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공생

[ Symbiosis ]

공생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서로 각기 다른 두 종 또는 그 이상 수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말한다. 공생의 범위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일반적으로는 양쪽이 모두 이익을 얻는 관계를 일컫지만 의미를 넓히면 한쪽만 이득을 보거나 양쪽이 모두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후자의 경우로 상대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만 이득을 얻는 기생(parasitism)과 같은 관계뿐만 아니라 포식자와 피식자 관계가 있다. 대부분의 생물 종에서 어떤 관계의 공생이든 공생관계를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 내에는 기생충이 존재하고, 이들은 숙주세포 내에서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하다. 특히 모든 동물의 장내에는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 사이에도 다양한 공생관계가 성립한다.

공생 중 서로의 관계가 이해하기 쉬운 것들의 일부를 크게 분류하여 상리공생, 편리공생, 편해공생, 기생으로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생명체 사이의 공생 관계는 대부분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들고 또한 시간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현상도 주목하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유익하게도 또는 해롭게도 보여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공생을 이해관계에 따라 단순히 분류하기는 어렵다.

목차

상리공생(mutualism)

상리공생은 서로 다른 두 종 또는 그 이상의 종에서 모두 서로 이익을 얻는 관계이다.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는 상리공생관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과식물 뿌리로 침투하여 뿌리혹을 만들고 이 곳에서 기체상태의 질소를 고정하여 암모니아를 생성한다. 따라서 뿌리혹박테리아는 콩과식물에게 필요한 질소원을 제공하고 콩과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에게 에너지원을 공급해주면서 상호 이익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상리공생의 또 다른 예로 흰동가리(clownfish)와 말미잘(anemone) 사이를 들 수 있다. 흰동가리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말미잘을 먹고 사는 물고기를 자신의 영역에서 쫓아낸다. 따라서 흰동가리의 영역 내에 살고 있는 말미잘은 말미잘을 먹고 사는 물고기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말미잘 또한 촉수에 독을 가져 흰동가리를 흰동가리의 포식자로부터 보호한다. 흰동가리는 특수화된 점막을 가지고 있어서 말미잘의 촉수에 있는 독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상리공생은 생물의 진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꽃 모양은 꽃가루 매개자의 모양과 행동에 따라 수분율이 올라갈 수 있도록 그 형태가 변화하고 또한 꽃가루를 옮기는 생물도 꿀 등을 얻기 쉬운 형태로 진화하여 공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리공생에 의한 진화의 촉진 효과는 이미 서로 이득이 되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공생 관계(포식-피식 관계와 기생 등)에 의한 진화 촉진 효과보다 작은 것으로 여겨진다.

상리공생의 예. 흰동가리와 말미잘 (출처: GettyimagesKorea)

편리공생(commensalism)

각기 다른 두 개 이상의 종이 상호작용을 할 때 일부의 종만 이득을 얻고 다른 쪽은 이득도 손해도 없는 경우이다. 편리공생은 장기간 의존성이 유지되는 것에서부터 단기간에 공생관계가 지속되는 것까지 다양하다. 편리공생의 예로 일반 상어 와 빨판상어, 고래의 피부에 사는 따개비가 있다. 편리 공생은 크게 다음과 같이 세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편리공생의 예. 상어와 빨판 상어 (출처: GettyimagesKorea)

운반공생(phoresy)

단순히 다른 곳으로 이동을 위해서 한 종이 다른 생물의 몸에 붙어서 이동하는 경우이다. 딱정벌레, 파리, 벌과 같은 곤충에 달라 붙어서 이동하는 진드기 및 포유류 몸에 붙는 의갈류(pseudoscorpion), 조류의 몸에 붙는 노래기 등이 있다. 운반 공생은 일부 종에서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고 일부 특정 환경조건에 따라 필요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더부살이공생(inquilinism)

다른 생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주거지로 생활하는 경우이다. 나무에 붙어서 착생하는 난초과의 식물착생식물(epiphytic plants)이나 나무에 구멍을 파서 집을 만드는 조류 같은 예가 있다.

변태공생(metabiosis)

앞선 두 가지의 경우보다 간접적인 편리공생이다. 일부 생물의 시체나 죽을 때 남긴 것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한 예로 고동의 껍질을 이용하는 소라게(hermit crab)의 경우 복족류가 죽고 남긴 딱딱한 껍질을 자신을 보호하는데 사용한다.

편해공생(amensalism)

일부 종은 피해를 보고 다른 종은 아무 영향 없는 공생관계이다. 자연계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공생관계이며 타감작용(allelopathy)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타감작용이란 어떤 생명체가 물질대사의 결과로 어떤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이 다른 생명체에게 해로운 경우이다. 푸른곰팡이가 대표적인 예로 푸른곰팡이가 분비하는 페니실린(penicillin)은 세균을 죽인다. 또한 착생 식물이 나무에 붙어 생활할 때 숙주 나무가 착생 식물의 잎에 덮여 광합성을 방해 받는 현상도 편해공생의 예가 될 수 있다.

기생

한 쪽은 이득을 얻고 다른 한 쪽은 피해를 보는 공생관계이다. 피해를 보는 종을 숙주(host)라고 하고 이득을 얻는 종을 기생체(parasite)라고 한다. 회충과 같이 숙주의 몸 안에서 살면서 양분을 섭취하는 기생체를 내부기생체(endoparasite), 벼룩과 같이 숙주의 몸 표면에서 살면서 영양분을 취하는 기생체를 외부기생체(ectoparasite)라고 일컫는다. 또한 일부 바이러스의 기생처럼 기생체가 숙주를 죽이는 경우를 사물기생(necrotrophic), 인간 장내 일부 기생충과 같이 숙주를 죽이지 않고 기생하는 경우를 활물기생(biotrophic)으로 구분한다. 모든 동물뿐 아니라 식물, 곰팡이도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기생체를 가지고 있다.

집필

한지숙/서울대학교

감수

최형태/강원대학교

동의어

Symbiosis, 공생(Symbiosis), symbiosis, 공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