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비행기는 헤라클래스? 플라이어 1호?

최고의 비행기는 헤라클래스? 플라이어 1호?

주제 기계, 우주/항공/천문/해양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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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보겠다라는 인류의 욕망은 어이 없을 정도의 무모함과 때로는 목숨을 건 도전으로 이어졌다.

하늘을 날기 위해 새들의 깃털을 몸에 달고 날아보려는 시도에서부터 커다란 연을 만들어 그 연에 몸을 묶는 방법까지 많은 방법들이 시도 되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다 18세기 몽골피 형제가 종이 봉투에 뜨거운 열기가 들어가면 공중에 뜨는 것을 발견하고 1783년 드디어 인류는 땅이 아닌 하늘이라는 공간에 첫발을 내 딛게 되었다. 그때 비행기록은 고도 500m, 체공시간 25분, 비행거리는 9km였다.

그러나 기구를 통한 비행은 사람의 의지대로 날 수 있다기 보다는 바람이 부는 대로 이동하는 수동적인 비행이었기 때문에 하늘을 마음대로 날고 싶다는 인류의 욕망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1903년 12월 17일, 마침내 인류의 오래된 꿈은 이루어졌다.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인 플라이어(Flyer, 날틀)로 하늘을 날았다. 자그마치 12초 동안 36미터나!

“시작은 미약(微弱)하나 그 끝은 창대(昌大)하리라” 라는 그들의 믿음대로 인류의 비행에 대한 도전은 날로 발전을 거듭하여 인류의 첫 동력 비행을 시작한지 불과 24년 후에는 미국의 찰스 린드버그가 ‘세인트 루이스(Spirit of St.Louis)’호라는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서 파리까지 약 5,809km의 거리를 33시간 50분 동안 날 수 있을 정도로 급 성장 하였다.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순수한 인류의 욕심은 비행기가 상업적이고 군사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비행은 이제 꿈과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부를 차지하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미국은 동맹국인 영국으로 전쟁물자와 병력을 대량 수송해야 했지만, 독일군의 잠수함인 U-보트 때문에 대서양을 배로 건너는 것은 그야말로 커다란 모험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미국 전쟁성은 대륙을 횡단할 수 있는 거대한 수송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비행기 설계책임을 맡은 이는 최근 개봉된 영화 <에비에이터 Aviator>의 실제 주인공인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 그들은 자그마치 750명의 중무장한 군인, 혹은 셔먼 탱크 두 대를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기로 했다. 750명의 중무장한 군인 또는 셔먼 탱크 두 대를 나를 수 있는 규모라면 셔먼 탱크 한대의 무게가 보통 31.5ton정도 된다고 볼 때 약 60여ton의 무게를 단번에 나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쟁 막바지에 이르러 독일의 U-보트에 대한 대응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대형 수송기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이 대형 수송기는 2차 대전이 끝난 후인 1947년 11월 2일 비로서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첫 비행을 하게 되었는데 영화 <에비에이터>에 나온 ‘전나무 거위’(Spruce Goose)라는 별명을 가진 ‘휴즈 H-4 허큘레스(Hughs H-4 Hercules)’가 이 비행기이다. 천하장사 헤라클레스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이름을 딴 ‘휴즈 H-4 허큘리스’의 위용은 대단했다.

길이 66.6미터, 높이 24.1미터의 거대한 비행기 날개의 길이는 자그마치 97.54미터로 아직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이 거대한 비행체를 띄우기 위해서는 3천 마력의 거대한 엔진(Pratt and Whitney R-4360)이 8개나 필요했으며, 각 엔진마다 날개직경이 5.23미터에 달하는 프로펠러를 달았다. 하지만 전시의 물자사정을 고려하면 몸체의 대부분은 나무로 만들었다. 그래서 ‘전나무 거위’란 별명이 붙은 것이다.

이날 하워드 휴즈는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여 바다 표면 20미터 상공을 시속 13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1.6킬로미터를 날았지만 두 번 다시 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휴즈 H-4 허큘레스의 비효율성 때문이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4가지 힘이 작용하는데 비행기 위쪽으로 작용하는 양력과 비행기를 땅으로 잡아 당기는 중력, 그리고 엔진을 통해 비행기를 앞으로 전진시키려는 추력, 앞으로 나아가는 비행기를 잡아 당기는 항력이 이것이다.

양력은 날개에 의해서 발생되어 비행기를 공중에 띄우는 힘인데 만약 비행기가 대형화 되고 무거워 지면 양력을 더 키우기 위해 날개를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 날개를 더 크게 만들면 그만큼 또 비행기는 커져야 하기 때문에 중력과 양력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통 비행기를 제작할 때 추력을 통해 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고성능 비행 엔진을 장착한다.

그러나 2차대전이 한창일 당시 ‘휴즈 H-4 허큘레스’는 지나치게 동체가 무거웠고, 이 때문에 비행 날개의 길이도 터무니 없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비행기를 뜨게 만들기 위한 비행기 엔진도 현재에 비해 고성능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형 비행기 제작에 대한 꿈은 가벼운 소재의 발견 및 제트엔진이 개발되면서부터 실현되었다. 현재 세계 최대의 비행기는 러시아의 AN-225로 비행기의 길이는 75.3미터이며 한번에 25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적재부피로는 보면 비행기의 날개나 동체를 운반하는 에어버스 A300-600ST(애칭:Beluga)가 1,400m3로 최고이며, 사람이 타는 민수용 비행기로는 에어버스사의 A380이 있는데 A380의 서브 모델인 380-900의 경우 기존 최대 규모인 보인 747-400의 수요인원인 4백12명보다 약 190여명 많은 600여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100% 이코노미 석으로 편성할 경우 800명을 태울 수 있다.

“난 제일 위대한 영화를 만들 거야.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른 비행사가 될 거고.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될 거야.” 라는 꿈을 꾸던 하워드 휴즈의 입에서는 언제나 “The way of the future. 그게 우리의 미래야”란 말이 떠나지 않았다. 미래를 보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과연 지금 우리 마음 속에는 어떤 ‘미래’가 담겨있는가?

  • 이정모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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