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마립간

분류	문학 > 국가 > 신라

기본정보

신라 제20대 왕
생몰년: ?-479
재위기간: 458-479

일반정보

신라 제19대 눌지마립간의 아들로 김씨이다. 어머니는 아로부인(阿老夫人) 혹은 차로부인(次老夫人)으로 실성왕의 딸이고 왕비는 파호갈문왕(巴胡葛文王) 혹은 미질희각간(未叱希角干)의 딸이다. 눌지의 뒤를 이어 즉위하여 21년간 다스렸다.

전문정보

『삼국사기』 권3 신라본기3 자비마립간 즉위년조에는 자비마립간에 대해 “눌지왕의 맏아들로 어머니 김씨는 실성왕의 딸이다.(訥祇王長子母金氏實聖之女也)”라 하였다. 자비마립간은 눌지마립간대 마련된 왕위의 부자상속제(父子相續制)에 따라 눌지왕의 장자로 왕위에 올랐다. 자비마립간의 왕비에 대해서는 『삼국유사』 왕력에는 파호갈문왕(巴胡葛文王) 혹은 미질희각간(未叱希角干)의 딸이며 또는 □□각간(□□角干)의 딸이라 하였는데, 『삼국사기』 권3 신라본기3 자비마립간 4년(461)조에는 서불한(舒弗邯) 미사흔(未斯欣)의 딸을 왕비로 삼았다고 전하므로 파호갈문왕 혹은 미질희각간이 미사흔과 동일인물로 여겨지기도 한다.(이종욱, 1980; 선석열, 2003) 그러나 파호갈문왕을 미사흔의 형 복호(卜好)로 보는 견해도 있다.(今西龍, 1933; 이기동, 1984; 강종훈, 2000) 어느 경우이든 자비마립간은 사촌과 결혼한 셈이 된다.

『삼국유사』 왕력 자비마립간조에는 이 왕대에 비로소 오국(吳國)과 통교했다고 하였으나, 중국의 삼국 중 하나인 손권(孫權)의 오나라는 자비마립간 시기와 연대차가 있으므로 이 기록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으며, 왕력의 오국은 중국 남조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왕력에서는 기미년에 왜국(倭國)의 군대가 침입하자 명활성을 짓고 들어가 피했다는 기록도 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삼국사기』의 기록과는 들어맞지 않는다. 그러나 『삼국사기』의 자비마립간대 기사에는 자비마립간 2년(459), 5년(462), 6년(463), 19년(476), 20년(477) 등에 왜인이 거듭 침입해온 사실을 전하고 있으므로 왕력의 기록은 자비마립간대의 현저한 왜(倭) 관련 사건들을 의식하고 쓰여진 것으로 여겨진다.(이강래, 2005)

한편, 『삼국사기』 권3 신라본기3 자비마립간 12년(469)조에 “춘정월 경도의 방리명을 정하였다(春正月定京都坊里名)”는 기록이 보인다. 이에 따르면 자비마립간대에는 왕경을 구분해 방리명(坊里名)을 확정하였다고 한다. 이 기록에 대해서는 신라 초기부터 행정구역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6부 아래에 새로운 행정단위인 방․리를 편성했다고 보기도 하고(이종욱, 1982) 독자성을 지녔던 부의 성격이 방․리명 제정으로 말미암아 행정구역적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도 한다.(신동하, 1979; 전미희, 1997) 또 자비왕대 부(部)에 대한 왕권의 통제력이 강화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비마립간 12년의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부의 독자성이 일시에 없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주보돈, 1998; 전덕재, 1996) 그리고 신라 왕경 형성과 도시계획의 정비라는 입장에서, 왕도의 기본 계획이 마련되고 행정조직이 정비되었던 해로 자비마립간 12년(469)을 주목하기도 한다.(민덕식, 1986) 그러나 최근에는, 이제(里制)가 먼저 시행되었고(신형석, 2000) 중고기에는 방제(坊制)가 없었다고 이해하는 견해(전덕재, 2005)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자비마립간은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백제 개로왕(蓋鹵王)이 태자 문주(文周)를 보내 구원을 요청하자 백제에 군사를 파견하기도 하였다. 또한 백성을 징발해 일모성(一牟城), 사시성(沙尸城), 광석성(廣石城), 답달성(沓達城), 구례성(仇禮城), 좌라성(坐羅城) 등을 쌓아 고구려의 침입에도 대비하였다.

자비마립간이 죽은 후에는 그의 맏아들인 소지마립간이 왕위에 올랐다. 능의 위치에 대해서는 전하는 기록이 없으나 금관총(金冠塚)을 그의 능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이종선, 2000)

참고문헌

今西龍, 1933, 『新羅史硏究』, 近澤書店.
신동하, 1979, 「新羅骨品制의 形成過程」『韓國史論』5, 서울대.
이종욱, 1980, 『新羅上代王位繼承硏究』, 영남대 출판부.
이기동, 1984, 『新羅骨品制社會와 花郞徒』, 일조각.
민덕식, 1986, 「新羅王京의 都市設計와 運營에 關한 考察」『白山學報』33.
전덕재, 1996, 『新羅六部體制硏究』, 일조각.
전미희, 1997, 『新羅骨品制의 成立과 運營』, 서강대 박사학위논문.
주보돈, 1998, 『新羅地方統治體制의 整備過程과 村落』, 신서원.
강종훈, 2000, 『신라상고사연구』, 서울대 출판부.
신형석, 2000, 「新羅慈悲王代坊里名의 設定과 그 意味」『慶北史學』23.
이종선, 2000, 『古新羅王陵硏究』, 학연문화사.
선석열, 2003, 「麻立干時期의 王權과 葛文王」『新羅文化』 22.
이강래, 2005,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왕대력 비교 연구」『韓國史學報』 21.
전덕재, 2005, 「新羅里坊制의 施行과 그 性格」『신라문화제학술논문집』26.

[관련원문 및 해석]

第二十慈悲麻立干 [金氏父訥祗母阿老夫人一作次老夫人實聖王之女戊戌立治二十一年妃巴胡葛文王女一作(未)叱希角干一作□□角干女始與吳國通己未年倭國兵來侵始築明活城入避來圍梁州(二)城不克而還]
제20 자비마립간 [김씨이다. 아버지는 눌지이고 어머니는 아로부인 혹은 차노부인으로 실성왕의 딸이다. 무술에 즉위하여 21년간 다스렸다. 왕비는 파호갈문왕의 딸인데 혹은 미질희각간이라고도 한다. 또는 □□각간의 딸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오나라와 통교하였다. 기미년에 왜국병이 내침하였다. 비로소 명활성을 지어 들어가 피하니 왜국병이 와서 양주(梁州) 2성을 포위하였으나 이기지 못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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