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에는 밖으로 나가 혜성쇼를 보자

오늘 밤에는 밖으로 나가 혜성쇼를 보자

주제 우주/항공/천문/해양
칼럼 분류 일반기사
칼럼 작성일 200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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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새해는 밤하늘의 혜성쇼로 시작될 것 같은 전망이다. 몇 년 만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커다란 혜성이 북반구의 하늘 높은 곳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바로 맥홀츠란 혜성으로 공식 명칭은 ‘C/2004 Q2’이다. 이 혜성은 2004년 8월 27일, 혜성 탐색가인 맥홀츠(Donald E. Machholz, Jr.)에 의해 발견되었다.

맥홀츠는 이미 1978년부터 1994년까지 9개의 혜성을 발견한 베테랑 혜성 사냥꾼이다. 그러나 그는 1994년 이후 1,457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혜성 탐색에 투자했지만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2004년 드디어 10번째 혜성을 월척으로 잡아내는 영광을 갖게 된 것이다.

연간 새로 발견되는 혜성은 수십 개에 이른다. 2004년에만도 30여 개의 혜성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천문대의 대형 망원경으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둡고,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혜성은 몇 년에 한번 정도만 나타난다. 하지만 혜성의 밝기가 밝더라도 남반구에서만 보이거나 지평선 가까이 있어 관측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맥홀츠 혜성은 매우 좋은 관측 조건을 보인다.

이 혜성의 근일점 통과는 2005년 1월 24일이며, 근일점 거리는 1.203AU(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로 약 1억 5천만 km이다)로 지구 궤도 바깥쪽이다. 맥홀즈 혜성의 궤도는 아주 기다란 타원 궤도로 공전 주기는 무려 12만 년이나 된다고 한다. 12만 년마다 한 번씩 볼 수 있는 점만 보더라도 맥홀츠 혜성은 대단하지만, 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혜성이란 점에 맥홀츠 혜성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맥홀츠 혜성은 근일점을 20여 일 앞둔 2005년 1월 5일 경 지구 바로 곁을 지나게 된다. 즉 이 시점에 혜성은 지구 바로 바깥쪽에 위치하여 밤새 관측할 수 있다. 만약 혜성이 궤도 안쪽에 있다면 태양 때문에 혜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근지점을 통과하고 밝기가 최대에 이르는 2005년 1월 6일부터 15일 정도까지가 혜성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된다.

이 무렵에는 달도 그믐 무렵이기 때문에 혜성 관측을 방해하는 것은 오직 구름뿐이다. 특히 1월 8일에는 밤하늘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성단 바로 옆을 혜성이 지나게 된다. 한밤 중에는 혜성이 머리 위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자리를 깔고 누우면 편안하게 아름다운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혜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쌍안경이라도 하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2004년 12월 하순의 관측 데이터를 보면 밝기는 4.2등급 정도로 예상보다 0.5등급 정도 밝게 관측되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최대 밝기는 4.1등급이지만 지금대로라면 2005년 1월 초순에는 3등급 대까지 밝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정도라면 시골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수의 밝은 부분 정도의 밝기가 된다. 혜성을 잘 보기 위해서는 가급적 불빛이 적은 시골로 가는 것이 좋다.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천문대가 있다면 그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혜성의 구조
혜성이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희미한 핵 만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혜성은 그 핵의 지름이 수 km 정도이고 큰 것도 수 십 km를 넘지 않는다. 혜성의 핵은 주로 얼음과 티끌, 가스 등이 뭉쳐진 덩어리로 흔히 지저분한 얼음덩어리라고 불린다. 혜성이 태양과 지구까지 거리의 수 배 정도 거리에 이르게 되면 핵의 온도가 올라가 얼음이 증발하면서 지름이 수 십만 km 정도 되는 거대한 가스의 무리를 만든다.

이 가스의 무리를 코마(Coma)라고 부르는데, 혜성의 핵과 코마를 합친 부분을 혜성의 머리라고 한다. 혜성이 태양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태양에서 불어오는 태양풍에 밀려 혜성의 꼬리가 생긴다. 따라서 혜성의 구조는 핵과 코마를 합친 머리와 꼬리로 나눠지게 된다. 혜성의 꼬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가스 꼬리(이온꼬리라고도 함)와 먼지꼬리(티끌꼬리라고도 함)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 가스꼬리는 가스들이 태양풍에 의해 뒤로 밀린 것들로 태양의 반대편으로 길게 생긴다. 먼지꼬리는 핵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나 티끌 같은 굵은 입자들이 자신의 공전 궤도 쪽으로 밀려나가서 생긴 구부러진 꼬리이다. 일반적으로 가스꼬리는 푸른빛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전기를 띤 가스의 입자들이 내는 빛이다. 이에 반해 먼지꼬리는 태양 빛을 반사하여 노랗게 보인다.

  • 이태형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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