염색하여 관찰하면 매우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는데, 거의 모든 염색시약과 방법이 생물시료인 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의 세포를 관찰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위상차 현미경(phase-contrast microscope)이 개발되었는데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빛이 공기를 통과하다가 밀도(또는 점도)가 훨씬 큰 매질을 통과하는 순간(파장은 동일하지만) 속도가 감소된다. 즉 예를 들어 파장이 한 박자 느리게 진입하면 그 주변을 그대로 통과하는 빛과 간섭현상이 일어나 빛의 밝기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는 렌즈를 사용하면, 비록 시료를 염색하여 관찰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상태의 생물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형광현미경(fluorescent microscope)은 시료의 특정부분(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 또는 세포의 특정부분)과 결합하는 항체에 형광물질을 연결하고 시료를 염색한 후에 관찰하면 특정한 단백질 또는 세포의 특정부분에서 형광이 나타나며 자신의 분석하고자 하는 물체의 세포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은 일반 광학현미경에서 시료가 두꺼우면 빛이 통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두꺼운 시료에 있는 여러 세포들이 중첩되어 뚜렷한 상을 얻지 못하는 것을 보완한 현미경이다. 이 현미경은 레이저 광원을 사용하여 시료의 특정부분에 빛을 주고 주변의 시료로부터 나오는 상은 특별한 거울로 제거함으로써 광학현미경의 영상보다 훨씬 뚜렷한 상을 얻을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 사진의 예 (출처: 배경숙, 박두상, KRIBB.)

집필

최형태/강원대학교

감수

정우현/덕성여자대학교 

동의어

Microscope, 현미경, microsc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