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상 어린이가 하하하 웃으면 어디까지 퍼질까?

온세상 어린이가 하하하 웃으면 어디까지 퍼질까?

주제 통신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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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수민이는 부모님과 함께 놀이동산을 가 마음껏 야호!를 외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집을 떠났다. 흥겨움에 저절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온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 소리 울려 퍼지네. 달나라까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 노래 끝 부분을 흥얼거리다 수민이는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로 온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 소리 울려 퍼져 달나라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소리의 정체와 특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알아보자.

소리는 진동으로부터 출발
모든 소리는 물체의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기타는 현을 진동시키고, 플루트는 관내의 공기가 진동하면서 소리를 낸다. 또 사람의 목소리는 성대의 떨림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떨림으로 만들어진 소리는 공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즉 소리는 진동의 또다른 표현이기 때문에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 즉 매질이 있어야지만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사는 곳이 진공상태라면 우주공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소리는 호수 위의 물결처럼 공기의 파동으로 전해지는데 이 공기의 파동을 음파라고 한다. 음파는 공기 중에서 초속 약 340m의 속도로 전해지며 대기의 온도나 습도에 따라 속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소리는 모든 매질에서 동일한 속도를 가질까? 소리의 속도는 소리를 전달하는 매질의 밀도와 비례하여 차이가 난다. 밀도가 낮은 곳에서는 속도가 느리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공기중보다 밀도가 높은 물질에서 소리는 더 빨리 전달된다. 통상 소리는 공기중보다 물속에서 4배, 철과 같은 고밀도 매질에서는 약 14배 정도 빠르다.

진동과 진폭
흔히 사람들은 소리를 표현하는 말로 소리가 낮다, 높다 크다, 작다라는 표현을 구분없이 섞어서 쓰지만 이 두 표현은 과학적으로 그 의미가 다르다. 소리가 높고 낮다라는 것은 음파의 진동수가 많고 적다라는 뜻이다. 진동수는 1초 동안 진동한 회수를 뜻하며, 단위는 Hz(헤르츠)를 쓴다. 예를 들어 20Hz는 1초에 20번 진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리가 크다는 말은 음파의 진동수와는 상관없이 음파의 진폭과 관계하는 양이다. 진폭이란 음파의 파장이 얼마나 큰 폭을 가지고 있는가를 말한다.

달나라까지 소리가 갈려면
동요인 ‘앞으로’에서 나오는 내용처럼 온세상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달나라까지 닿기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지구 밖에는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어린이날!

달나라까지 어린이의 웃음 소리를 달까지 보내는 불가능에 도전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한데 우주공간에 지구와 같은 동일한 밀도의 공기층이 존재한다라는 것과 음파의 산란으로 인한 음손실이 없다라는 것, 그리고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산술적으로 더해진다라고 가정해 보자.

보통 어린아이가 크게 웃는 소리는 100m까지 전달된다고 하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평균 38만4천km 이니 384만명의 어린이가 크게 웃는다면 달나라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 지구에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가득 퍼질 것이니 전쟁과 기근으로 잔뜩 얼룩진 지구촌이 잠시나마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현실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몇 백m도 못 가겠지만, 지구의 미래를 짊어질 온세상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밝고 환하게 ‘하하하’ 웃는다면, 미래의 희망을 담은 그 힘찬 기쁨의 소리가 지구와 달보다 더 거리가 먼 우리 어른들의 마음속에 울려 퍼지지 않을까?

  • 김형자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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