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서간

거서간

분류 문학 > 국가 > 신라

기본정보

신라 초기의 왕호.
신라의 시조 혁거세와 제2대 남해를 일컫는 칭호.

일반정보

거서간(居西干)은 왕 혹은 귀인(貴人)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며, 거슬감(居瑟邯)이라고도 한다. 혁거세가 처음 입을 열 때 스스로 칭하여 알지거서간(閼智居西干)이라 하고 단번에 일어났으므로 그를 거서간이라 칭하였는데, 이로부터 왕의 존칭이 되었다고 한다.

전문정보

신라의 왕호(王號)는 거서간(居西干)→차차웅(次次雄)→이사금(尼師今)→마립간(麻立干)→왕(王)으로 변화하는데, 이렇게 지배자의 설화나 위호(位號)가 변천하는 것은 그만큼 지배력에 차이가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거서간(居西干) 등의 왕호는 신라의 국가발전단계와 연결지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거서간의 어의(語義)에 대해서는 간(干), 감(邯) 등을 고구려의 가(加)와 같이 족장(族長), 군장(君長), 대인(大人)의 뜻으로 보고, 거서(居西), 거슬(居瑟) 등을 고구려의 고추(古鄒)와 같은 말로 보아 이를 부족장적 성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거서간은 “부족국가의 추장(酋長)”, 이사금은 “부족의 연맹대표”로서 거서간과 동시에 존재한 것으로 보면서 이를 각 부족 거서간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성립할 수 있는 지배자로 보았다. 아울러 거서간이나 이사금의 위호(位號)가 씨족, 부족 등 공동체적 유대관계를 기반으로 한 지배자였다는 점에 반해 마립간은 그러한 거서간들의 수장으로 파악하였다.(김철준, 1974; 이병도, 1976)

한편 거서간은 어형상(語形上) 3세기 무렵에 동옥저(東沃沮), 예(濊), 한(韓) 지역의 제소(諸小) 별읍(別邑)에 있었다는 거수(巨帥)와 같은 계열의 표기로서 수장, 군장의 범칭으로 쓰이던 거서가 간(干)을 수식하는 구조를 가진 합성어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어의는 수장간(首長干) 혹은 간(干)들의 수장(首長)을 의미한다고 보고, 최초의 거서간인 혁거세가 제간(諸干)에 의해 추대된 간(干)의 대표였던 것이 바로 거서간의 그러한 어의와 부합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신라의 거서간을 군소국의 간(干)과 정치적 위상이나 성격면에서 일단 그 발전단계가 다른 간(干)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점은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혁거세거서간조의 “거서간은 진인(辰人)의 말로 왕이란 뜻이다.(居西干 辰言王)”라는 기록과 『삼국유사』 권1 기이1 신라시조혁거세왕조의 “위호(位號)를 거슬감(居瑟邯)[혹은 거서간(居西干)이라고도 하니, … 이로부터 왕자(王者)의 존칭이 되었다](位號曰 居瑟邯[或作居西干 … 自後爲王者之尊稱])”라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결국 사로(斯盧)의 간(干)이 거서간으로 변화하는 시기를 종래의 사로와는 다른 신라라는 국(國)이 등장하는 기점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서의식, 1993)

거서간의 성격을 논할 때, 그것이 혁거세뿐 만 아니라 남해왕대까지도 왕호(王號)로 사용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삼국유사』 왕력 남해차차웅조에 “이 왕위는 또한 거서간이라고도 한다.(此王位亦云居西干)”라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이에 거서간의 성격은 차차웅의 성격과 함께 연구되기도 하였다. 즉 거서간이나 차차웅의 시대가 1대에 그치는 것은 다만 사료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며, 실제로 거서간은 제정미분시대(祭政未分時代)의 장(長), 차차웅은 제정일치시대(祭政一致時代)의 장(長)으로 볼 수 있고, 일종의 영능자(靈能者)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았다.(이병도, 1976) 나아가 이러한 견해의 연장선상에서 신정정치시대(神政政治時代)의 왕이 지니고 있던 정치적 수장과 제사장의 두 기능 가운데 왕이 가지고 있었던 속권(俗權)의 기능은 거서간이라는 호칭으로, 신권(神權)의 기능은 차차웅으로 각각 함축 호칭되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천관우, 1989)

참고문헌

김철준, 1975, 『韓國古代社會硏究』, 지식산업사.
이병도, 1976, 『韓國古代史硏究』, 박영사.
천관우, 1989, 『古朝鮮史․三韓史硏究』, 일조각.
서의식, 1993, 「新羅 ‘上古’期 ‘干’의 編制와 分化」『역사교육』53.

관련원문 및 해석

第一 赫居世[姓朴 卵生 年十三 甲子卽位 理六十年 <妃>娥伊英娥英 國號徐羅伐 又徐伐 或斯(盧) 或鷄林 (一)說 <至>脫解王時 始置鷄林之號] 甲申 築金城
제1 혁거세[성은 박씨이고 알에서 태어났다. 나이가 13살이 되던 갑자에 즉위하여 60년간 다스렸다. 비는 아이영 혹은 아영이다. 나라 이름은 서라벌 또는 서벌, 사로, 계림이라고 하는데, 일설에는 탈해왕때에 이르러 처음으로 계림이라는 국호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갑신에 금성을 쌓았다.

第二 南解次次雄[父赫居世 母閼英 姓朴氏 妃雲帝夫人 甲子立 理二十年 此王位亦云居西干]
제2 남해차차웅[아버지는 혁거세이고 어머니는 알영이다. 성은 박씨이고 비는 운제부인이다. 갑자에 왕위에 올라 20년간 다스렸다. 이 왕위는 또한 거서간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