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슬릿 드럼

여러 가지 슬릿 드럼

요약 슬릿 드럼(Slit drum)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어 왔다. 필리핀의 슬릿 드럼은 아궁 아 탐랑과 카굴이 있는데 대나무로 만들며 몸체가 작다. 나이지리아의 슬릿 드럼인 에크웨와 이코로는 모양은 유사하나 크기가 다르다. 에크웨는 각종 음악에서 리듬을 담당하며 이코로는 마을 내, 혹은 마을 간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멕시코에서는 동물 모양의 슬릿 드럼인 후이링과를 사용하며, 파푸아뉴기니의 슬릿 드럼은 직사각형의 주머니 모양으로 된 가라무트이다. 멜라네시아의 바누아투에서는 사람 형상을 한 몸체가 큰 슬릿 드럼을 연주하는데 이를 슬릿 공, 혹은 아팅팅 콘이라고 한다. 아팅팅 콘은 세로로 세워놓고 연주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1. 필리핀의 슬릿 드럼

1) 아궁 아 탐랑(Agung a tamlang)

아궁 아 탐랑은 필리핀의 마긴다나오(Maguindanao) 지방에서 사용하는 슬릿 드럼으로 속이 빈 대나무의 측면을 잘라 슬릿을 만든다. 슬릿의 길이와 속의 깊이에 따라 다른 음을 낸다. 연주자는 한 손으로는 아궁 아 탐랑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채를 잡아 연주하거나, 아궁 아 탐랑 두 대를 가지고 연주하되 한 대는 손으로, 한 대는 발로 잡고 연주하기도 한다.

필리핀의 아궁 아 탐랑

필리핀의 아궁 아 탐랑

2) 카굴(Kagul)

카굴은 필리핀 마긴다나오족(Maguindanaon)과 비사얀족(Visayans)이 사용하는 슬릿 드럼으로 ‘스크래퍼 공’(scraper gong)이라고도 한다. 두 개의 채를 가지고 하나로는 톱니 모양으로 깎여 있는 면을 긁어서 연주하며 다른 하나로는 슬릿이 있는 쪽을 쳐서 박자(beat)를 연주한다. 이 악기는 특히 논에서 벼를 쪼아먹는 새를 쫓는 데 효과적으로 쓰인다. 새들이 카굴에서 나오는 요란한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고 한다. 리듬 패턴은 매우 단순하다.

필리핀의 카굴

필리핀의 카굴

2. 나이지리아의 슬릿 드럼

나이지리아의 이보족(Igbo)이 사용하는 슬릿 드럼은 에크웨(ekwe)와 이코로(ikoro)이다. 이 둘은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다르다.

1) 에크웨(Ekwe)

에크웨는 몸체가 작은 슬릿 드럼으로 일상생활에서 친근하게 쓰인다. 전통적으로 각종 행사나 의례에서 사용되어왔다. 직사각형으로 판 두 개의 슬릿 사이에 가느다란 홈이 파여 있다. 몸통의 측면에 나무로 만든 핸들을 부착하였다.

나이지리아의 에크웨

나이지리아의 에크웨

2) 이코로(Ikoro)

이코로는 몸체가 매우 큰 북으로 개인이 소유할 수 없고 마을의 중앙 광장 등 정해진 장소에 늘 보관해놓는다. 이코로는 마을 내, 혹은 마을 간 의사소통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토킹 드럼’(talking drum)이라고도 부른다. 마을의 족장이 마을에 어떤 위급하고 중대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코로를 쳐서 마을 사람들을 소집한다. 이코로 치는 소리가 들리면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중앙 광장에 모여야 하는데, 이는 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땅이 더럽혀졌거나, 전쟁이 발발했거나 재해가 닥쳤음을 의미한다. 이코로는 몸체가 크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한 악기를 함께 연주하기도 한다.

나이지리아의 이코로

나이지리아의 이코로

3. 멕시코의 후이링과(Huiringua)

후이링과는 멕시코의 슬릿 드럼으로 나무를 잘라 동물 모양으로 조각하고 위쪽에 슬릿을 파서 만든다. 몸통에 표범 무늬를 넣기도 한다. 채로 두드려서 소리를 내며 몸통에 채가 줄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있다.

멕시코의 후이링과

멕시코의 후이링과

4. 파푸아 뉴기니의 가라무트(Garamut)

가라무트는 파푸아뉴기니의 원주민들이 연주하는 슬릿 드럼으로 직사각형의 주머니처럼 생겼다. 몸통의 측면에 여러 가지 장식 문양을 새겨 놓기도 한다. 가라무트는 여러 악기들과의 합주에서 리듬을 주도하는 역할뿐 아니라 마을 구성원들의 탄생과 죽음 등 마을 내의 공지사항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파푸아 뉴기니의 가라무트 (길이 1.3m, 폭 25cm)

파푸아 뉴기니의 가라무트 (길이 1.3m, 폭 25cm)

5. 바누아투의 슬릿 공(Slit gongs)

의 (Vanuatu)에서는 사람 형상의 커다란 슬릿 드럼을 사용한다. 바누아투에서는 이런 슬릿 드럼을 ‘슬릿 공’ 혹은 ‘아팅팅 콘’(atingting kon)이라고 부른다.

바누아투의 아팅팅 콘

바누아투의 아팅팅 콘

아팅팅 콘의 채 (길이 40cm)

아팅팅 콘의 채 (길이 40cm)

바닥에 가로로 놓고 연주하는 다른 슬릿 드럼과 달리 아팅팅 콘은 세로로 세워놓고 연주한다. 아팅팅 콘의 얼굴에는 둥근 나무 접시 같은 것을 눈으로 붙여 놓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 접시 안의 회오리 문양은 샛별(morning star)을 상징한다. 세로로 긴 슬릿은 조상의 입을 형상화한 것이다. 슬릿에서 나오는 소리는 곧 신성한 조상의 목소리로 여겨진다.

아팅팅 콘의 눈

아팅팅 콘의 눈

바누아투 인들은 집안의 지위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사람 모양의 몸체가 큰 슬릿 드럼을 집 앞에 세워두기도 한다.

호주의 왕립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에 설치된 아팅팅 콘

호주의 왕립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에 설치된 아팅팅 콘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도 길이가 6m 이상, 폭이 2m 이상인 거대한 크기의 슬릿 드럼을 ‘슬릿 공’이라고 부른다. 한 대의 슬릿 공을 6~7명이 함께 연주한다. 커다란 나무를 통으로 자른 후 표면에 조각을 새기고 중앙에 슬릿을 뚫고 속을 비운다. 슬릿 공은 신성하고 중요한 악기로 여겨지기 때문에 마을의 정해진 장소에 두고 관리한다.

참고문헌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Slit drum.” .
  • “Slit drum.” (Grove Music Online).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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