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진화

[ evolution ]

진화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을 떠 올리게 할 것이다. 생물학에서는 진화를 생물의 자격요건에 포함시키는데 진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진화는 어느 생물집단(개체군, 즉 population)에서 긴 세대를 거치면서 전달될 수 있는(즉, 유전되는) 변화되는 특성을 얻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유전되는 특성을 생물 종 전체를 말하는 것을 포함하여 각 개인은 물론 세포의 어느 한 분자가 변하는 것도 모두 포함된다. 즉 변이 (mutation)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긴 세월을 통하여 볼 때 그러한 변이로 인하여 더 좋은 기능을 얻어 집단 수가 증가되는 경우는 물론, 오히려 그 종이 없어지는(즉, 멸종되는) 경우도 있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 종의 다양성, 즉 진화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설을 제기하였다. 그렇다면 46억년 전에 탄생된 지구에서 어떻게 38억년 전에 원핵세포가 출현되었고, 또 20억년 전에 진핵세포가 출현되는 진화가 가능했는가, 또 오직 유전자의 염기가 바뀐 변이만 후손에게 전달되는가?

목차

무기물로부터 유기물 생성 - 화학적 진화

미국의 화학자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 1930~2007)는 1952년에 초기 지구의 대기성분인 물(H2O), 메탄(CH4), 암모니아(NH3), 수소(H2) 네 가지 물질을 플라스크에 넣고 가열과 전기방전을 단속적으로 가하고 일주일 후에 세포 구성성분의 필수적인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생성되었음을 보고하였다 (그림 1). 이를 후에 화학적 진화(chemical evolution)라고 부르며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가 생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실험으로 인정받았다.

그림 1. S. Miller의 실험기구에 대한 모식도. 가운데 아랫부분에 모인 액체를 분석한 결과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검출되었음. (출처: Wikipedia)

생물적 진화 - 여전히 가설

밀러의 실험에서 세포구성에 필요한 유기물이 합성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나 이 유기물로부터 실제로 어떻게 생물체가 탄생되었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으나 러시아의 알렉산더 오파린(Alexander Oparin, 1894~1980)이 중심이 되어 주장한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가 가장 인정받고 있다. 바다와 하천의 가장자리에 있는 진흙입자에 이러한 유기물이 모이고 농축되고 다시 사라지는 것을 수 억년 동안 반복하다가 생체 막으로 경계를 이루고 유전물질과 단백질들이 그 내부에서 초기적인 반응이 진행되어 첫 생물체가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첫 생물체는 세포벽이 없는 원핵세포로 추정하며 첫 세균이 38억년전의 암석층에서 확인되었다. 지구의 환경은 빠르고 꾸준하게 변하였고, 각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체가 집단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고 그 변이가 축적되면서 점차 새로운 종이 나타났다. 다시 18억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원핵세포 생물체들이 존재하고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 1938~2011)가 제창한 세포내 공생설(endosymbiosis)에 의하여 진핵세포가 탄생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약 20억년 전에 나타난 진핵세포 생물체들 역시 계속 변하는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변이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종이 끊임없이 출현하였고, 이들이 단세포 생물체에서 다세포 생물체로, 다시 조직과 기관을 가진 복잡한 생물체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설명된다. 이처럼 다양하고 더 복잡한 생물체가 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어떤 방향성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으나, 진화는 우연한 사건의 집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파충류의 대표로 생각하는 공룡이 멸종된 것과, 정말로 우연히 깊은 동굴에 숨어있어서 살아남았던 엄지손가락 크기의 포유류가 그 후에 가장 빠르게 안정적인 생물집단을 이루게 된 것은 우연한 사건의 집합이라는 설명이다.

유전학과 후성유전학

새롭게 획득한 형질이 후손에게 전달되는 것은 오직 유전자가 변이되었을 때, 즉 유전자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변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 오랫동안 정설이었다. 그런데 일란성 쌍둥이들이 각각 다른 질병에 걸리거나 젊었을 때 겪었던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의하여 자손이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즉 유전자의 염기는 변하지 않았으나 유전자의 발현 방식에 변화가 있어 결과적으로 부모와는 다른 형질을 보인다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 연구결과에 의하여 새로운 방식의 유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형질의 유전 방식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라는 긴 시간의 사건과 연결될지는 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집필

최형태/강원대학교

감수

정우현/덕성여자대학교 

동의어

Evolution, 진화, 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