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의정부

[ 議政府 ]

시대명 조선

조선시대 최고의 합좌기관으로 통치구조의 핵심. 의정부 기능의 변화는 조선시대 정치권력 핵심의 변화를 나타낸다. 의정부의 전신은 (都評議使司)로, 고려의 제도에 따라 문하부(門下府)·(三司)·중추원의 고관이 모여서 중요한 정치·군사문제를 토의하는 최고기관이었으나, 이후 왕권의 전제화(專制化)가 추진되면서 권력의 분산화 방향으로 기능이 변화한다.

1393년(태조 2), 군권(軍權)을 의흥삼군부에 넘김으로써 정무와 병권을 분리시켰으며, 1400년(정종 2) 도평의사사를 의정부로 고치면서 주로 문하부와 삼사의 합의체 기능을 하게 되었다. 1401년에 문하부를 폐지하여 문하부 소속의 낭사(郎舍)가 맡았던 은 독립관청으로 분리된 에서 맡게 하고, 의 기능은 사평부(司平府)가 맡게 함으로써 의정부는 문하부 재신(宰臣) 중심의 백사(百司)를 맡아보는 행정기관으로 되었다.

14년(태종 14) 가 실시되자 의정부는 국왕의 자문기관에 지나지 않는 위치까지 내려간다. 그러다가 36년(세종 18), 6조에서 맡은 업무를 먼저 의정부에 보고하면 의정부에서 왕에게 아뢰어 그 뜻을 받은 후 6조로 하여금 시행하도록 하는 서사제도(署事制度)를 실시, 의정부의 권한이 다시 확대되기도 했다.

이후 때는 다시 6조직계제로, 중종 때(1516년)에는 다시 의정부 서사제가 부활되는 등 왕권이 강할 때는 6조의 권한이 커지고 신권(臣權)이 강할 때는 의정부의 권한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세종(1436)이후부터는 대체로 모든 실무는 6조에서 처리되었다. 명종 때 가 생겨 군사·정치·외교 등 모든 문제가 여기에서 토의되고 의정부의 3의정이 도제조를 겸하게 되면서 의정부는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